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편 금고(金鼓): 명령 체계

in #busy5 years ago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군대를 손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명령 체계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대부대를 마치 자기 수족 다루듯이 하는 것도 명령 체계가 움직이는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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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손자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많은 병력을 지휘하기를 마치 적은 병력을 지휘하듯이 손쉽게 하는 것은 부대편성 덕분이고, 많은 병력과 싸우는 것을 마치 적은 병력이 싸우게 하듯이 손쉽게 하는 것은 지휘통제수단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전군의 대부대가 적을 맞아 싸우면서 반드시 패함이 없게 하는 것은 기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병력을 투입하는 것이 숫돌을 계란에 던지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은 허실을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武王問太公曰 引兵深入諸侯之地 與敵相當 而天大寒甚暑 日夜霖雨 旬日不止 溝壘悉壞 隘塞不守 斥候懈怠 士卒不戒 敵人夜來 三軍無備 上下惑亂 爲之奈何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군대를 이끌고 적지에 깊이 들어가 적군과 대치한 상황에서 엄청난 추위나 더위에 시달리게 되고, 또 밤낮으로 내리는 장맛비가 10일 이상 이어져 참호가 메워지고 보루가 무너져 내려서 굳건하던 진지를 제대로 지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이 모두 지쳐 척후병들은 정찰 임무를 게을리 하고 있고, 병사들은 경계심이 느슨해져 있습니다. 이럴 때 적이 밤에 갑자기 습격해 와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던 아군 병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합니까?”

太公曰 凡三軍 以戒爲固 以怠爲敗 令我壘上誰何不絶 人執旌旗 外內相望 以號相命 勿令乏音 而皆外向 三千人 爲一屯 誡而約之 各愼其處 敵人若來 視我軍之警戒 至而必還 力盡氣怠 發我銳士 隨而擊之

태공이 대답했다. “군대는 언제나 경계를 철저히 하면 수비가 견고해지고, 경계를 게을리 하면 적의 공격을 받아 패배하게 마련입니다. 아군 보루의 감시병들은 진지를 드나드는 자들을 철저히 감시하며, 진지 안에 있는 자와 밖에 있는 자가 업무 연락을 할 때에는 저마다 표시 깃발을 들고 다니며, 서로 연락할 때에는 암호로 확인하며, 서로 경계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계병과 정찰병은 언제나 적진을 향하여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병력을 3000명 단위로 부대를 편성하여 임무와 지시 사항을 깊이 심어 준 다음, 담당 지역을 삼가며 수비하게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완벽한 경계 태세를 갖추면, 적이 아군을 공격하려고 하더라도 아군 진영의 경계가 엄중한 것을 보고 가까이 왔다가 반드시 되돌아 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군은 힘이 떨어지고 사기도 곤두박질치게 되므로, 이 기회를 틈타서 아군의 정예병을 출동시켜 돌아가는 적을 뒤쫓아 가서 공격해야 합니다.”

武王曰 敵人知我 隨之而伏其銳士 佯北不止 遇伏而還 或擊我前 或擊我後 或薄我壘 吾三軍 大恐 擾亂失次 離其處所 爲之奈何

이에 무왕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아군이 적을 뒤쫓아 공격할 때, 적이 이를 미리 알아차리고 정예병을 매복시켜 놓은 다음, 거짓으로 달아나며 아군을 매복 지점으로 꾀어냅니다. 매복을 알지 못하고 적을 뒤쫓던 아군은 매복 지점에서 적의 복병을 만나 공격을 받고 서둘러 되돌아오려고 해도 적이 아군의 선두 부대나 후미 부대에 타격을 가하고, 이어서 아군 본진의 보루까지 치달려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군은 모두 큰 두려움에 빠져 대오가 흔들리고 담당 지역을 벗어나 달아나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太公曰 分爲三隊 隨而追之 勿越其伏 三隊俱至 或擊其前後 或陷其兩旁 明號審令 疾擊而前 敵人必敗

태공이 대답했다. “이럴 때에는 전군을 3개부대로 나누어 달아나는 적을 쫓아가게 하되, 무턱대고 적을 뒤쫓기만 하여 적의 매복 지점까지 들어가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달아나는 적을 쫓아갈 경우에 3개 부대가 다함께 적을 에워싸고 앞뒤에서 치고 양옆에서 무너뜨려야 합니다. 이 때 명령 체계를 철저하게 유지하고, 모든 병사들이 맹렬하게 진격하면, 적은 틀림없이 패배할 것입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태공망(저), 육도삼략, 유동환(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2
태공망(저), 육도삼략, 성백효(역),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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