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기린의 날개 -히가시노 게이고 "용기를 내라, 진실로 부터 도망치지 말고 자신이 믿는대로 해라'

in #busy6 years ago (edited)

기린의 날개

몇 달전에 회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책을 좋아하시는 과장님께서 그 작가의 책을 세권이나 빌려주셨거든요! 헷
몸도 안좋고 주말이고 비도오고 해서 하루종일 책을 읽었어요. 그것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린의 날개' (동물원에 있는 기린이 아니라, 상상속의 동물 기린이죠!그 기린맥주에 있는 그 기린) 랍니다.

이야기의 시작

도쿄 한복 판 가슴에 칼이 박힌 채 발견된 남자,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지만 결국 숨을 거두게 되고, 얼마 후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자는 불심 검문을 피하다 차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진다.
의식불명에 빠진 용의자에게서 숨진 남자의 소지품이 발견된데다, 피해자는 얼마전까지 용의자가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회사의 본부장.
재계약이 되지 않아 앙심을 품고 범죄인 것 같았지만, 용의자가 현장 근로도중 사고를 당했으나 산재 처리도 받지 못하고 회사에서는 이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고, 의식 불명에 빠졌던 용의자는 죽고 만다.

책 장을 펼치면 금방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소설책이지만, 그 와중에 몇가지를 반성해 보았다.

①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이 유족들에게 묻는다. 평소에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은 있었는지? 회사 일은 어땠는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내고, 자식이고 하나 같이 대해 '모른다.' 투성이다. 읽으면서도 어찌 이리도 무심한 가족이 있나 싶다.
-> 아빠한테 좀 더 자주 연락해야지. 어렸을 때 같이 살았을 때에는 아빠가 가끔씩 술이 얼큰하게 취해서 거실에서 잘 때'박XX 이 개XX'라는 둥의 잠꼬대로 회사사람 욕하는걸 좀 들었었는데, 따로 사니까 회사에서 요즘 누가 문제인지 뭐 이런것들을 전혀 알 수가 없음.

②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처음에는 동정과 따뜻한 관심을 주었던 이웃, 친구 들이 '사실은 산재 은폐로 인한 원한 살인 사건이였다'라는 매스컴의 보도에 차갑게 등을 돌리더라. 물론 경찰에서 발표한 것도 아니였다. 그리고 가족들은 심지어 '조의금 돌려내' 라는 소름돋는 쪽지를 받기도 한다. 소름
->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자극적인 가십거리, 뉴스 기사에 마녀사냥 하지 않도록 하기

③ 극중 가가라는 형사가 이런 말은 한다. '살인 사건은 암세포와도 같다.' 살해된 당사자 뿐 아니라 그 주변까지 불행을 전염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 살인사건까지는 겪어 본 적이 없지만, 불행은 쉽게 옮는다는 말은 정말 동감한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되고 기쁨은 두 배가 된다는 말이 있지만 글쎄,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 정말 친한 사이 : 기쁨도 슬픔도 두 배
  • 그냥 그런 사이 : 기쁨은 절반, 슬픔은 오직 나만의 슬픔 및 다른이의 안주거리

그래서 나는 정말 진심으로 괴롭고 슬픈 소리는 가족한테도 안한다. 신기한게 우리들은 사회적인 문제에 다함께 화내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싸우고 하면서도, 의외로 남의 고통에 공감을 잘 못한다. 그냥 이건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다. 크게 아파서 수술을 했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튼 나는 절반이 되든 두 배가 되든 기쁨을 많이 나누는 것으로 ~ ★

이 정도?
아무튼 책 커버 뒤에보면
'용기를 내라, 진실로 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 대로 하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포성 발언을 좀 하자면, 아버지가 사고를 친 아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인데요.
아들이 용기를 내면 아들은 감방에 갈 수도 있을........정말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이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용기를 냅니다.
책을 덮고 잠깐 생각해 봤어요.
만약 나라면?

얼마 전 식은땀 흘리면서 깨게 만든 꿈이 생각나더군요.
꿈속에서 실수로 사람을 죽인 저는 시체를 앞에두고 패닉에 빠졌어요.
시체를 어떻게 숨기지, 평생 아무도 내가 살인자라는 걸 모를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을까? 당장 내 통장잔고로 해외로 도피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별이는? 우리 집은? 우리 가족은?
만약 내가 자수한다면 앞으로의 내 인생은? 이제 한창인 나인데? 직업은? 취미는? 여행은? 미래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깨었거든요.
아직까지도 그 꿈 생각을 하면 좀 무섭네요.
그럴만한 일을 저지르지도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용기를 내라! 진실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대로 하라! 라고 파이팅 넘치게 외쳐보며 북스팀을 마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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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중에 저는 용의자 X의 헌신 밖에는 읽지 못했는데, 나중에 가가형사 시리즈들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추리소설을 읽고 나서도 나를 반성하는 바람직한 스티미언이시군요. 질문: 기린가슴에 칼이 박힌 남자... 라니 무슨뜻인가요? ㅜ

악 ㅋㅋㅋ기린이 빠져야해요 잘못들어갔네오 ㅎㅎ감사합니당 ㅋㅋ

추리소설의 새로운 해석이네요 ^^
추리소설을 통한 자아 성찰... 좋습니다 ㅋ
히가시노 게이고 좋아하시면 나중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일독을 권합니다 ^^

어쩐지 잠시 후 기린님이 등장할 거 같은..ㅋㅋ

전설 속에 나오는 기린이라는 동물을 저도 궁금해지는군요.
이것과 관련된 소설이라...
악은 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도 퍼지기 마련이라 봅니다 ^^~

기린의 날개에 왜 기린님이 생각나는지 ㅡㅡㅋ

죄송합니다 ㅎㅎ

기린보구싶당.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읽으면서 이것 저것 생각이 들더라구요 ~!! ㅎㅎ 잘보고 갑니다 ~!!ㅎㅎ

게이고의 소설은 읽을스록 더 끌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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