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ICO에 대한 잡설...

in #dclick5 years ago

오늘은, ICO에 대해서 한번 짚고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ICO의 모습을 보면서 드는 잡생각이 있어서요.

일단...

처음에 ICO라는 것이 등장했을 때, 긴가민가 했습니다. 아니, 사업을 시작하는데 그 사업자금을 투자자들이 아닌 일반인들로 구성된 주주같은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투자자들은 마치 주주와 같은 위치가 된다하니, 이거 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입니다.

사실, 사업을 하려면, 그 시작이 복잡하죠. 사업신청이고 뭐고를 떠나서 일단 돈이 있어야 일을 시작하니까요. 그러니 신규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투자를 받아야 하고, 그 투자자(들)은 대부분 은행이나 (많은 경우 쉽지 않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사업계획에 동감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닷컴이라는 것이 등장할 무렵, 우린 벤쳐 캐피탈이라는 애들을 목격하게 되었죠. 말대로, 리스크가 큰 사업에 투자를 하되, 개인의 입장이 아닌 일종의 투자 전문회사들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애들은 예전부터 있어왔죠. 단지, 정말 크게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였고, 이들의 활약으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큰 회사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존, 구글, 페이팔, 시스코... 등등... 벤쳐 캐피탈이라는 애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런 회사들이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으로 이러한 리스크가 큰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규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규사업에 대한 정확한 그리고 완벽한 이해가 없이는 미래에 투자하기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2010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하죠. 바로 Cloud Funding이라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P2P라는 시스템과 달리 움직일 수 없는 그러한 새로운 개념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서 투자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반인들은 신규사업에도 적은 금액으로 초기투자를 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가능하죠.

하지만, Cloud Funding, P2P라는 것에도 문제가 있죠. 바로 중간에 있는 사람들, 미들맨이라는 사업자들입니다. 즉, 이들이 신규사업자들과 일반투자자들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뭡니까? 바로 미들맨없이 모든 거래를 한다는 것 아닙니까?

ICO의 등장은 따라서 필연적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흐름상 당연히 ICO가 등장해야하는 것이죠.

돈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일정 자격을 지니지 않아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그 사업이 성공하면 그만큼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사정을 아는 일반인들은 정말 뛰어들고 싶으니까요.

아. 저는 지금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려는 것이죠.

하여간...

사람들은 ICO에 참여했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몰입하면서, 주변에 파리도 꼬이고, 광고가 판치고, 대신 투자해준다는 인간들도 나오고,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꼼수 업자들도 나타나고, 난리 난리 쌩쇼가 나타나기 이전....

그래도 괜찮은 ICO가 등장했었고, 이런 ICO를 통해서 좋은 사업체들이 많이 등장했던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벤쳐 캐피탈리스트들이 일정 사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벌 쯤 되면 치고 빠진다.... 뭐 그럴 수 있습니다. 어차피 돈벌자고 하는 짓이었으니까요. 그럼 일반인들도 투자했다가 돈을 벌 때쯤 되면 치고 빠진다.... 또한 그럴 수 있습니다. 해당 신규사업이 정말 성공할지 말지를 떠나서 일반인들의 투자목적은 그 목적에 충실하게 치고 빠진다...이니까요.

허나, 차이가 있습니다.

벤쳐 캐피탈리스트들이 닷컴관련 사업시, '주식'으로 투자에 대한 증명을 받고, 일정기간동안 거래를 금지받을 수도 있으며, 그것으로 주주가 되면서 사업이 크게 성공했을 때, 지속적으로 주주로서 대우를 받는 것과는 달리, ICO 열풍이 불었을 때, 일반인들이 ICO에 참여하고 그것으로 수익을 거두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ICO에 투자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절대 주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최근 SEC의 판단에 따르면, 주주가 될 수 있었다면, 해당 ICO 는 불법이 되어버리는 아주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죠.

그럼, ICO에 투자한 일반인들은 어떻게 했나 보죠. 우리는 (저도 ICO에 투자한 적이 세번 있습니다) 투자를 한 뒤, 거래소에 리스팅이 되면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차액을 챙겼죠.

즉, 사업이 어떻게 성공하는지, 능력 (또는 재능)이 있는 개발자들이 그들이 약속한 성과물을 내놓기 전에, 일단 팔고 차액을 챙깁니다. 이런 방법이 절대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 돈을 버는 방법이 있고,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죠.

