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살인 - 영화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범죄영화는 그만 보고 싶어졌다

in #aaa5 years ago (edited)

저도 기자였을 때, 가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며 어떤 취재를 할 것인지 힌트를 얻기도 하고, 내가 취재한 사안을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지에 대해서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시작점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869회 '감옥에서 온 퍼즐 - 암수범죄'편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실화를 기반한 영화의 각본이 나왔고, 영화 상영 전에는 유족과 갈등을 빚기도 했죠.

영화를 보고 나서 기사 몇 편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 하나가 인상적이네요.

[단독 인터뷰] '암수살인' 그 형사 "살인마와 금전거래 안해"

영화와 관련된 법정 공방도 있었습니다. 그 공방이 잘 정리된 기사.

영화 ‘암수살인’ 법정공방…“인격권 침해” vs “허구의 창작물”

이 영화의 장점은 몰입도가 있는 극의 전개방식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자막이 극 초반부에 올라왔고, 그 사실이 묘한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영화 '추격자'가 그랬듯, 범인을 쫓는 것이 극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잡힌 범인이 주는 단서로 사건의 실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으로 극이 전개됩니다.

이 영화의 단점은 여성 피해자를 묘사하는 방식입니다. 택시에 탄 이후 살해된 여성의 경우 끊임없이 택시기사인 살인자 강태오와 언쟁을 벌입니다. 사실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모를 정도로 격한 언쟁을 벌이는데요. 저는 남자든 여자든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다고 당연히 생각합니다. 문제는 사회적 맥락인데요.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여성이 30만원, 50만원으로 성매매를 하겠다고 달려드는 남성을 걷어차다시피 넘어뜨리며 택시에 올라타고, 택시기사에게 왜 반말하냐며 언쟁을 벌이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모르는 여성에게 무례하는 대하는 남성은 흔하나, 모르는 남성에게 대뜸 무례하게 대하고, 언쟁을 끝까지 이끌어가는 여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간이었으면 몰라도, 모르는 남자와 단 둘이 있을 때에는 더더욱 희박하겠죠. 굳이 영화에서 피해자의 캐릭터를 그렇게 그릴 필요가 있었을까요. 물론 그 여성의 캐릭터가 살인을 정당화하는 모습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좀 불편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이 실제 사건에서의 본질은 여성이 얼마나 쉽게 범죄의 피해자가 되느냐입니다. 실화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이 저지른 범죄들은 모두 여성을 상대로 한 범행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선 골목에선 어깨를 부딪친 남자를 살해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주지훈역의 실존인물이 저지른 사건은 아니고 다른 인물의 사건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평이라기 보단, 저의 감정상태인데요. 이제 범죄영화는 그만 보고 싶어졌습니다. 한때는 범인 찾는 재미로 추리소설이나 범죄영화를 보곤 했는데요. 뭐랄까 피로감도 들고, 정확히 저도 왠지 모르지만 이젠 그만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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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보통은 낯선 남자는 겁부터 나기 마련이라 굳이 싸우려들까....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여성의 시각을 너무 고려하지 않은 각본이죠..

암수살인은 안봤지만... 저또한 범죄영화는 그만보고싶네요!! 이젠 아름다운것, 좋은것만 보고싶어요! ㅎㅎ

ㅎㅎ 범죄 영화 중에서도 특히 조폭 영화..

저는 무서운거 특히 약자를 상대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못보겠어요..
요즘은 아주 상세하게 범죄과정을 나타내줘서 오히려 모방범죄도 더 생기는 듯한 느낌이들고...
밤이 되면 더 무서워진답니다..
참 그리고 저 여기서 6AAA받았어요.. 감사합니다^^*

한때 유머와 억지 감동을 넣은 조폭영화가 유행하다가 이제는 실화같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실화라 더 무서운 영화였죠
아쉬움도 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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