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MirandasteemCreated with Sketch.

in #busy6 years ago

저는 고등학교 이후로는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텝스 시험을 2010년에 한 번 봤었는데 오백 몇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천한 영어 실력인지라 전공 논문이나 서적을 번역할 때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8시간 동안 번역해 놓은 게 달랑 A4 한 장 분량이었던 때도 다반사였던 것 같아요. 논문은 간결함과 명쾌함이 핵심이기 때문에 오히려 번역이 쉬웠지만 전공 원서들이 문제였습니다. 이런 컴플렉스를 정면으로 부딪혀 보고자 박사 선생님이 주도하는 인지행동치료 관련 서적 번역에 상당히 오랜 시간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거의 대학원 내내 참여했던 것 같고, 그 책의 한 챕터를 제가 맡아서 초벌 번역했습니다. 나중에 박사 선생님이 여러 번에 걸쳐 교정을 했지만, 그래도 제 노력이 번역본으로 출판돼 나왔을 때 꽤나 뿌듯하더군요.

영어 공부를 뭔가 정식으로, 정식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할지가 고민이었는데요. 학원을 다니기에는 애아빠로서 시간이 안 되고, 집에서 혼자 한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좀 안 났습니다. 그러다가 요즘에 읽기, 쓰기, 말하기 중 그나마 제일 만만하고 제일 필요한 읽기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내 읽기 능력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되나 살펴봤는데, 검색을 해보니 렉사일 지수라는 것이 있더군요. 유료 테스트가 아닌 무료 테스트로 검증해서 신빙성은 좀 떨어지지만 거의 미국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어휘력을 가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ㅎ 겸허하게 제 수준을 받아들이고, 그 수준에서 읽을 만한 책이 뭐가 있나 또 폭풍 검색을 해봤습니다. 동화책은 읽고 싶지가 않고 가급적 소설류이면 좋을 것 같은데, 이리저리 웹을 뒤지다가 Oxford Bookworms Library 라는 기획을 알게 됐네요. stage 1부터 stage 4까지 나뉘어져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와이프 책 중에 stage 1에 해당하는 책이 있었습니다. 와이프 책을 우연하게 봤던 게 무의식적으로 남아서 검색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우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집에 stage 1에 해당하는 Remember Miranda 라는 책이 있어서 이 책을 오늘 좀 읽었습니다.

@bree1042님이 예전에 쓰셨던 원서 선택의 기준에 딱 부합하는 책이네요(기준이 궁금하신 분은 링크 클릭하세요). 사전 없이도 그냥 술술 읽힙니다. 내용은 청소년용이지만 문장 자체는 미국 초딩 1학년 수준인 것 같아요. 다섯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읽을 예정입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음에 읽을 책에 관해 또 포스팅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동기부여 차원에서요.

덧1. 전공서적 읽기 모임을 만들어서 지금 5개월째 진행 중이고 세 번째 책을 읽는 중입니다. 무언가를 함께 하면 없던 실행력도 생기는데요. 원서 읽기 모임을 스팀잇에 만들어 볼까도 고민 중입니다. 각자의 수준이 다르니 꼭 같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읽을 분량과 데드라인을 각자 정해서 결과 보고 형식의 간단한 포스팅을 올리는 식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데, 혹시라도 원서 읽기를 통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없애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덧글 달아주세요.

덧2. 영어 원서 읽기와 관련하여서는 이 사람이 유명한 것 같네요.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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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ap를 읽으러...

ap는 간명하고 심리학에 관해 알아야 할 사실들이 잘 정리돼 있어요. 그런데 간명한 만큼 사실 좀 재미가 없어요. ㅎ 딱딱한 문체죠. 고통을 경험하실 겁니다. 굿럭;

흐어... 감사합니다...

영어 공부 시작하시는 군요. 화이팅입니다! :)
원서 읽기 모임 좋네요.
저도 읽고 있는데.. 같이 해볼까요? ㅎㅎㅎ
근데 제가 요새 집어든 책이 어려운 거라.. 영 진도가 안 나가네요. ㅠ.ㅠ

같이 하면 좋죠.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bree1042님도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면 동기부여가 되실 겁니다!

전 일단 좀 두고 볼게요. 당장 다음주가 휴가라 바로 진도 나가기도 어려울 거 같고요.
책을 읽으면서 포스팅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좀더 고민해봐야 할거 같아요. -_-;

예. 일단 저도 원서읽기를 습관으로 굳히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원서로만 읽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책을 구하는 게 더 힘들어요. ㅎㅎ
제가 포스팅하는 독후감들도 거의 원서로 읽은 거고요.
다만 제가 이 책, 저 책 번갈아 읽기도 하고, 마감일을 정해놓으면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 딱 정해놓고 포스팅하는 건 어렵지 싶어요.
그래도 계속 원서 읽고 독후감은 쓸 거에요.
슬로우님 원서 읽고 포스팅하시는 것도 응원할게요. 같이는 못하더라도.. ^^

미국 사시는 건 몰랐네요. 저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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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오치님 덕분에 매우 즐거운 스팀잇 생활 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공부를 해야 실력이 쉽게 는다고 생각합니다. 전 미국영화, 미국만화를 자주 봤더니 토익같은건 저절로 점수가 높아지더군요. 다만 문법은 아직 약한데, 뭐 공식적으로 영어테스트 제출할 일이 없으니 요샌 인터넷으로 외국인과 수다떠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ㅎㅎ

언어란 건 즐기면서 공부하면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gamiee님 능력자네요. 외국인과 수다라니! 저도 즐기면서 해보려구요.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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