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만령절 Allerseelen All Souls' Day>

in zzanlast year


독일 후기 낭만파의 마지막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1864-1949)는 교향시, 협주곡, 오페라, 예술 가곡, 합창곡, 피아노 독주곡 할 것 없이 다양한 쟝르genre에 걸쳐 수많은 걸작들을 작곡하였다.

여섯 살 무렵 작곡한 생애 첫 작품과 죽기 전 마지막 작품이 모두 ‘독일 예술 가곡들 Lieder’이었다는 점에서만 봐도 슈트라우스의 가곡 작곡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는데, 특히 소프라노 성악가인 자신의 아내를 위해 작곡한 가곡들을 비롯하여 ‘피아노 반주’로 된 일반적 형태의 가곡에서부터 ‘오케스트라 반주’를 붙인 가곡들까지 총 200여 곡이나 되는 수려한 가곡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초기 가곡 작품들은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 시인들의 시에 자신의 후기 낭만주의적 음악 스타일인 불협화음과 잦은 전조 등의 특성을 띤 곡을 주로 붙인 반면, 후기에 이르러서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나 영국의 천재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1564-1616)등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가사로 하여, 초기작들과 달리 리듬과 선율 그리고 화성 등의 단순화를 통해 변화된 미적 완성도를 우아하게 이루어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뛰어난 가곡들 가운데 <만령절 萬靈節(위령제慰靈節 또는 위령의 날) Allerseelen All Souls' Day>은, 오스트리아의 시인 헤르만[헤어만] 폰 길름 Hermann von Gilm/ Hermann Gilm von Rosenegg(1812-1864)의 시집 <마지막 장(페이지들) Letzte Blätter The Last Pages>에 수록된 여덟 번째의 시에, 그가 곡을 붙인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독일 예술 가곡 Lied’이다.

가톨릭 교회(천주교)에서는 매년 11월을 ‘위령慰靈 성월聖月’로, 그중 특별히 11월 2일을 “만령절 All Souls' Day Allerseelen”로 지정하여,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를 비롯하여 친척, 친지(친구, 연인) 등 이미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을 위로하는 날로 삼고 ‘위령 미사 Missa Mass’를 드린다고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355935?sid=103
마침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 미사’ 관련 기사를 보게 되었다.

미리 참고로, 첫 가사 중 *'레제다 (오도라타) Reseda (Odorata)'꽃은 향료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라틴어 이름의 어원인 reseda 치유, 회복, 휴식 그리고 odorata 향기로운, 발향하다 (곧, 아로마 오일, 향낭, 향수 등의 에센스)의 의미처럼 '최면’이나 '치료' 등을 돕는 신비로운 효능을 지닌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꽃말은 '매력'이다. '과꽃 Astern’의 꽃말은 ‘믿음직한 사랑, 사랑의 승리, 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보다 깊습니다, 추억’ 등

<만령절 Allerseelen>

탁자 위에 향기로운 레제다꽃들을 가져다 놓고
마지막에 핀 붉은 과꽃을 여기로 가져와서
다시 우리의 그 사랑에 대해 얘기 나눠요
오월의 그날처럼

내게 손을 줘요, 내가 그 손을 몰래 잡을 수 있도록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보더라도 상관없어요
내게 단 한 번만이라도 당신의 달콤한 눈길을 줘요
오월의 그날처럼

오늘은 모든 무덤 위에 꽃이 피고 향기가 나네
일 년에 하루, 죽은 영혼도 자유로운 날
나의 가슴에 와줘요, 당신을 다시 가질 수 있도록
오월의 그날처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자신이 직접 지휘한 연주.

하지만 무신론적 가톨릭 신자(?)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 이 곡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먼저 세상을 떠난 누군가와 함께했던 사랑의 시간들을 추억하는 서정적인 내용의 시에, 잔잔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감성적 선율을 덧입힘으로서 듣는 이로 하여금 상념에 잠기게 함과 동시에 잔잔한 위로를 안겨주는 ‘인간적인 감정’에 촛점을 둔 작품이라 볼 수 있겠다.

카운터테너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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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i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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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da odorata /목서초 는 이렇게 생겼네요 ^^

포스팅이 점점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사실
사진을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 말았었거든요ㅎ
@handword 님 꽃들이 궁금하셨군요^^;
네, Reseda는 색상이 주황 노랑 하양 연두
그리고 더 귀여운 ‘미뇨넷ㅌMignonette‘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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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꽃은 모습도 색깔도 정말 다양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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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예쁘죠..! :)

네!!!! ^^

와 꽃이 예술이쥬~~ ^^

네, 꽃이 주는 힐링도 좋죠~! ^^b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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