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비지떡

in #busy6 years ago

DOOR3 - 복사본.png

busy에는 임시 저장 기능이 있다. 일하는 중이라도 잠시 짬을 내어 핸드폰을 열어서 토막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 비지는 아주 쓸모있는 녀석이다.
지지난번 포스팅(장보기)도 틈날 때마다 비지에 적어놓은 글이었다. 대략적인 글쓰기는 가게에서 완료하고 퇴근 후 마무리 손질하여 포스팅할 예정이었다. 씻고 캔맥주를 "캔"하고 따서 노트북 옆에 올려놓고 비지창을 열었다. 임시 저장함을 확인하다가 캔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거기에는 전체 글의 2/3가 사라진 7시간 전의 글만 저장되어 있었다. 멘붕에 뇌가 마비되고 무조건 반사처럼 손가락만 뒤로가기를 클릭 클릭 클릭 했다. 평소 하루 하나만 먹던 캔맥주를 하나 더 따고 이웃들 블로그를 좀비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새로 쓰기 시작했다. 같은 글을 기억에 의존해 쓴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고 절대 같은 모양으로 나오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야 기억났던 주옥(?)같은 표현들?

비지는 쓰다 보면 자동으로 "저장 중"이라고 뜬다. 하단의 "임시 저장된 글 삭제하기" 옆에 볼품없는 글씨체로 떴다가 사라진다. 그러면 저장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별문제 없었는데 쓴 글을 날리고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리저리 해보니, 저장 후에 곧바로 비지창을 닫지 말고 먼저 다른 페이지를 열면(예를 들면 오른쪽 위의 프사를 클릭한다든지) 나중에 창을 닫아도 저장된 글이 사라지지 않았다. 비지를 쓰시는 분들은 조심하시기를....
나만 몰랐나? 이런 일에는 워낙 더뎌서 그럴 수도 있다. 어느 날 또 훅 간다면 이성을 잃을지도 모른다. 비지떡 같으니....

생각난 김에...
아재만 보세요....ㅋ

busy
비지 말고 채우지 말입니다
저거 눈이지? 비지
저거 A지? B지
저거 8이지? B지
저거 6이지? b지

역사적인 날을 그냥 넘기면 기억할 게 없잖아. 시간이 한참 지나, 2018년 6월 12일에 난 뭐 하고 있었지? 공배만 메우고 있었다면 어떻게 복기를 하겠어. 20수만 지나도 생각나지 않는 것을 말이야. 적어도 두고두고 기억 날 묘수를 둬야 그 날을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지 않겠어. 대포알 슛 같은 프리킥 골을 넣었던 아주 오래전 그날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뭔가 기념이 될 만한 일을 해야 했지.
그래서 후배를 만났어. 통일 전망대 근처 횟집에서 한잔했지. 한잔하는 거 외에 딱히 기념할 만한 이벤트를 찾을 수도 없더군. 꼰대의 비애라고 할 수 있지. 횟집 선반에 올려져 있는 TV에서는 감격스런 장면이 무한 반복되고 있었어. 언론은 조그만 TV를 꽉 채운 뚱뚱한 두 사람을 아이돌 스타처럼 졸졸 따라다니더라구. 내 생애 볼 수 있을까 하던 장면을 보고 있자니 현실이 아닌 것도 같고 남 얘기하고 있는 것도 같고 그랬어. 레드 썬! 하면 다시 돌아가는 건 아니겠지.

광어+우럭 무려 4만 원짜리 안주에서 근래 보기 힘든 값비싼 비린내를 맡았어. 소맥의 청량함을 비린내로 지워냈지. 초고추장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었어. 판을 뒤집으려다가 정상회담 때문에 참았다. 영원히 뒤집지 말라는 의미로 말이야.
2018년 6월 12일 통일 전망대 근처 횟집에서 소주 세 병 맥주 세 병 비웠던 일은 냄새나는 기억으로 남게 되었지만, 역사적인 날이었다는 건 변함없겠지.
임진강은 한결같은데 우리는 참 많은 일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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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y 임시저장함이 날아가는 경우도 있군요?!!?
재돌샘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시던데...
저도 애용중이라서... 뭔가 불안감이 스멀스멀...
써놓았던 글 다 날아가면 - 주옥 같은 표현들 포함~ㅋ -
비지땀 줄줄 흐를텐데...ㅋㅋ (저도 아재 개그로 마~무의리~!)

