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04. 오락게임의 난이도 상향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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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진화를 한다. 인간의 지식수준과 사고능력이 더욱 복잡해지고 더욱 다양해지고 더욱 폭넓어지면서 더욱 더 높은 난이도의 고차원문화를 형성하면서 나아가듯이, 게임의 역사 역시 이처럼 진화를 해왔다.

과거 80년대에 오락실에서 구경할 수 있었던 슈팅게임들의 난이도와 지금 등장하는 게임들의 난이도를 비교한다면 갓난아기와 어른의 차이라고도 할 것이다.

가라가, 건스모크, 스페이스 인베이더, 제비우스, 1942 등의 슈팅게임이 전형적인 과거시대의 오락게임 문화였는데, 지금 신세대들 중에서 게임메니아들이 그 80년대의 전자오락게임을 본다면, 그 단순함에 혀를 차면서 "이런 게임을 어떻게 해? "라고 반문을 할 것이다.

이 당시의 게임들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던 것이, 게임기에 동전을 계속 밀어놓도록 만들기 위해서 반복적인 패턴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최종단계까지 가기 어렵도록 점점 난이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을 했었는데, 동일한 순서의 반복적 패턴이었기 때문에 계속 동전을 집어놓으면서 그 동일한 반복패턴을 결국에는 다 외우게끔 만드는 것이 묘한 매력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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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엄청 잃어가면서도 계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모멸감과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겨내려고 계속 반복 숙달하면서 점점 익숙해져가고, 결국에는 동전 하나만 가지고도 최고 난이도의 단계까지 도달했을 때 절대지존 타이틀을 가지게 되면 그 때의 희열감을 맛보는 것이 엄청난 행복이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의 게임들은 나름대로의 더 높은 난이도와 복잡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때의 세대가 지금의 게임을 소화해내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요즈음 아이들의 머리수준은 선천적으로 우리 세대보다는 확실히 더 높은 복잡다변성의 두뇌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만큼 세상의 에너지적 질량적 수준은 진화 팽창을 더 많이 했을 테니까,

90년대 중반부터 전자오락실을 지배하던 슈팅게임류는 서서히 명성을 잃기 시작하였고, 그 뒤를 이어서 가정용게임기가 등장하였고 RPG 와 어드벤처등이 대중화되어지면서 반사신경이 아주 뛰어난 극소수의 플레이어들만 깰 수 있는 고난이도로 게임은 조정이 되어졌다. 그 결과 게임에 재능이 있어서 몰두하는 게임메니아 층과 아예 고난이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그냥 게임문화와 결별을 해버리는 포기자들의 양극단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는데, 이로서 게임문화는 상당히 메니아 층 중심의 심도있는 고난이도 형으로 더욱 더 발전해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묘한 매력은, 고난이도의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할수록 그 게임을 완전히 습득하고 최종단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게임메니아들이 상위단계로 갈수록 그 수는 점점 줄어들지만,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게 되면 그 게임에 빠져드는 신규가입자들 역시도 심리적으로는 더욱 더 어려워지는 난이도가 있어야만 매력을 더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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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일명 게임의 심리학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더욱 더 어려워지고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더 빨려드는 맛이 있고 그 게임의 모든 장르를 이겨내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성취감과 희열감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기인하는 근성임이 분명하다. 심리적으로는 이것을 집착증이라고도 할 것이고 어려운 단계를 넘어설 때의 성취감과 들뜨는 기분이라는 것이 마약처럼 중독되는 기분상태를 만들기 때문도 있겠지만, 확실히 인간의 본능은 단계 단계마다 무엇을 열심히 해서 만족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보상체계 속에서 가장 큰 존재의 의의를 자각하는 특성이 있는 것이겠다.

과거 2차대전 때에 독일의 어느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을 가둬두고 낮시간에 노역을 시키는데, 가장 말썽피우고 문제가 많은 포로들을 선별해서 고통스러운 고문을 가하는 방식으로서 사용되었던 것이 동일한 반복적 노역이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노역을 한다는 것이 다리를 만들거나 건물을 짓거나 하는 식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비록 포로의 신세라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최종 완성이 되어서 끝맺음이 나타나는 노역이기 때문에 비록 그 과정이 어려워도 희망을 가지고서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생길 수 있는 것이지만, 한 곳에 모아둔 돌덩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다 옮기고 나면 그 돌덩이들을 다시 원래의 위치로 다시 옮겨놓고 또 다시 반대로 옮기고의 식으로 무한 반복으로만 아무런 보상체계와 동기부여 등도 없이 그냥 단순 반복적인 일을 계속시키게 되면, 얼마가지 못해서 정신적으로 누그러지면서 쓰러져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나중에 전쟁이 끝난 후에 그 포로수용소에 갇혀있다가 생존했던 포로들을 상담하면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차라리 몽둥이로 얻어맞아 죽거나 총으로 머리를 쏴주기를 바랄 뿐, 고문할 때에 사용하던 방법들 중에서 아무런 동기부여도 보상체계도 없는 무한 반복적인 일을 계속해서 시키는 것만큼 고통스럽고 가혹한 고문방법이 없더라고 실토할 정도였다고 하니, 인간의 심리에서 발전적인 진화의 가능성이 동기부여로서 목적성이 주어지는 것과 그것이 없는 것의 차이는 실로 엄청난 극과 극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수 있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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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게임의 발전진화 과정에서도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시대가 갈수록 새로운 게임이 계속해서 등장을 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업그레이된 두뇌수준들과 사고능력의 수준들에 맞추어서 더 높은 버전의 고난이도 게임들이 계속해서 등장을 하고, 더욱 더 매력적으로 더욱 더 강한 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수준높은 스트레스(?)를 받게끔 만들어나가는 것이 게임개발업계의 생존전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시대에 디지털세대 게임매니아들은 그냥 단순한 무한반복의 단순게임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보상체계와 동기부여의 목적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심지어는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의 불쾌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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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릴쩍 스트리트파이터 (90년도) 를 즐겨했었죠.
그땐 그 격투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참 로망으로 느껴졌어요 ㅋ

리니지는 반복게임인데 보상이 좋다보니 아직도 인기가 있나 보네요
잘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스팀잇은 그런면에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됩니다. ^^

무의미함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문이군요. 어렵기로 유명한 게임들 사진만 잘 골라 넣으셔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

저는 요즘 게임 어려워서 못하겠습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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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게임이 생겨나도 예전의 게임만큼 재미를 주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고 보니 어릴 적 갤러거 참 많이 했었네요.

저희집에 오락실게임기 있어요
슈퍼팡, 스트리트파이터, 보글보글, 라이덴을 즐기고 있답니다 ㅎ

확실히..
그 때 그 시절 당시에 접했을때는
왜이렇게 어려웠나 싶지만
지금에서 보면 그만큼은 어렵지 않긴하네요;;;

대중성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시장구조로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잘 먹혀들어가고 있기는 한데..

과연 앞으로도 잘 먹혀들어갈지...

잘 보고 가요

게임 수준이 너무 높아서
게임할려면 따로 공부하면서 해야하더라구요;;
전 공부하면서 했거든요 ㅜ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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