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102]엄마라는 그 존재의 위대함 (Feat. 엄니 생신 축하)

in #dclick6 years ago

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DF05FB34-A2A6-40A8-B4B3-FC28D4A16CDA.jpeg

오늘은 저희 어머니 생신입니다.
생일파티는 한글날, 저만 빼고 온 가족이 모여서 이미 했네요.
저는 여느때처럼 용돈만 입금해 드렸어요.

휴직하고 한동안 집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홀로 서울에 있으면서 가지지 못 했던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요양(?)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무튼 휴직하고 나면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였으니까요.

휴직하고도 마음을 다잡지 못해 집에서도 잠을 잘 자지 못 하다 보니 밤낮이 바뀌고,
출근도 안 하니 당연히 게으른 생활을 했었죠.

그럼에도 크게 잔소리를 하지 않으시던 어머니.
몸이 안 좋다 하니 한의원에 데려가시고,
새언니가 수영이 좋다하니 저에게도 권하시고,
살이 쪄서 우울해 하는 저와 함께 헬스장을 알아보러 다녀 주시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도 지금의 내 모습이 참 한심한데 그걸 지켜보는 어머니는 어떠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있을 땐 눈에 안 보여서 몰랐다지만, 눈 앞에서 제 생활이 뻔히 보이는데.

그 연세의 여느 어머니들이 그러시듯 저희 어머니도 말씀이(간섭? 잔소리?) 없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심하지도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저희 어머니는 늘 그러셨습니다.
4남매 키우랴, 일하시랴, 가정일(아빠) 돌보랴 늘 바빴던 것도 이유였겠지만,
그렇게까지 간섭이나 잔소리를 하시진 않으셨네요.

공부를 하라는 잔소리도 별로 없으셨고.
그럴 형편이 안 되었지만, 제가 중국에 가고 싶다 했을 때도.
대학 졸업하고 한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밤낮이 바뀌어 빈둥거릴 때도.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갑자기 어학연수를 갈 때도.
그리고 지금 휴직을 결정했을 때도.
(물론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요.)

가끔은 어머니가 관심이 없으신가?
또는 나를 너무 믿으시나?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가끔 하시는 말에...

어머니가 걱정을 하신단 걸 알았습니다.
부모니까 당연한 거겠지요?

그런데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어머니가 침묵으로, 그냥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하실때였어요.

저 같았으면...
속상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또 걱정이 되서 계속해서 이런 저런 얘길 하거나 간섭했을 것 같거든요.

눈 앞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
아무 말 않고, 그냥 지켜보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서요.

말로는 안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많은 생각과 걱정을...
그리고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잔소리들이 있을까요?

그래서 새삼 부모라는 게 참 어려운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뚝뚝해서 평소에 말도 잘 안 하시는 아버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대의 경상도 아버지가 대부분 그러시듯, 정말 무뚝뚝하시고, 별다른 말씀이 없으시거든요.

그런데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날, 아직 복직이 결정되지 않았던 그때.
역까지 바래다 주시면서 이러시더군요.
서울 집에서 혼자 있지 말고, 볼일 끝나면 집에 와 있으라고...

표현은 안 하시지만, 서울에 혼자 있는 막내딸이 신경이 쓰이셨나 봅니다.
건강때문에 휴직까지해서 집에 와 있었으니, 썩 마음이 좋지 않으셨겠지요?

당연한 건데도, 저는 몰랐네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지만,
또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있네요.

가족들, 부모님 걱정할까봐 저도 딱히 서울생활이나 직장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얘기하지를 않았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는 조금씩이라도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데, 제가 얘기하지 않으면 가족들은 전혀 모르니까요.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이전에 저 먼저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또 한편으론, 말하지 않으면 “혼자 마음대로 하고픈대로 하고 사는 막내딸”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제가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저희 부모님도 부모는 처음인지라,
부모가 된지 45년이 되어서야 알게 되신 것도,
아직까지 배워가고 계신 듯 해요.

저도 딸은 처음인지라, 아직까지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바쁘단 이유로, 굳이 안해도 안다는 이유로, 전화 한통 안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글 보시고 부모님께 전화 한통씩 넣어 드리세요.

1539196791981.jpg

어머니 생신날, 어머니 생각이였습니다.

