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 VS BTC,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오전엔 잠깐 흥분을 했나봅니다.

들뜨기만 하는 BTC 가격표에서 잠시 눈을 돌려 차분히 가라앉히고 미국 시장을 봅시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이후 버냉키의 돈 뿌리기 전략으로, 분명 경제는 살아난거 같아 보이고 있습니다.

각종지표는 호조를 표하고, 증시는 당장 코스피부터 2500을 넘네 마네 하며 고점을 갈아치우는 중이며, 부동산 가격 또한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고용 지표조차 4.4% 수준으로,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 모자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경제 성장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을 동반합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 소비, 기업 투자, 정부 지출 등 총 수요를 끌어올린다는거죠. 그런데, 이게 없습니다. 분명 지금까지 교과서대로라면 2.5% 정도에 해당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세계 각국 은행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지금까지 근 10년간 아베와 버냉키를 보며 돈을 뿌려 와서, 금리를 슬슬 인상하며 긴축을 시작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지표만 보면 외려 디플레이션이 걱정이 되는겁니다. 인플레이션은 조절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실질적 제로 성장에 가까워 지는 현 세계 경제 상에서 돈을 그만 풀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인플레이션보다 더 통제할 수 없는게 디플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한국처럼 가계 부채가 심한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실질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 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이는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이 증가하며, 부동산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죠?

국가와 은행은 이런 현상을 두려워 합니다. 인플레이션과 달리 급격한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나아지겠다는 희망조차 주지 못한 채 속절없는 파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너무나 크니까요. 그렇다면, 아베노믹스처럼 더 돈을 풀고 더 경기를 부양해야 할까요? 문제는 확신이 서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이 50년 넘게 신봉해 온 실업률-인플레이션의 관계 이론인 필립스 곡선 조차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왜 이렇게 되었냐, 우리는 실질 임금에서 바로 그 답을 찾아야 합니다. 돈은 늘어나는데, 근로자의 소득이 증가하지 않은 것입니다. 소득이 늘지 않으면 가계소비도 적어질 수 밖에 없고,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겠죠.

그렇다면 그렇게 뿌린 수많은 돈이 어디에 갔을까요?

전 그 돈들이 다 허상이라고 봅니다. 빚으로 만들어진거죠. 실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은행 이자와 각종 부채를 메꾸는 데 돌아가고 있습니다. 부가 집중되고 있는거죠. 이는 실질 임금이 늘지 않았다는 현상과도 명쾌하게 들어맞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승하는것 같은 경제지표'자체가 현재의 명목 화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금융 제도가 만든 거대한 허상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네.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오는 것 같은데, 돈이 없어요. 모이질 않습니다. 내가 버는 돈이 진짜 돈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궁극적으로는 명목 화폐가 불안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BTC 등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대안과 투자처를 찾아서 돈이 급격히 빨려들어가게 된겁니다.

왜 2017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BTC가 이렇게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는가? 바로 저는 지금까지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온 돈이 더 이상 자신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 흘러들어온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전쟁이 시작될겁니다. 그 열쇠는 우습게도 트럼프가 쥐고 있습니다.

트럼프 집권과 함께 USD 긴축을 주장하던 스탠리 피셔가 사임했죠. 그러나 트럼프가 흔들릴 경우, 연준의 여론은 급격히 뒤집힐거고 제 2의 피셔나 존 테일러 같은 달러 긴축을 주장하는 사람이 오지 않으리란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연준 기준금리 상승과 달러 긴축의 효과는 우리에게 익숙한 금융위기 시나리오를 낳습니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그리고 국제적 유동성 감소와 더불어 직면한 달러 부족... 양털 깎기 현상이죠. 이와 함께 바젤3 본격화와 더불어 IFRS9 규제가 실행되면 은행들이 자금을 더 조여야 하게 될 것입니다. 자본이 흡수된다는 공포가 나타날 것이며, USD가 미친듯 강해질 것입니다.

바젤 3 : 자기자본비율 (BIS) 8% 이상, 보통주 자본비율 4.5%, 티어 1 자본비율 6% 이상 준수안입니다.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작동되기 시작합니다

BTC는 이때 한번 큰 고비를 겪을 수 있습니다. 반면, 달러의 부양 정책이 이대로 이어질 경우, BTC 역시 흘러나간 돈이 들어오는 구멍이 되어 엄청난 상승을 겪을 것입니다.

결국 모든건 기승전 USD가 되는 것 같은데, 과연 우리에게, 2018년은 어떤 기회를, 어떤 역경을 줄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일일 겁니다.

한국 투자자 모두에게,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기원합니다.

Sort:  

오늘도 좋은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내년이 서브프라임 붕괴로 10년이 도래하는 해가 될거같아
수익금을 일부 현금화 시켜두고 있는데
제가 자금을 예치하고있는 주계좌가 대구은행이라 바질3 협약발동시
준비가 된 상태인지 의문이네요.
물론 대출을 끼고 있는게 없어서 금융권(보험사,카드사,은행)의 대출금 일시상환의 대한 불안감은 없긴한데
몇몇 블로거님의 내용을 보니 몇년전부터 국내 금융사들은 바젤3 발동에 대비해서 자기자본을 일정비율 높이고 있다고 하던데
모든 금융사가 준비가 되지는 않을거 같아서 갑작스레 자금압박을 받으시는 분들이 계시지는 않을까 걱정되네요.
금융권의 위험상황 발생시 잠시 피신해 있을곳이 BTC가 될수있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당장 쓸돈을 옮겨두면 오히려 BTC 가격하락시 필요자금이 줄어들거 같긴합니다. 내년은 이래저래 걱정인 한해가 될거 같습니다.

참 이시대에 살고 있어서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미국 사람들도 이런 얘기를 합니다. 옛날에는 가난했어도 아빠 혼자만 일하면 집도 살 수 있고 주말에는 바베큐 해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맞벌이를 해도 빠듯하다. 뭐가 잘못된 것인가.
뭔가가 잘 못되도 한참 잘 못 되었지요.. BTC가 이렇게 급등하는 것은 뭔지 몰라도 혁명을 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이 된 것이 아닐까요. 그러게 생각해봅니다.

제가 예상한 2018년의 시장하고 비슷해서 놀랐네요.

통찰력 있는글 감사합니다.

한가지 제 생각을 얘기해보자면, 2013년 버냉키의 테이퍼링 발언 이후, 자산 시장 폭락 및 금 급등이 일어났을 당시의 상황으로 추론해보면,

이번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줄수 있는 다음주 FOMC 회의 (금리인상 가능성 매우높음)를 기점으로 BTC가 큰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네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혹은 불환화폐의 대체재로써의 역할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신중히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noctisk님께서는 이런 제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네 동감합니다. 연준 움직임과 더불어 눈여겨 볼것이 참 많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Congratulations @noctisk!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total payout received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received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By upvoting this notification, you can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how here!

잘읽었습니다. 요즘 필립스곡선이 과거와 달리 설득력이 적죠.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fiat vs crypto.c의 대결이 본격화되겠군요^^

Congratulations @noctisk, this post is the eighth most rewarded post (based on pending payouts) in the last 12 hours written by a Newbie account holder (accounts that hold between 0.01 and 0.1 Mega Vests). The total number of posts by newbie account holders during this period was 2400 and the total pending payments to posts in this category was $973.32. To see the full list of highest paid posts across all accounts categories, click here.

If you do not wish to receive these messages in future, please reply stop to this comment.

매번 정독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좋은 글 읽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35
TRX 0.12
JST 0.040
BTC 70601.11
ETH 3576.21
USDT 1.00
SBD 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