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임상심리사는 왜 심리치료에서 배제되고 있는가? - 영국의 임상심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in #busy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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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근무하고있는 병원에서 영국에서 정신과의사 생활을 하고 계신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전반적인 영국 정신과 의사들의 수련과정 및 생활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질의응답 시간에 영국의 Clinical Psychologist들은 어떤 역할을 맡는지 궁금해 질문을 드려봤다.

처음에는 한국의 임상가들의 역할이 주로 심리평가에 몰려 있는데 영국은 어떻냐는 취지에 질문이었는데, 처음에 선생님은 심리평가(Psychological Assessment)라는 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셨다. 다시 임상심리학자들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드렸을 때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해한 답변을 정리해보자면, 영국은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이 엄격히 나눠져 있는데, 심리학자들도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단계에 포진되어있으며, 1차 단계에서 의사를 선택할지 심리학자를 선택할지 환자가 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의사와 임상심리학자가 동등한 역할을 한다는 것.

앞서 강사분이 심리평가라는 용어를 이해 못하신 것은, 평가라는 것이 임상심리학자에게 국한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1차 2차 3차 기관의 전문가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환자에 대해 개념화하고 평가하여 적합한 치료를 처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2차 단계 3차 단계에서도 각각 전문화된 분야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긴 하지만, 주로 DBT, MBT, CBT와 같은 심리치료 업무를 맡게되며, 정신과 의사들도 Complex하고 Severe한 심리적 문제들은 다루기 어렵고 심리학자들이 더욱 지식이 많기 때문에 의뢰를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멍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공부고 일이었는데, 우리는 그저 평가하는 기계처럼 평가만 할 뿐 치료에있어서는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 사실은 전문화된 심리치료 요원의 역할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수련생 나부랭이에 불과하지만 지금 당장은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체감상 수련 과정의 90% 이상이 평가 업무인 현 체제에서 결국 우리가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은 평가밖에 없거나, 새로 심리치료를 배워야하고, 그마저도 책임도, 권리도 없이 무자격자와 다름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치료의 주체로서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수련 과정에서도 치료의 비중을 높여 환자를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가 되는 효율적인 Process를 만들 수 있을까. 당장 변화를 만들긴 어렵겠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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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포스팅을 보는듯 하네요! 잘 지내셨나요 빔바님^^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의사와 임상심리학자가 동등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화이팅^^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독거노인님 :) 눈팅은 자주 하는데 글을 못 쓰고 있네요 ㅠ 일단 제가 위치한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vimva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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