ACF6F6C6-779A-4C24-A858-D9EFA838FD39.jpeg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 An Incentivized Ad platform by Proof of Click - 스팀 기반 애드센스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 여러분께 스팀 블록체인 기반 광고 플랫폼 DCLICK을 소개...

logo

이 글은 스팀 기반 광고 플랫폼
dclick 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Sort:  

부모가 되어봐야 엄마 마음을 안다는데... 저는 이것저것 불효만 하는 딸이네요~ ^^ 우리에겐 부모님이란 큰 그늘이 있으니 우리 씩씩하게 잘 이겨내요 카일님!!!~ 화이팅!!! ^^

ㅎㅎㅎ 저도 불효만 하는 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늘이 있을 때 많이 찾아 뵙고 해야지 싶어요.
아자앚!!!

따님이라 그런가 어머니에 대한 생각부터가 남자랑 다르네요.
우리 아들은 부모가 자기를 걱정하는지 조금이라도 느낄지 의문이네요.^^;;
부모님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늘 가슴이 한구석이 먹먹해지네요.

다 때가 있지 않을까요? 느끼는 때가..
아이 때는 아이처럼...커서는 커서...ㅎㅎ
그래서 부모고 자식인가 봅니다. 자식은 절대로(?) 부모 맘을 이해할 수 없고, 부모도 마찬가지..?

생존해 계실때 전화와 얼굴 한번 뵙는것이 효도지요.

이런 저런 이유로 1년에 3~4번 찾아뵐까 말까 였는데 이제 좀 더 자주 찾아 뵈려구요~

엄청 감동적이네요 ㅠㅠ
저희 고모부고 그런 말씀 하시던데
나도 딸가진 부모가 처음이라 배워갔고,
이제는 자식을 낳은 부모의 부모가 처음이라 계속 배워간다고 ㅠ

저도 이제야 애를 낳고 키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ㅠ
그래서 가끔 쌀쌀맞게 대하는 제 모습을 반성하지요 ㅠㅠ

마음은 있지만, 막상 매일같이 얼굴 보는 사이면 또 맘 같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은 듯 해요.
저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애틋함도 더해지는 듯 합니다.
막상 함께 있을 땐...무뚝뚝했던 듯요

앗 울 엄마한테 바로 전화 드려야 겠는데요 ^^

바로 전화 하셨나요?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하세요~^^

생신축하드려요 ^^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생신 축하~~ 축하~^^ ㅎㅎ
글쎄!! 어머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카일이 긴 삶에 잠시 쉬어감을 알고 계셨기에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또 함께 해주시지 않았을까 싶네!
카일을 믿으니까^^
나이 70이 되어도 부모눈엔 아이처럼 느껴진다고 하잖아!
안그런척 하셔도 세상 모든 부모는 자식 걱정!!

ㅎㅎㅎ 감사해요~~
오라버니 말씀이 맞는 듯요~
제가 가만히 계속 쉴게 아닌 걸 아셨으니 그러셨겠죠?
그런 의미에서 오라버니도 친가에 자주 자주 찾아 뵈세요~
다쳐서 가지 말공~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지만, 우리 부모님이 도대체 어떻게 우리들을 키웠을까 라고 생각 해보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 뿐입니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아이가 생기고...
여기까지는 보통 사람들이 다 하는데, 문제는 부모가 되기는 했지만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은 어렵네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지, 아버지가 되고 난 뒤부터는 가끔 아버지 그늘이 그립습니다.

카일님도 살아계시는 부모님 잘 해드리세요. ^^

부모될 자격이란 것도 없지만.
또 부모되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 합니다.
부모님 세대랑 저희 세대랑은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든 대단하다는 생각은 늘 듭니다..
나이가 조금씩 먹으니...나중 일이 생각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잘 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력 중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저희 어머니랑 생신이 똑같은 날이시네요. 저도 지난주말에 고향을 다녀왔고, 오늘 아침엔 전화만 드렸네요. 말씀 잘보고 갑니다.

앗! 그러신가요? 우와~ 저희 어머닌 음력~

Coin Marketplace

STEEM 0.31
TRX 0.11
JST 0.034
BTC 64060.81
ETH 3129.62
USDT 1.00
SBD 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