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회개자판기라고?

in #christianity5 years ago

자판기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참 신기했다. 파는 사람이 없어도 동전만 넣고 원하는 품목만 누르면 상품이 자동적으로 떨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24시간 원하는 상품을 언제나 구입할 수 있다. 지폐를 넣으면 거스름돈이 계산되어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자판기의 품목도 커피나 음료수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어, 미래에는 판매원 없이 자판기만 놓인 무인 편의점이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동전만 넣으면 원하는 상품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자판기가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도 등장했다. 회개자판기이다. 하나님께 회개하기만 하면 무조건 용서해주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세월호 사건으로 쑥 들어간 구원파에서는 살인한 사람이라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근거로서, 하나님이 한번 택하신 자녀는 끝까지 버리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 중심에 회개자판기 교리가 들어있음은 물론이다. 어떤 자녀라도 하나님 앞에 회개만 하면 용서해주신다는 뜻이다. 그래서 많은 크리스천들이 죄에 대해 무관심하다. 이미 구원을 얻을만한 믿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회개만 하면 깨끗하게 용서해준다는 개념이 머리에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말하자면 하나님은 항상 용서할 준비를 하시고 우리의 회개를 학수고대하시며 기다리시고 있다는 뜻인 셈이다. 그래서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성경의 근거를 들어보자.

우리가 그에게서 듣고 너희에게 전하는 소식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둠이 조금도 없으시다는 것이니라 만일 우리가 하나님과 사귐이 있다 하고 어둠에 행하면 거짓말을 하고 진리를 행하지 아니함이거니와 그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요일1:5~10)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서 회개자판기의 근거로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경말씀이 바로 위의 구절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라는 구절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용서함을 얻는 근거로 들이대고 있다. 그래서 성추행을 습관적으로 하는 어떤 목사도, 이 성경구절을 근거로 자신의 천국행을 의심치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나님은 우리가 죄를 고백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용서해주시는 분이신가? 그렇다면 죄에 대해 어깨를 찍어 누르는 부담을 내려놓아도 될 것이다. 죄를 지었다고 할지라도 언제나 용서해주시는 분이신데, 힘들게 죄와 피터지게 싸울 필요가 무에 있겠는가? 그냥 손쉽게 죄를 짓고 회개만 하면 되는 데 말이다. 그러나 위의 구절에서 당신이 간과하는 게 있다.

그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7)

당신이 습관적으로 죄를 지으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얼굴로 죄를 용서해달라고만 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자판기처럼 당신의 죄를 용서해주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용서해주시는 회개에는 조건이 붙어있다. 우리가 빛 가운데 행해야 한다. 빛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빛은 곧 하나님을 말한다. 즉 하나님 안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하나님 안에 붙어 있으려는 노력이 없으면서 입으로만 하는 형식적인 회개는 하나님이 듣지 않는다. 죄와 싸우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달콤한 죄를 즐기면서 죄책감이 들면 형식적인 회개로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행위는 하나님 앞에 가증스럽고 뻔뻔한 행위일 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네 교회에서는 빛 가운데 행하면서 성령과 깊고 친밀한 교제를 하려고 할 생각이 없이, 형식적인 회개행위만 앞세워 하나님은 회개자판기로 만들고 있다.

물론 자신들은 아니라고 항변할 게 뻔하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있다고? 그런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간 지은 죄를 용서해주시고 깨끗하게 잊으셨다면, 성령의 은혜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기도가 즉각 응답되고 성령의 열매가 풍성하게 맺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고단하고 팍팍한 삶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주리고 메마른 영혼도 여전하다. 이처럼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죄가 깨끗이 용서함 받았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많은 이들이 죄에 대해서 무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죄란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성품과 생각, 말과 행위를 총망라하고 있다. 타락한 옛사람의 죄성을 지닌 사람은 탐욕과 방탕을 추구하며, 악한 영들은 죄의 덫을 놓고 불행에 빠뜨려서 생명과 영혼을 사냥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죄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우리는 어찌 할 수 없는 죄인이다. 그래서 죄와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 죄와 싸워 이기려면, 예수님이 주기도문에서 말씀하신 대로 시험에 들지 말게 기도해야 한다. 즉 성령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죄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그게 바로 성령과 깊고 친밀한 교제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을 덧입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죄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죄와 싸울 생각도 없고, 성령과 깊고 친밀하게 사귀는 영적 습관이 없다면 빛이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언감생심이다. 그런데도 입으로만 형식적으로 회개하는 기도를 하면 용서해주신다고? 지나가던 개가 배꼽을 잡고 웃을 일이다. 성령께서 깨달음을 주셔야 진심으로 회개기도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성령과 깊고 친밀하게 교제하는 영적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죄를 고백할 때 용서함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서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형식적인 회개기도를 방패삼아 구원을 바겐세일하고 있다. 아쉽고 답답한 일이다. 이들이 가게 될 영혼의 미래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머지않아 지옥의 불 가운데 앉아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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