문제는, 이게 ICO 전반에 만연해있다는 것입니다. 백서? 그게 뭔가요...? 백숙의 친구인가요....? 백서를 읽으면서 백서를 정말로 이해하면서 해당 사업이 미래의 우리생활을 크게 변화해줄 것이라는 말에 혹하지 않고 투자를 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정말 차가운 머리와 철저한 분석을 하면서 투자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냥, 일단 여기 저기에서 떠들어 주면, 그 떠드는 말에 세뇌되어서 투자하게 됩니다. 내가 안하면, 누가 할 것이냐...내가 그래도 좀 볼줄알지...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2017년과 18년동안 나돌았던 ICO의 상당히 많은 애들은 마치 현재의 팝송과 같은 애들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모든 팝송, K-pop등은 대부분 동일한 비트를 이용하죠. 컴퓨터를 이용하고, 게다가 작곡자, 편곡자들도 거의 동일한 애들입니다. 그냥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악을 만들고 있죠. 2000년에 들어서면서 나온 음악의 대부분은 이런 식이고, 이게 전 세계에 만연한 '노래/음악'시장의 풍조입니다. 실제 드럼을 치는 뛰어난 실력자들의 드럼실력은 구경하기 힘들고, 컴퓨터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베이스의 어려운 기교로 나오는 사운드는 듣기 힘들며, 모든 음은 거의 비슷한 스케일로 진행되고, 모든 가사는 반복에 반복을 하는 Hook이라는 것으로 돌고 돕니다. 예전의 밥딜런이나 퀸과 같은 가사들은 절대 들을 수 없고, 예전의 비틀즈가 40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던 그런 음악은 절대 들을 수 없습니다.

음악산업이나 ICO나 마찬가지였죠. 이놈이 저놈꺼 카피하고, 저놈이 또 다른 놈의 아이디어를 훔쳐오고, 이거 쪼금 바꿔서 자기가 기존 것보다 좀 낫다라고 하고, 마치 컴퓨터로 아이디어를 카피해서 한두가지 추가해서 새로운 사업이라고 ICO를 시작하면, 파리때들이 날개를 비벼서 그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고, 옆집에 아저씨가 예전에 ICO에 참여해서 10배 수익을 거두었다는 말에 나도 하면 똑같이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단은 몇백만원 몇천만원을 꼴아박아두고 그리고 오르기를 기대하면서 세뇌된 일반 투자자들이 많이 뛰어들게 됩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아니, 벤쳐 캐피탈리스트들도 주식이 상장되자마자 털고 나오는 애들이 많고 많은데, 왜 일반 투자자들은 그렇게 욕먹고 쪽박쓰고 그러냐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ICO와 IPO에는 뭔가 큰 차이가 있습니다.

IPO를 하는 회사들 중에서 좋은 회사들은 IPO를 하지 않아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애들입니다. 그렇게 주식을 발행하지 않아도 잘되는 사업을 그냥 유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ICO를 했던 대부분의 신규사업자들은, 말대로 신규사업자들입니다. 사업을 시작도 안했고, 돈이 모이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도 없는 애들이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성과물도 없구요.

최근의 BitMain을 볼까요? 얘네들은 ICO건, IPO건 없어도 살 애들입니다. 그런데, IPO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즉 뭡니까? 사람들은 아무런 성과물도,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그리고 그 사업자들이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그 무엇도 없아 일단 ICO라는 것에 뛰어들고 오르면 돈벌고, 상장하면 바로 팔아서 챙길 생각을 했다는 것이죠. 또한, ICO를 연 신규사업자들은 나름 개발을 하려는 팀들도 많았지만, 그냥 일단 얊은 광고만으로 사업을 하다가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애들도 많았습니다. 사기꾼들도 겉을 보기 좋게 치장해서 등장하고, 유튜브에 나와서 마치 엄청난 전문가인 것 처럼 떠들고....

게다가, IPO를 통해서 주식을 받게 되면, 그 주식을 받은 사람은 주주로써 회사의 일부를 구성하게 되는 것과는 차이나게 ICO를 통해서 토큰을 받아도.... 이거 ..... 뭘 할 수 있는 것이죠? 내가 주주가 되어서 그 프로젝트 회사의 구성원이 되었나요? 아니면, 돈으로 사용이 가능한가요? 유동성이 있긴 한가요? 뭘 믿고 코인 돌리기를 해야하죠? 결국, 뜨거운 감자돌리기나 폭탄돌리기 용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장이 좋으면 돌리다가 돈벌고, 시장이 안좋을 때 받아들었다가는 폭싹 망해버리고...

