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진 자들이 갈망했던 그 세상은 어디에 있으리오 ....
오칠구: 바람이 걱정이오.
문풍세: 파도가 달려들면 뱃머리를 앞으로 들이대서 깊이 숙이고 조아려야 하오. 그래야 배가 뒤집히질 않소. ....... 김훈, 흑산 中에서.
- 2001년 3월 말의 어느 휴일에 용산에 갔었고 4월부터 용산으로 출근했었다. 그리곤 한없이 바쁜 날들이 이어졌다. 2004년 어느 봄 날에 문득 한강대교 북단 서편으로 기와를 얹은 범상치 않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뒤에 이른 점심을 먹고 걸어서 가보았다.
"沙南基, 새남터는 한국교회 역사상 순교한 성직자 14분 중 11분이 순교하였으며 이 11분 중 8분과 교회의 지도급 평신자 3분이 성인품에 오른 한국의 대표 순교성지이다. 조선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 최초로 한국에 들어왔던 신부인 중국인 주문모 신부, 최초로 한국에 들어왔던 주교 앵베르 성인, ‘기해일기’ 의 현석문 가를로 성인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9분의 성인유해가 새남터에 모셔져 있다."
..... 새남터 기념성당의 성지 역사.
- 순교자들은 새남터에서 그 생을 마쳤고, 배교자들은 먼 섬에서 그 생을 찾았다. 무엇을 위해서 죽었고, 무엇을 위해서 살았는가! 그리 많은 이들이 죽고 살아도 세태는 아직도 이해가 같으면 싸안고, 다르면 내치는 黨同伐異와 답도 없는 문제를 空理空論에 침몰하여 있다.
흑산이 어디인가, 죽은 자는 허망하고 산 자는 안타까울 뿐이다.
석우촌의 이별 ..... 정약용
쓸쓸한 석우촌
앞에는 세 갈랫길
두 말 서로 희롱하며
저 갈 곳 모르는 듯
한 말은 남으로 가고
또 한 말은 동으로 가야 하네
숙부님들 머리엔 백발이 성성하고
큰 형님 두 뺨엔 눈물이 줄을 잇네
젊은이는 다시 만날 기약이나 한다지만
노인들 앞일을 누가 알리요
조금만 조금만 하는 사이에
해는 이미 서산에 기울어졌네
앞만 보고 가야지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다시 만날 기약이나 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