ㅋㅋ 아 비지땀 생각을 못했음...
저 뿐 아니라 여러분들이 날려 드셨네요..ㅎㅎ
결론은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 오예....

써놓은 글 날리면 정말 허무하죠 ㅎㅎ
희한하게 다시쓰면 그 글이 안되요. 그래서 언젠가 부터 컴퓨터가 아니면 안쓰게 되더라구요 ^^
6월12일 통일전망대에서 소주3병 맥주3병은 역사의 장면으로 남을 것입니다 ㅋ

저도 노트북으로만 하고 싶은데 일이 일인지라 핸폰 아니면 어렵거든요..ㅠㅠ
한 번 날리고 보니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지에는 그래도 임시저장 기능 땜에...
가끔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려요..
저도 몇번 그랫는지 모릅니다 ㅎㅎㅎ

저 뿐이 아니었네요..ㅋㅋ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아마 그런 기분이었을겁니다..ㅎㅎ

저도...비지 믿고 쓰다 날린 글들이 ㅠㅠ
그나저나 비린 회라니...제가 다 화나요 ㅠ

비지로 날린 분 여기 한 분 추가요..ㅎㅎ
그 횟집은 이제 제 돈 내고는 안 갈겁니다..ㅎㅎㅎ

영원히 뒤집지 말라는 의미.. 넘 좋은데요?!^-^

중간에 아재개그...정말 놀랍습니다!

아재개그,,, 예,,, 만드느라 저 힘들었습니다...ㅠㅠ
만들 땐 무지 재밌어서 혼자 낄낄 댔거든요..
근데 포스팅하고 다시 보니 완전 아재 중 아재 중 아재개그가 되어 있네요..ㅎ

Nice to see you and I Upvoted you :) !
:
“Like alcohol and poverty, a heartbreak has the power to make a man do something he wouldn’t normally do and to make a woman do someone she wouldn’t normally do.” ====> Mokokoma Mokhonoana

비지에..그런기능이 있었네요
저는 비지 쓰다가 보팅도 안해줘서
안쓰고있어요..ㅋㅋㅋ

ㅋㅋ 요즘 비지 보팅이 좀 뜸합니다..
아예 주질 말던지,, 줬다 뺏으면 그게 더 나쁜겁니다...ㅎㅎ

옳소!!! 줬다 빼앗는 게 젤 나쁨!!ㅋㅋ

핸드폰에서 글 작성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왠만하면 PC에서 작성하고 있어요 작성하던 글 날아갈까봐 본문 백업을 자주합니다.

비지가 나름 쓸만하긴 한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정신이 혼미해지네요..ㅎㅎ
보니까 저 뿐아니라 비지로 작성해서 날린 분들이 꽤 되시네요..
역시 안전하고 큼직한 pc가 최곤데요...

비지 사용법을 아직도 모르는 1인입니다. 창피하네요.
아재 개그 오랜만이다~ 아재들 가즈아~

아재들 다 모아 주세요..ㅎㅎ
비지 모르신다고 창피하실 게 있나요..
별것도 아닌데요..ㅎㅎ 사실 보팅 좀 해준다길래 쓰기 시작한건데 요즘은 그것도 좀 뜸하네요.. 임시저장만 아니면 그냥....ㅋㅋ

요새 busy가 너무 busy한가봐요. 보팅하러 안온다는... 솔직히 비지는 글 쓰기 힘들어서, 저는 다른데서 써서 카피해서 올려요. 안그러면 열심히 쓰다가 욕나오는 경우가 너무 많음 ㅠㅠㅠ 우리 쉐프님 오늘도 화이팅.

우리 쉐프님 오늘도 화이팅

ㅋㅋㅋ 아 오글거리지만 고맙습니당...
임시저장 기능이 없으면 전 비지 안 쓸겁니다..
요즘 보팅도 안 해주면서 글 도둑질은 잘 하네요..ㅎㅎ

ㅋㅋ 오글오글

와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저는 짱짱맨도 안오고 비지도 안와서.. 슬픈 1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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