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영화 리뷰) 당신에게도 나누고 싶은 고민이 있나요?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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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는 하루키이다. 특히 하루키의 에세이집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일본에는 하루키 말고도 유명한 작가들이 많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듯하다.
난 아직 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얼마 전 친구에게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가 뭐냐고 물었더니 선뜻 소개한 영화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고 했었다.
이 제목은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몇년을 봤던 그 책의 제목이었다.
뭐든 편식하기를 즐기는 나는 일본 작가의 책은 그저 하루키 것만 읽은 탓에 그렇게 오래도록 그 책을 서점에서 봤지만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나의 편식은 죽어야 고칠 수 있는 지병에 가깝다.ㅜㅜ

어쨌든 친구가 자기의 인생 영화라고 해서 언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작이 있는 영화이므로 이번 주 주제에 딱 맞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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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마치 타임머신처럼 작은 가게를 매개로 과거와 현재가 편지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복잡하게 연관이 되어 있으므로 인물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할 생각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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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주인집 딸과 사랑에 빠져 도망까지 갔었지만, 자신의 신분으로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음을 깨닫고 사랑을 포기했었다.
그후 나이가 들어 작은 잡화점을 차리고 소박하게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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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씨는 잡화점 앞에 게시판을 하나 걸어놓고 누구든 고민이 있으면 쪽지에 적어 붙여놓으면 다음날 고민 상담한 내용을 적어 우유상자에 넣어주는 일을 소일삼아하고 있었다.
고민은 '100점 받으려면 어떻게 해요?'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어요.'같은 심각한 것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나미야씨는 모든 고민에 언제나 정성껏 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자꾸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보았더니 췌장암이라고 한다. 3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한다.
자기가 죽은 후, 33번째 기일에 고민 상담 우편함이 부활한다는 광고를 내서, 상담을 받은 사람들이 상담을 받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답장을 받고 싶다는 내용의 유언장이었다.

그해는 2012년이 되는 해이다.

음악이 하고 싶은 가쓰로 씨와 세명의 젊은 도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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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의 젊은 도둑이 빈집을 털고 그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을 살펴보려고 이미 빈집이 되어 있는 나미야 잡화점에 몰래 들어가 숨게 된다.
그런데 밤에 우편함을 통해 편지가 하나 배달된다.
그 편지는 생선가게 음악가가 보낸 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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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이 있는 동네에 살던 가쓰로는 대학을 갔지만 음악을 하고 싶어서 대학을 그만둔다.
생선가게를 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생선가게를 아버지가 물려받아 장사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도 지병으로 자꾸 쓰러지신다.
친척들이 가쓰로에게 음악은 그만두고 내려와 생선가게를 맡으라고 한다.
가쓰로는 이런 고민을 적어 나미야 잡화점 고민 우편함에 넣는다.
하지만 이때는 잡화점은 이미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나미야씨는 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날 우유상자 안에 답장이 있었다. 그 젊은 도둑들 중 한명이 답장을 해준 것이다.

그들의 고민 상담 편지와 상담 해결 편지는 여러번 오간다.

고민 - "음악이 하고 싶은데,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생선가게도 맡아야 할 거 같다."
상담 - 분에 넘치는 고민 하지 말라. 음악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고민 - 언제 망할지 모르는 작은 가게를 맡느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상담 - 3년이나 했는데 제자리면 재능이 없는 것이다. 그만 둬라.

고민 - 난 장난으로 음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자작곡을 들려주겠다.
상담 - (들어보니 유명한 노래이다.) 넌 유명해 질거다. 음악 계속해라.

이런 상담이 오간다. 뭔가 과거와 미래가 상담 우편함을 통해 연결이 되어 있음을 드러낸 부분이다.

가쓰로씨는 상담 후, "겨우 3년만에 포기하지 마라. 다시 목숨 걸고 열심히 해봐라. 그리고 네 발자국을 남기고 와라."는 아버지의 지지를 받고 도쿄로 돌아가 계속 음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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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후, 작은 보육원에 크리스마스 위문 공연을 갔다가 전기가 끊겨 기차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기서 하루밤 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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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로 씨의 공연을 본 세리라는 여자 아이가 그의 음악을 한번 듣고 따라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날 밤 보육원에 불이 났는데, 가쓰로 씨는 세리의 동생을 구출하다가 그만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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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는 커서 유명한 가수가 되는데, 그때 가쓰로 씨가 자작곡한 노래를 부른다.

길 잃은 강아지 씨

낮에는 회사에 나가고 밤에는 술집에서 일한다.
어떤 부자가 애인이 되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는데, 그걸 수락할지 말지가 고민이라고 상담을 신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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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의 편지는 세 젊은 도둑이 받는다.
그렇게 쉽게 자신의 인생을 버리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의 얘기를 믿고 따라와 준다면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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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시기별로 잘 알려주어 길 잃은 강아지 씨는 돈 많은 CEO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상담에서 모든 건물이나 투자한 것을 회수해서 노인 복지 사업에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그린 리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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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여자가 불륜 관계로 갖게된 사생아를 어찌할지를 고민하는 편지를 보낸다.
나미야 씨는 고민 끝에 자신이 행복한 것을 선택해 살라고 조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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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그 여자가 낳은 아이는 엄마가 불륜으로 자기를 낳았고, 삶을 비관해 자살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보육원 친구인 세리(나중에 유명한 가수가 된 그 아이)가 원장님에게 들었다며, 친구의 엄마는 딸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이 모든 등장 인물들은 바로 '마루코엔'이라는 보육원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세 젊은 도둑들은 '마루코엔'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잡화점 주인인 나미야씨는 어떻게 마르코엔이라는 보육원과 연관이 되어 있을까?
33번째 기일에 보낸 상담을 받은 사람들의 답장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었을까?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우리의 인생처럼 많은 연결 고리들이 우연하게 혹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스테리한 느낌과 동화적 상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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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다음에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또 보게 된다면 그때는 반드시 이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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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읽었는데 ㅎㅎ 정말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책도 재미있나요?
저도 책으로도 챙겨 읽어봐야겠어요.
영화로 보니 정말로 재미있더라구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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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저도 하루키 팬이랍니다 ㅎㅎ

일본 작가를 하루키로 시작하니 다른 작가의 글이 눈에 잘 안들어오나 봐요.ㅜ
하루키의 위트, 너~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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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에 빠져들게하는 영화 평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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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님이 즐겨 보시는 영화는 어떤 종류일지 궁금합니다.
언제 재미있게 보신 영화 포스팅도 해주세요.^^

,젊을때는 영화 드라마 좋아 했지만 요즘은 시들 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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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책도 있군요~~ 이 영화 재밋었어요. 판타지적인 설정과 감동코드도 좋았죠.

저는 책을 먼저 알기는 했답니다. 읽지는 않고 영화를 봤는데, 책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ㅋ

오래전에 책으로 보긴했는데 영화로 있었다니 반갑네요.... 주말엔 저도 요거 한번 볼게요.^^

오~ 곤님 책도 즐겨 읽으십니까???ㅋ

즐겨는 않읽고 막혀있는 사람 않되려고 종종 봐요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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