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그 날 [K리그 올스타 vs 유벤투스]

지난 7월 26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팬들이 투표해서 뽑힌 선수들로 구성된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가 있었습니다

이 경기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유는 유벤투스의 호날두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선수인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뛰어야 한다는 조항과

함께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티켓 판매 시작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6만석이 매진.. 저도 엄청난 손가락 운동 끝에 겨우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입장이 늦어질까봐 조금 서둘러서 갔는데요

생각보다 빠르게 입장이 가능해서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에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앞에서 열심히 나눠주시길래 넙죽 받아옴..

유벤투스 노래(?)가 계속 흘러 나오면서 아주 신나는 분위기였습니다

경기 시작 50분 전

K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골키퍼 두 선수가 (조현우,송범근)

먼저 나와서 워밍업을 시작합니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중!

그런데 몸을 풀던 두 선수가 들어가더니

경기 시작 10분이 채 남지 않았는데도

유벤투스 선수들은 워밍업하러 나오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라 워밍업 없이도 뛸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줄을 놓아가고 있었지요

나중에 보니 경기 시작 시간까지 교통체증으로 인해 도착을 못했다는..

비는 더 많이 쏟아지고 기다림도 점점 지쳐가는데

그나마 날씨가 덥지 않았던 것에 감사했습니다

선수들 보려고 가져온 망원경으로 경기장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축구공들이나 바라봅니다

그렇게 축구공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더니

K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다같이 나옵니다

곧이어 핑크빛 트레이닝복을 착용한 유벤투스 선수들도 나옵니다

모든 사람들은 호날두를 찾기 바빴지만

몸을 푸는 선수들 중에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뭔가를 하려나보다

이번 시즌 시작 전 아약스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마타이스

호날두는 벤치에 있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원래 가볍게 몸을 푸는데 말이죠

경기 시작!

앞에서 폭죽(?)을 너무 많이 터뜨리는 바람에 처음에는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K리그에 있는 각팀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조직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요

예상과 달리 엄청난 기량을 보여준 K리그 올스타!

전반을 2:1로 앞선 채로 마치게 됩니다

후반전에 교체 출전하여 45분을 뛸 거라는 예상과 달리

호날두는 보이지 않습니다

교체 출전하여 팬들에게 인사해주는 부폰

종료 시간이 다가오고 호날두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 때문인지

벤치에 있는 그를 스크린으로 보여줄 때마다 야유가 쏟아지거나

흔히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메시의 이름을 외치는 등..

여러 신기한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알려진 계약과 달리 그의 출전 없이 끝나버린 경기

3:3 무승부로 관중들의 야유와 함께 끝이 났습니다

경기 후 많은 곳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축구 연맹과 주최사에 대한 문제, 호날두가 한국을 기만했다는 등의 기사들이

7월 말 검색 포털사이트의 스포츠 칸을 핫하게 달구었죠

호날두가 경기를 위해 예정되었던 사인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점과 미리 결정되어 있었던 호날두의 결장을

유벤투스 측에서 미리 알리지 않은 점, 경기 지연 등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고

한국 축구팬들을 무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맹과 주최사 측의 미흡한 준비와 계약 처리 과정도 문제가 컸다고 봅니다

그에 따른 분노로 고가의 좌석에서 관람한 팬들의 집단 소송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저 또한 직접 경기장을 방문하면서 호날두의 결장이 아쉽기는 했지만

열심히 뛰었던 K리그 선수들과 다른 유벤투스 선수들 덕분에

경기를 재밌게 본 것으로 만족했기에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