좋은 취지에서 시작되었던 ICO는 SEC의 철퇴를 맞으면서 ICO를 열었던 많은 회사들은 벌금과 환불에 시달리게 되었고, 환불을 받는다고 한들, 내가 투자했던 그만큼의 투자금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게 되었죠. 왜요? 대부분 투자를 위해 이용했던 것이 이더리움 아니었던가요? 또는 비트코인도 있었군요. 그럼, 이것이 투자했을 때 당시의 가치와 동일한가요? 80%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이더리움으로 돌려받는다고 해봤자, 이미 80% 손해봤네요.

어제 말했던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암호화폐와는 별도로 ICO자체가 이젠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올해에도 ICO가 호황일 것이라고 말하는 인간은 Roger Ver밖에 없더군요. 뭐 이 인간은 제가 별로 신뢰하지 않는 인간이라....게다가, 신규사업자들이 ICO를 열 수 있는 문도 많이 좁아졌구요. 미국이나 중국을 떠나서 열면 될 것 아니냐...하겠죠. 해도 됩니다. 그래서요?

한마디로, 당장 내가 투자한 ICO의 토큰값이 얼마냐에 100%관심을 두고 있는 투자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보는 것은 .... 그냥 그건 꿈입니다.

투자자라고 해서 모두 같은 위치에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회사 설립부터 시작해서 바닥부터 모든 것을 손으로 땀으로 쌓아올린 투자자와 ICO 토큰에 투자하면서 결과가 풍년이어라...를 외치는 투자자들이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두그룹은 서로 달리 취급을 받아야 할 것이고, 회사 발전에 정말로 기여한 투자자들만이 토큰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제가 어제 상위의 몇개 코인을 제외한 나머지쪽은 그냥 신경끄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나마 상위에 있는 애들은 성과물이 실제 없다 하더라도 유동성이라도 확보하기에 그래도 유지가 됩니다만, 성과물도 없고 그냥 여기 저기 휩쓸리다가 온 애들에게 어느 정도의 유동성이 보장이 될까요? 규제기관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은데, 이런 애들에게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작년 8월 이후로, 30위권 밖에 있는 애들은 그냥 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10월이 지나서는 10위나 20위권 밖에 있는 애들은 그냥 안봅니다. 아니, 당장 내 돈이 깎여나가고 있는데, 구제활동이나 자선활동하는 것도 아닌 나의 투자활동을 통해서 돈을 확보한 애들이 개판인데 봐서 뭐하나요?

손해만 보일테니 안보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되지 않을까...합니다.

일단, 신규사업을 하는 애들은 엄청 힘들어질 것 입니다. 투자자들을 발로 뛰어야 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개판은 칠 수가 없겠죠. 그렇게 해서 일단 투자자들을 확보한 뒤, ICO 가 자유롭게 열릴 수 있는 곳에 가서 적당하게 ICO를 열거나, 아니면 각국의 규제당국의 룰에 따라서 엄격한 방식으로 IPO와 같은 방식의 투자를 구하겠죠. 또는 암호화 유가증권을 발행하겠죠. 그리고, 아직은 거래소가 없으니, 투자자들은 지금과 달리 투자하자마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질 것이구요. 한마디로, 사업자들은 빡빡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능력인 개발자들은 더 능력있는 팀에 들어가서 해당 프로젝트를 개발하거나, 아니면 이미 운영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합류해서 더 나은 개발을 할 수도 있을 지도 모릅니다. ICO가 점차 약해진다고 해서 암호화폐나 블럭체인 자체가 허약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어쩌면 더 집중된 개발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하여간...

열씸히 오늘도 잡설을 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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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함에 투자 아닌 투기에 동참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ㅠㅠ

에휴...다들 그런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나도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니...라고 하면서 저도 몇백불 꼴아박았죠. 그런데, 이젠 그런 짓 안해요. 그리고 어차피 2019년도 롤러코스트같은 해가 될테니 별로 지루하지 않을 것이구요 :)

ico도 규제하기전이 좋앗지..감시감독이 붙으면 좋은시절 다간거죠~

ㅎㅎㅎㅎ 그렇죠 뭐. 이젠, 살생부가 나오는 판이니까 더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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