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이 만드는 투명한 사회 - 믿고 먹을 수 있는 식음료

in #coinkore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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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 Column


  10년 전, 유기농 제품 중 88%가 가짜라는 뉴스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건강한 음식만 골라 구매하시는 저희 어머니가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등 화학첨가물 없이 재배된 건강제품이라 해서 정성스레 골라 오시던 제품이었는데..! 게다가 당시 유기식품은 일반 가공식품보다 세 배 (2.82배) 가까운 가격에 팔렸다고 합니다. 돈도 돈이지만 저희 가족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이 품질을 알지 못할 식품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전문가는 해당 업체들이 “정부 공식 인증 절차의 약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유기가공식품을 사먹고 있으면서도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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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먹거리와 유기농 식품 시장의 성황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매년 세계인구 10명 중 1명이 식중독으로 병을 앓고, 그중 무려 42만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음식 외에도 가공식품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유기농 식품을 찾게 되었습니다. 1978년 설립되어 유기농 시장의 최고 유통업체가 된 미국의 Whole Foods Market이 작년 아마존에 137억달러 (약 15조 5338억 원)에 인수되면서 자연제품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증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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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가정에서도 유기농 식품은 큰 인기입니다. 업계 1위인 초록마을은 현재 480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2013년 1,380억원이던 매출을 작년까지 2,300억원으로 66% 끌어 올렸습니다. 그 외 풀무원의 올가홀푸드, 조합형 매장인 아이쿱생협 등이 포진한 국내 유기농 시장은 2025년까지 약 2조 4,500억 시장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만 줄고 있는 유기농 생산과 ‘농피아’

  유기농 제품의 유통이 활발해지는 반면, 이상하게도 국내에서는 유기농경지 면적이 줄고 출하량도 2013~2015년 사이 매년 12~17% 감소하는 등 주목할 만한 하락세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 이유로는 살충제 계란 파동을 초래한 부실인증과 그에 따른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꼽히는데, 특히 살충제 문제가 많던 농가 중 68%는 ‘농피아’ (농축산 분야 공무원+마피아)가 연루되어 있어 관리감독의 부패 문제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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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추적을 통한 유통과정 투명성 향상?

  이러한 문제는 품질좋은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게도 골칫거리입니다. 우리 식탁에 건강한 음식을 올리고 싶어하는 많은 가정, 특히 더 비싸게라도 구매하려는 많은 가정이 있기 때문에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던 거죠.
  이미 존재하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HAACP)이나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등의 제도적 접근을 했을 때 높은 인증 비용을 감수할 의지가 있어도, ‘살충제 계란’ 농장 49곳 중 29곳 (59%)가 HAACP 인증을 획득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 결국 인증만을 통해서는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증업체와 정부와 같은 중개인들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신뢰 비용이 늘어나게 됩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유통 혁명 실험

  2016년 미국 월마트는 IBM과 협력을 하여 중국에 블록체인 기반의 돼지고기 유통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월마트에서 납품 업체 관리를 강화하려 했지만 중국의 불량한 위생 상태와 가짜 돼지고기 유통을 극복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시도한 실험인데요, 결과에 따르면 돼지고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단 몇 초 만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존 조사방법으로는 수백여명이 2주 가량 분석해야 내릴 수 있던 결론이니, 굉장한 효율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한 추적 뿐만 아니라 이렇게 데이터가 한 곳에 집약되면서 어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어떤 식품은 안전하고 어떤 식품들은 더 검사가 필요한지 빠르게 구분할 수 있는 등 분석이 훨씬 용이해 집니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사가 꼭 필요로 하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해야하는 대처를 용이하게 만들어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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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 세계자연기금(WWF)의 Pacific Tuna 프로젝트와 인텔의 Sawtooth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멸종위기에 처한 해산물의 유통과정을 추적하여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조업 방식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수산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문제파악 시간 단축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소비자 안전 보장과 신뢰 향상은 물론, 품질을 책임지는 회사의 리스크 감소, 행정 인력 및 관리비용 감소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식탁을 보장하기 위한 과제

  이렇게 좋은 기술이 왜 아직 도입이 안되고 있을까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의하면 유통과정 관계사 전체의 동의, 센서 설치 등을 통한 주요 정보 기록 자동화, 데이터 기록체계 재구성 및 통합, (다국적) 법률 검토, 사이버 보안 등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또한 기업문화 변화와 특히 중개인 제거가 동반되기 때문에 기존 체제 구성원의 반대를 극복해야 하며 가장 핵심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술 도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여러 난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피아’ 등으로 인해 불거진 식품 안전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될 전망은 밝습니다. 2017년 함부르크 국제유통컨퍼런스에서 업계 관계자 15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1) 행정비용 감소 2) 위조제품 식별 3) 유통이력 추적 4) IoT기술 운영 의 4가지 방면에서 블록체인의 기여도가 7점 만점에서 모두 5점 이상을 기록하며 업계의 높은 기대치를 조명했습니다. 그리고 항간에서는 조류 독감, 살충제 계란 파동, 집단 식중독 사건 등의 사건들이 터지며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식품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커진 수요가 신기술 도입을 재촉하지 않을까 하는 필자의 의견도 있습니다.
  “건강식”이나 “유기농”이라는 홍보문구의 가치가 퇴색되고 있는 지금, 신뢰를 되찾아줄 기술이 과연 블록체인이 될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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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중앙일보] 유기농 식품 88%가 가짜
[머니투데이] 믿고 살만한 먹거리… 친환경 유기농 식품 ‘쑥쑥’
[연합뉴스] 부실 인증에 친환경농산물 시장 위축
[JTBC] 부실 친환경 인증 뒤엔 ‘농피아’ 그림자... 총리도 경고
[심품음료신문] 블록체인 기술활용과 이력추적
[한국경제] 월마트, 블록체인으로 ‘유통 혁명’ 실험
[Deloitte] Using blockchain to drive supply chain innovation, 2017
[HICL] Blockchain in Logistics and Supply Chain: Trick or Trea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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