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닭갈비집에서 액땜한 이야기

in #busy6 years ago (edited)

브금 재생

때는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오는 것도 아닌 그런 애매한 날이었습니다. 네, 딱 오늘처럼요.

주말에 데이트를 하러 나갔는데, 오랜만에 중고딩 시절에 먹던 저렴한 닭갈비 생각이 나더군요.

배가 고팠던 우리는 서둘러 근처 닭갈비집을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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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문한 곳의 상호명은 부산에서 꽤 유명한 xx네 닭갈비..

네, 부산에서 중고딩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먹어봤다는 그 전설의 닭갈비입니다.

"저희 철판닭갈비 2인분이여! 라면사리랑 치즈도 추가해주떼염😆"

우리는 닭갈비를 주문했고, 맛있는 닭갈비 조미료덩어리를 먹을 생각에 한껏 들떠있었습니다.

1분이 마치 억겁의 시간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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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된 기다림은 늘 보상받는 법.. (응 스팀은 아니야)

우리의 기다림에도 달콤한 보상이 주어졌고..

배가 너무나도 고팠던 우리는 허겁지겁 닭갈비를 먹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죠. 이 닭갈비 속에 무엇이 숨겨져있었는지를..


잠시 식사를 하다보니 짧은 머리카락 하나가 나왔습니다. 우린 당황했죠.

그러나 우리는 '그래.. 저렴한 곳이고 바쁘기도 하니 실수로 대리카락 하나쯤 들어갈 수 있지'라는 부처와 같은 마음으로 유가네닭갈비를 (앗, 실수로 상호명을 노출해버렸..) 용서하기로 합니다.

그깟 머리카락 한 올쯤 개의치않고 열심히 조미료덩어리를 과거 추억을 곱씹어보던 중.. 또다시 '그놈'이 등장했습니다. 이번엔 더 크고 긴 놈이요.


아.. 치즈를 떠먹으려 쌓여있는 닭갈비를 숟가락으로 힘차게 들어올렸을 때, 숟가락 뒷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던 길고 웅장한(?) 대리카락의 용모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군요..

이번엔 안되겠다싶어 조용히 손을 들고 일하시는 분을 불렀습니다. 볶음밥 틈에 끼어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있는 대리카락을 보고는 당황하시더군요. 이어, 닭갈비 하나 값을 빼주겠다고 합니다.

우리도 사실 볶음밥에서 머리카락이, 그것도 아주 길고 튼튼한(?) 녀석이 나오는 걸 본 건 처음이라 -ㅅ- 당황한 탓인지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말았죠.

밥맛이 떨어져서 다 먹지는 못하고.. 한 반쯤 먹다 남긴채로 계산을 하러 가니, 직원 분께서 닭갈비 1인분 값만 달라고 하면서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

뭐.. 고급음식점도 아니고 -ㅅ- 요리를 하다보면 머리카락이 실수로 들어갈 수 있는것이니.. 그럴수 있지 하는 생각은 듭니다만, 그 이후로는 찝찝해서 안 가게 되었습니다.


게슴츠레개아련눈빛_01.jpg

뭐.. 그다지 좋은 추억은 아닙니다만,

비가 올듯말듯한 날씨가 계속되니 자꾸만 그때 생각이 나서 주저리x2 이야기해봤는데요.. (아련)

다른분들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실지 궁금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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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할 수 있으니..직원분이나 사장님이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셨으면 좋게 생각할 수는 있겠네요..
근데 다른 닭갈비집이 있다면 딱히 다시가고 싶어지진 않을거 같아요.ㅎ

튼튼한녀석이라하면....
전액환불이 당연한것 아닌가요
비위 엄청 상하셨겠네요
저라면 전액환불하고 다시는 안갈것 같습니다.

액땜하러 가야겠어요.

그 정도면 전액 환불을 해주어야 했을텐데...
직원분의 역량으로는 그 정도가 다였을까요??
아쉬운 응대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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