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편 여군(勵軍): 사기 진작

in #busy5 years ago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군대에서 장병들의 사기를 유지하고 앙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기는 장병들이 전투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손자나 오자 모두 군대의 사기 문제를 논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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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는 그의 병법 제6편 여사에서 장병들의 사기 진작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무후가 물었다. “상벌을 엄정하게 하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가?” 오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군주께서 하실 일인지라 신하된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제 생각을 굳이 말씀드린다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보다는 군주가 포고령을 내렸을 때 백성들이 기꺼이 따르고, 나라에서 군대를 동원하면 기꺼이 나아가 싸우며 전투가 벌어졌을 때 기꺼이 죽을 수 있는 것, 이 세 가지를 갖춘다면 군주는 승리를 확신해도 됩니다.”

이 말의 요점은 자발적인 복종과 희생입니다. 자발적인 복종과 희생은 군주가 백성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습니다. 오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신상필벌도 중요하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무후가 물었습니다. 오자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공이 있는 자를 대접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자는 그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전공이 탁월한 자들을 앞줄에 앉혀서 식탁에는 고급 기물과 최상의 음식을 올리고, 약간의 공이 있는 자들을 가운데 줄에 앉혀 조금 못한 기물과 음식으로 상을 꾸미고, 공이 없는 자들은 뒷줄에 앉히고 평범한 식탁에 앉게 합니다. 그리고 연회가 끝나고 나가려 할 때 유공자에게는 다시 상급을 하사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이들에 대한 대우 못지않게 그들의 부모형제를 예우하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전사자가 있는 집에는 해마다 사신을 보내 그 부모를 위로하고 상급을 내림으로써 국가가 항상 잊지 않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손자도 이와 유사하게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장수가 병사들을 대할 때 사랑하는 자식을 대하듯 하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잘하면 칭찬하고,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면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도 내야 합니다. 손자는 이를 사랑과 위엄이 공존하는 장수의 자세로 설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군기와 사기가 충만된 군대로 만들어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군대로 거듭 날 수 있습니다.

武王問太公曰, 吾欲三軍之衆, 攻城爭先登, 野戰爭先赴, 聞金聲而怒, 聞鼓聲而喜, 爲之奈何. 太公曰, 將有三勝. 武王曰, 敢聞其目. 太公曰, 將冬不服裘, 夏不操扇, 雨不張蓋, 名曰禮將. 將不身服禮, 無以知士卒之寒暑. 出隘塞, 犯泥塗, 將必先下步, 名曰力將. 將不身服力, 無以知士卒之勞苦. 軍皆定次, 將乃就舍, 炊者皆熟, 將乃就食, 軍不擧火, 將亦不擧, 名曰止欲將. 將不身服止欲, 無以知士卒之飢飽. 將與士卒, 共寒暑勞苦飢飽. 故三軍之衆, 聞鼓聲則喜, 聞金聲則怒, 高城深池, 矢石繁下, 士爭先登, 白刃始合, 士爭先赴. 士非好死而樂傷也, 爲其將知寒暑飢飽之審, 而見寒暑之明也.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나는 전군의 병사들을 이끌고 적의 성을 공격할 때에는 앞 다투어 성벽에 기어오르고, 벌판에서 싸울 때에는 앞 다투어 달려 나가며, 물러나라는 쇳소리 신호를 들으면 화내고 달려 나가라는 북소리 신호를 들으면 기뻐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장수가 반드시 승리하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했다. “그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태공이 대답했다. “장수는 추운 겨울철에도 혼자만 따뜻한 털가죽 옷을 입지 않고, 무더운 여름철에도 혼자만 부채를 잡지 않으며, 비가 내리더라도 혼자만 우산을 펼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한 장수를 예의 바른 장수라고 합니다. 장수가 몸소 예의를 실천하지 않으면 병사들이 추위와 더위 때문에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좁고 험한 길을 행군하거나 진흙탕을 거쳐 가야 할 때, 장수는 반드시 수레나 말에서 내려 함께 걸으며 병사들과 더불어 괴로움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러한 장수를 노력 하는 장수라고 합니다. 장수가 몸소 노력하지 않으면 병사들의 수고와 괴로움을 모릅니다. 들판에서 주둔할 때 전군이 모두 막사를 치고 자리 잡은 뒤에야 장수가 자리에 들고, 밥을 지을 때 병사들의 식사가 모두 마련된 뒤에야 장수가 식사를 하며 병사들이 불을 지피지 못하고 있으면 장수도 불을 지피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한 장수를 욕심을 절제할 줄 아는 장수라고 합니다. 장수가 몸소 절제하지 못한다면 병사들이 굶주리는지 배부른지를 모릅니다. 장수가 병사들과 더불어 추위와 더위, 수고로움과 괴로움, 굶주림과 배부름을 함께 한다면, 모든 병사들은 진격하라는 북소리를 들으면 기뻐 날뛰고, 후퇴하라는 쇳소리를 들으면 벌컥 화를 내게 됩니다. 높은 성벽과 깊은 해자가 있는 견고한 성을 공격할 때에 적의 화살과 돌멩이가 빗발처럼 퍼부으며 쏟아진다 할지라도 병사들은 앞 다투어 성벽에 먼저 기어오르려고 합니다. 들판에서 적과 맞부딪쳐 수많은 칼날이 어지럽게 엉키는 곳이라도 병사들은 용감하게 뛰어들어 앞 다투어 적에게 달려들게 됩니다. 전군의 병사들이 이처럼 전투에 기꺼이 몸을 던지는 이유는 그들이 죽기를 좋아하고 다치기를 바라서가 아닙니다. 이는 오직 장수가 병사들이 추운지 더운지, 굶주리는지 배부른지 차근차근 살펴주고 갖가지 괴로움과 수고로움까지도 밝게 알아주기 때문입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태공망(저), 육도삼략, 유동환(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2
태공망(저), 육도삼략, 성백효(역),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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