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맟이꽃 부부steemCreated with Sketch.

in #couple6 years ago

달맞이 꽃 부부



     

     


「낮에는 볼 수 없고 

    밤에만 볼 수 있는 

    숨어서 피는 사랑의 꽃 


“달맞이 꽃” 


세상의 꽃들은 

해가지면 꽃이 진다 

그러나 

당신과 나는 

햇살 따사로운 한낮엔 

꽃이 지고 

황혼이 휜돛을 다는 밤이면 

꽃이 피어 

밤 같은 사랑을 한다 

애정이 가득한 별을 꺼내어 

서로의 그늘을 감싸주고 

그늘 속에 지친 

서로에게 

미소를 짓게 하면서.... 」



     

15년 전 아내를 만나 

두 딸을 두고 행복한 사랑을 했지만 

신경성 척추 척만 증이라는 병이 찾아와 

누워서 아내를 바라본 지 7년이 되다 보니 

병원이 집이 되어버렸습니다 


낮에는 아내 혼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직장을 나가야 했고 

두 딸을 키우느라 밤이 되어서야 

남편이 있는 병원으로 올 수 있답니다    

늦은 밤 병원에 온 아내가 

잠들어 있는 남편의 왼손에다 엄지로 


꼭(사) 꼭(랑) 꼭(해). 

세 번을 눌러 남편을 깨웁니다 


남편은 아내의 손에 

천천히 꼭(나) 꼭(두) 

두 번을 눌러 화답을 합니다 

     

남편에게 주기 위해 만들어온 음식을 

하나하나 먹여주며 정성을 보입니다 

식사가 끝나면 팔다리를 주무르며 

소화를 시켜줍니다 

면도도 해주고 손톱을 깎아주며 

가난하지만 참 행복하고 

애틋한 달맞이 사랑을 하는 두 사람 

아내의 손길에 행복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일과 가정일로 힘들기도 하것만 

잘 버티고 .....

잘살아줘서 ....

그저 고맙기만 하다는 남편 

두 사람의 달달한 시간은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점점 굳어가는 몸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손가락 

한 글자... 한 글자 ....

아내에게 보낼 편지를 씁니다 

아내가 돌아간 늦은 밤까지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적기 위해 석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한 손이라도 움직여 이렇게 아내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말합니다 

     

“늘 웃는 모습으로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픔으로 흐르는 그 눈물을 

닦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와 아이들 곁에서 

살아준 당신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

라고 써 내려간 남편의 편지는

가슴 어디쯤  나직하게 배어있을 눈물 같아보입니다 

     

집에 돌아온 아내는 

잠들어 있는 아이들들 내려다봅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들을 보며 

심장 가득 고인 눈물을 뒤로하고 

또 오늘 엄마는 다시 힘을 내어봅니다 



     

먼산에 걸려 뜨거운 숨을 

헐떡이는 해와 노을을 보며 

집에서 직장 

직장에서 집 

집에서 병원 

병원에서 다시 집으로    

매일 반복되는 길을 오고 가면서 

석 달 전부턴 버스비를 아껴가며 

그 먼길을 걸어야 했던 이유는 

다가 올 남편의 생일 선물 때문입니다 

왼손가락으로 

그 작은 핸드폰을 두드려 

바깥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하는 남편에게 

좀 더 큰 템플릿 pc를 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막막한 바람으로 시작하는 아내의 

직장으로 전화가 옵니다 

남편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가슴 졸이며 눈물을 앞세우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산소마스크에 의지한 채 

가뿐 숨을 몰아쉬는 남편 

위기를 넘겨 겨우 의식을 찾은 남편은 

실눈을 감았다 뜨며 아내를 안심시킵니다 

괜찮다고... 

별일 없을 거라고... 

꿈 한 점 틀어낼 수 없는 눈으로 

말하는 남편을 보니 

외눈으로 보는 세상 속에 감춰진 

아내의 눈물은 다시 흐르고 맙니다 

그날 밤 아내는

병원 복도 긴 의자에서 

눈물을 이불 삼아  쪽잠을 자야만 했습니다 

가난한 마음에 앉은뱅이 햇살 한 줌이라도 

비쳐주기를 기도하면서 말이죠 

     

  


오늘은 아빠의 생일입니다 

온 가족이 병원에 다모였습니다 

기념사진도 찍고 같이 노래도 불러봅니다 

아빠는 아이들을 보면 

칼로 베인 듯 가슴 한 편이 아려옵니다 

직접 땀 흘려 번 돈으로

아이들 맛있는 것도 사주고, 

놀이공원에도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아빠에게 없으랴. 

그러나 지금, 

딱딱하게 굳은 몸에 갇힌 

아빠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병실 천장뿐, 

더 많이 안아줄 걸.. 

더 많이 놀아줄걸... 

태양이 쓰러진 밤에도 

다시 떠오르고 싶은 아빠의 마음은 

수백 장의 종이 밑에 

숨어 보이지 않는 사랑보다 

이제는 더 많이 보여주며 사랑하겠다며 다짐해봅니다 

     

     

     


「가을이 지나간 자리 

    당신의 사랑이 보입니다 

사랑한 후에 아픔은 

각자의 몫이 되지 않기를 

이 밤 빌어봅니다 

물감 한 방울 번지듯 

가슴 시린 당신을 내 맘 속에 들여놓고 

가녀린 손 따뜻하게 잡아주며 

포근한 웃음을 건네주며 

사랑해주질 못해서 늘 미안했습니다 


이젠 하나둘 

희끗한 새치머리에 

주름 앉은 얼굴이 되었지만 

긴 그리움이 주고 간 이가을에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늘 웃는 모습으로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픔으로 흐르는 그 눈물을 

닦아 주지 못해 미안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와 아이들 곁에서

행복을 준 당신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마주 보며 간직했던 숱한 얘기를 담은 

남편의 편지를 읽는 아내의 눈에선 

눈물이 멈춰지지 않습니다


“제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 아픈 몸으로.... 

그 불편한 몸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밤새워 앓고 나온 아침처럼 

             힘들었을 남편을 생각하니.......

달맞이 부부의 계절 없이 피는 사랑은 

평생토록 익어가는 열매처럼

참 단단해 보입니다 

     

     

“당신 힘든 만큼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 “ 

     

“아냐 

당신 마음으로 안아주고 있잖아 “ 

     

“당신이 누워서 

내 얘기만 들어줘도 난 충분하니까...” 

     

“여보 ,,, 미안해.. “ 

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말합니다 

     


미안해 말고 

             사랑해.... 

                           라고 말해달라고......





출처「네이버 노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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