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을 믿는 따뜻한 제주도민의 마음

in #kr6 years ago (edited)

용두암-vert.jpg

몇해 전,
제주여행의 추천 관광지 중 하나인 외돌개를 다녀온 적이 있다.

천지연 폭포 인근 관광지로 바다 가운데에 화산활동이 일어나
분출된 용암이 식어서 만들어진 바위라하여 외돌개라 부른다고 한다.

나름 외로워 보이는 우뚝선 이 바위를 보기 위해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서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확 트인 전망의
해안 절경은 마음 깊숙히 막혀있던 속이 시원하게 뚫렸다.

조금 더 걷다보니 곳곳에 기념품 및 과일가게들이 관광객을 맞이했다.

산책로의 중간 쯤 왔을때였을까?
저 멀리서 학창시절에나 사용했을 법한 낡은 의자 2개가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한 의자에는
도심에선 보기 힘든 추억의 금귤,
또 다른 의자에는 아담한 돈바구니가 놓여있었다.

오랜만에 금귤이 먹고싶어, 하나 구입하려
주위를 둘러보니 판매하는 상인이 없었다.

알고보니 제주에 무인카페가 있듯이
금귤 역시 무인으로 판매하는 의자상점이던 것.

양심껏 귤봉지 하나를 꺼내어 오른쪽 의자에 놓인
돈바구니에 금액을 지불하면 되는 간단한 계산법이었다.

주위에 상점도 없고 지켜보는 이들도 없지만
이 의자상점은 언제나 그랬듯 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서울의 어느 산자락에 동일한 의자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름다운 자연경관
맛있는 음식들
국내 최고의 휴양 섬



제주도의 매력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제주도엔 도둑이 없다는 말이
그냥 전해져오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느꼈던 날.

여행이 끝나 일상으로 돌아온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한동안, 사람을 믿는 따뜻한 제주도민들의 마음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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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과 스달이 키스를 했네요!
스팀과 스달의 가격상승은 고래도! 뉴비도 모두 춤추게 할텐데!
즐거운 스티밋 라이프!

즐거운! 스티밋! 가즈아!! 유후 :) 편안한 밤 되세요^^

8년전 올레길 걸을때 천원 귤 중간중간 사서 먹었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네요~~~여전히 아름다운섬 제주입니다^^

8년전에도 있었다니... 지금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주도민분 중 누군가가 알려주시길 ㅠ

와...따뜻한 포스팅이네요...ㅠㅠ감귤 옆에 놓여진 바구니가 보여주는 인간의 정이 너무나도 뭉클하게 와닿습니다:)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작가님!

월드님! 이런 늦은 시간에 찾아오셔서 감사합니다^^ 당시에 이걸 꼭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 한장이 주는 힘! 그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사진을 보니 당장이라도 제주로 떠나고 싶네요~

신경써서 찍은 사진이 아닌데 이상하게 소장하고 싶은 사진 중 하나랍니다. 추억이 담겨있어서 그런가봐요^^

제주도 포스팅을 보고 있으면
정말 안간지 오래되어서 너무 그립네요 ㅠㅠ..

제주홀릭입니다 오늘은 ㅠㅠ

어딘가 아련한 글이네요..
저도 최근에 제주도에 꽤 있다가 와서인지 저도 제주도가 벌써 그리워요 ㅠ

정말 서울에서도 1시간이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이지만.. 참 마음대로 발길이 닿지 않아요.그쵸? 여행은 바로 떠나는 맛인데도 말이죠.

예전에 무인가게라고 신문이나 TV에 나온 뒤 도둑이 들어서 이젠 무인가게 안 한다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제주는 아니었지만요.
서로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아 그런 적이 있었네요.. 제주는 어떨지. 다음에 다시 한번 꼭 가봐야겠습니다.

진정한 무인상점, 의자상점이네요 :-) 스페인에서는 가끔 보았는데.. 제주도의 또다른 매력이군요. 저도 한봉지 구입하고 싶습니다 :-)

스페인일주때 전 한번도 못 봤습니다 ㅠㅠ.. 제주를 떠올리는 또 다른 추억을 놓쳤네요^^; 저렇게 길을 걸으면서 하나씩 입에 넣어 먹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합니다 ㅎㅎ

앗 저도 시골이나 지방에서만 봤어요! 제주도에선 한 번도 못봤는데 김작가님 덕분에 이렇게 보니 정감이고 참 좋네요 :-)

저 또한 새로운 소식을 알게 되고 나니 포스팅한 보람이 있네요^^

고향이 제주도인 사람으로서 뭔가 뿌듯하군요 ㅎㅎㅎㅎㅎㅎ

오옷. 언젠가 저기 한번 가실일 있으시면 인증샷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제주도에 가본지 언 20년은 된듯해요. 많이 변하고 있죠? 그래도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으면...

이제는 중국인이 정말 많아졌죠. 한동안 다시 뜸해졌지만서도요. 20년전의 제주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전 그 시절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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