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84.효도 계약서를 필요로 하는 시대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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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고,,,부자유친과 조상숭배, 그리고 제례의식이 가장 중요한 삶의 지표로서 적용이 되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부모는 자식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한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은 예로부터 한국인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윤리 규범이었다.

생물학적으로 당연히 부모의 관계에 의해서 자식이 탄생하고 그로 인해서 천륜이라는 끊지못할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믿는 것이 인간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부모와 자식이 돈 때문에 '갑을관계' 에 놓이기도 하고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로 만나기도 한다.

부모는 재산을 담보로 하여 효를 요구하고, 자식은 대가를 바라면서 효를 행하는 효도계약서가 등장을 한 시대이다. 최근 대법원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부양료 청구 및 부양의무자 지정, 변경, 취소 청구 사건은 한해 200~300건씩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들 보기에도 민망한 것 같아서, 차마 법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가슴앓이하는 부모들이 적잖은 것 까지도 감안을 하면, 실제로는 부모와 자식간에 법적인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소지를 다분하게 가진 가정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부모가 재산을 앞서 자식에게 물려주었음에도 부모를 돌보지 않으려는 자식에 대한 다툼과 갈등이다.

한 세대전만 해도, 이런 문제에 대한 법적인 다툼이라는 것은, 한국사회의 도덕적인 규범상으로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도 않은 사건들이었다. 인륜지대사이자 생활도덕의 영역에 머물러있던 효도의 문제가 어쩌다 법의 영역으로까지 들어오게 된 것일까. 물론 그 원인이야 전문가들이 당연하게 설명하기를, 사회구조의 변화와 가정에 대한 문화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핵가족화와 1인가구의 증가등으로 인한 세태의 변화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핵가족화와 산업사회의 고도화로 인한 가족간의 친밀감 감소라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기만 할까? 이 원인을 더 깊게 파고 들어가보면, 과연 효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정확하고도 올바른 해법을 내려줄 수 있는 자가 있기는 하였는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부모가 되어서 자식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기르는 것은, 진정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자녀사랑인지를 개념있게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 것도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일명 효라는 것을 이해하기를, 늙어서 거동이 불편하면 생활비 드리고 건강약품 챙겨드리고 아픈 팔다리 주물러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적인 효의 개념이었지만, 과연 사회가 고도화 발전이 이루어질수록에 이러한 과거시대에 팽배하던 효도의 관념이 진정 합당한 것일까는 의문이다.

진정 올바른 효도라는 것은, 연로하신 부모를 물질적으로 챙겨드리는 것도 필요한 것이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식이 올바른 사회인으로서 성장하여 공익적인 차원에서의 일을 열심히 잘 하고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에 이것이 진정으로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고, 부모에게서 받았던 깊은 사랑을 널리 확장시켜서 더 크게 되갚은 것이 올바른 효도의 우선적 개념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과거시대의 먹고 사는 것에만 끄달려서 생존문제를 고민하던 시대까지의 문화적 가치관을 지금의 시대에까지도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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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역으로는 올바른 자식사랑과 양육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기때부터 기저귀 채워주고, 학교 교육시켜주고, 용돈 주고, 입히고 먹여서 키워주는 것이 자식사랑이자 양육이라고 하지만, 더 크게 생각해보면, 자식이 올바르게 성장하여 자기 스스로 사회에서 적응하면서 살아나갈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고도 올바른 자녀양육법이고, 또한 그 안에는 올바른 인격적인 습성과 사회적 덕목을 가질 수 있도록 훈육하는 것이 필요하며 물질적인 도움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녀가 존경할 수 있는 품위있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고도 중요한 것이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을 오히려 망각하고 오로지 물질적으로만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것에만 매진하는 부모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장성한 자녀들한테 부모님을 존경하고 잘 따르라고 하는 것도, 실질적으로 부모가 그만한 존경심을 느끼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 보아야 하는 문제인 것이지, 과거시대처럼 무작정 덮어놓고 부모님이니까 싫으나 좋으나 말씀 잘 듣고 존경하도록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과거시대에서나 적용되어질 수 있는 억지스러운 도덕률일 뿐이다.

이러한 자녀사랑의 관념과 양육법 역시도, 과거시대의 먹고 사는 현실적인 문제에만 집착하면서 살던 시대의 사고방식에 젖어있던 관습에서 기인한 가치관이었을 뿐, 고도화된 지성적 사회에서는 당연히 그러한 과거시대의 자녀사랑과 양육법에 대한 설명들이 이제는 먹혀들기 어려운 것이겠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부모와 자식간에도 재산 분쟁 때문에 효도계약서를 작성하고 법적으로 다투는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해명하기를, 사회가 변화되어지면서 친밀감이 없어지고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암울한 사회현상이라는 식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맞는 올바른 가족관례와 도덕적 규범, 그리고 효도의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올바르고 새로운 정의와 자식사랑과 양육의 방법이 어떻게 변화되어져야 하는지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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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제도도 그렇구 상속제도도 손좀 봐야되지않을가...우리나라는 유류분이라는것도 있구...혈연이라는 이유로, 직계라는이유만으로 상속을 당연시 여기는것도 좀 바뀌어야하지않을가 합니다.

시대가 저렇게 변함에 따라 저도 노후준비를 스스로 해야 할텐데 과연 그게 가능할런지 모르겠어요~

말씀 하신것처럼 자식사랑과 양육방법에 변화가 좀 있어야할거 같아요
저도 자식가진 입장에서 그부분에 대해서 좀 고민이 되네요.

저도 오늘 네이버 기사로 읽었는데 변화가 점점
씁쓸해지는 것 같아요..
서로 물질적으로 과한 바람을 갖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머든 과하면 지나치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씁쓸한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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