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42. 한 세대 후의 현충일기념식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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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충일은 63회째를 맞이하게 된다. 이번 현충일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두번째로 맞이하는 현충일이지만, 그 진행과정이나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어서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국경일의 기념식 양상도 변화되어져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해 62회 현충일에서도 한지민을 포함한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등장하여 추모시등을 낭독하면서 전국민의 시선을 끌게 하더니만, 올해는 또 색다르게 추념식 장소를 서울현충원이 아니라 대전현충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 및 군인 위주로 묘역이 조성되어져 있는 서울현충원과는 다르게 대전현충원에는 의사상자, 소방 및 순직공무원들의 묘역이 조성되어져 있기 때문이고,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국가기념일에서 추념의 대상으로 정하는 것이 전쟁희생자나 국가유공자라는 차원만이 아니라 일상 속의 의인들로도 넓혀서 현충일의 의미를 기르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현충일 기념식에서는 아주 파격적이었던 것이, 배우 한지민의 추모시 낭송, 배우 지창원, 주원, 강하늘, 임시완 씨가 함께 등장하여 애국가 노래를 부르기, 가수 최백호씨가 '늙은 군인의 노래'를 열창했고, 밴드 장미여관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서 발매한 신곡 '우리 함께' 를 부르면서, 마치 문화예술적인 행사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 지난해 현충일 행사때와 더불어서 아주 파격적이기도 하고 새로운 변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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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이라는 국경일의 본래적 의미는,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이다. 전쟁을 겪은 역사가 많은 나라들은 대부분 현충일을 기념하고 있으며, 국가 영토수호에 헌신한 영웅적 희생자들을 기리면서 그 후대에서 업적을 칭송하기 위하여, 기념일을 제정하여 그 깊은 뜻을 헤아려보려는 의미라고 하겠다.

현충일의 의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자기목숨을 바치면서 거룩하고도 숭고한 대의적 가치를 실천에 옮긴 것에 대한 칭송이기 때문에, 어떠한 다른 명분으로도 그 순수한 현충일의 뜻을 훼손시키기는 어렵다. 오늘날의 현 세대가 누리고 있는 삶의 안락함이라는 것도 그 절대적 경계선을 구분지어 본다면, 애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얻어질 수 있었던 것이었으니, 어느시대 어느사회에서나 칭송받아 마땅한 거룩함의 상징이라고도 할 것이다.

지금의 이 시대에도 어느 사회에서나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또한 자라나는 그 사회의 후손들에게 나라를 지키고 수호하는 애국심의 발로가 어떤 것인지를 가르치고 있고, 표본이 되어지는 유명한 영웅들의 업적을 기리면서 그들처럼 나라를 우선적으로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큰 뜻을 품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는 교육내용으로서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세대쯤에는 그러한 국가수호의 장렬한 영웅담과 헌신적 희생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문화적 행사로서의 의미는 유지될 수 있을지언정, 자라나는 후손들이 교육과정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닮고 싶은 인물 혹은 존경해 마지 않는 위대한 역사적 인물이라는 평가에서 그 순위를 여전히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있어서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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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대까지는 당연히 과거시대까지의 국가영토를 수호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전쟁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었던 단일국가로서의 존재성과 주체성을 모두가 충분히 공감하고 살 수 있는 시대였지만, 다음 세대부터는 대규모 전쟁의 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은, 이 개념이 희석되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이 든다.

일명 내셔널리즘과 군국주의적 전체주의라는 이념으로서 국가간의 국경선 구분을 기본골격으로 하여 세계가 운용되어지던 국가별 구분의 시대는 끝맺음하고서, 글로벌리즘과 논보더리즘(non-borderlism) 혹은 세계통합주의로 대변되는 초국가적 다문화통합의 단계로 진행되어져 가고 있는 지금시대의 사회발전 양상을 보자면, 예전같은 국가간의 전면전이나 지배국과 피지배국의 억압등은 더 이상 나타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간혹 국지적 소규모 분쟁정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시대변천은 분명히 예전시대처럼 국가간의 전면적 전쟁과 식민지 독립전쟁등을 통하여 국가를 구하기 위한 초인간적 영웅담이 탄생될 수 있는 시대적 상황이 더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겠다.

다음 세대의 시대에는 학교에서 배우는 현충일의 기념일 의미에 걸맞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헌실하신 분들의 업적을 기려야 한다는 개념이, 내셔널리즘보다는 더 고차원적이고 수용의 폭이 훨씬 더 포괄적인 글로벌리즘의 시대에 나타날 초사회적 이념의 가치관 때문에 오히려 수용되어지기 어려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을 정도로 구시대적인 낡은 이념이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다음 세대의 사회에서부터는 현충일의 기념일은 어느정도 유지되어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깊은 의미를 되새기려는 국민적 의례는 점점 퇴색되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다음 세대가 되어진다면, 아마도 그때쯤에는 전지구가 하나의 유기적 통합체로서 성장발전하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이 때쯤에는 현충일을 기념하는 국가적 행사일로서의 의미가 거의 사라져버릴 수도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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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에 현충원 다녀왔습니다.
정말 우리가 살아있는게 그분들 덕인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훌륭한글 잘읽고갑니다!

시대의 상황에 따라 모든게 변해가는 건데. 국가적 의미있는 일을 알리고 의미를 상기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과 접목 시키는 시도들이 필요해보입니다.
물론 장단점들이 있지만 잊혀져버리는것보단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는것도 방법이겠죠

소설을 써보자면 인간과 기계의 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개념일이 생기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

멋진글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지구연합, 지구연방...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인류는 종교와 인종을 초월해 하나로 뭉쳤다.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지구연방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개념이죠. 인류는 외계의 침공이 있기 전까지는 종교와 인종, 이념에 따라 끝없이 분쟁을 계속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메모리얼데이는 계속 남게 되고, 설혹 정말 외계인이 쳐들어와서 인류가 하나로 뭉친다면 (인류가 살아남는 다면) 그 싸움에 참여한 인류를 기리는 일이 계속 이어지겠죠.

현충일이 사라질 정도로 평화가 지속되는 시대라...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인사드림니다 .
잠깐들렸다가요

동의합니다 ..점점더 현충일의 의미가 넓어질것같아요

저번에 문님 쳐다보는 하트눈도 그렇고
한지민은 뭘해도 저리 이쁠까요...ㅎㅎ

정말 잘읽고갑니다..
현충일 다시 한번 새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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