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손님

in #dclick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주노입니다.

몇일전의 일입니다.
학교를 다녀온 딸아이가 뒷뜰로 난 유리문 앞에 코를 박듯 써서
목소리를 죽이고 엄마 아빠 빨리 와보라며 다급히 부릅니다.
뭔가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 튕기 듯 일어나 가 보니
노르스름 한 털을 갖은 여우인 듯한 동물이 발코니(덱)에 올라와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 뒷뜰이 자연보호지역과 연결되어 있다보니
가끔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몇년전에도 집 현관 앞에 어린여우가 찾아 왔던 신기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래는 그때 찍은 실제 여우사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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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찾아 온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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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 크지 않은 어린 여우 같았습니다.

남편과 저 그리고 아이까지 셋이 "뭐지?"하며 정체를 파악하다 보니
여우와 아주 흡사한 모양의 고양이였습니다.
제가 사는 곳엔 강아지나 고양이가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뭔가 도움이 필요한 냥이 같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였습니다.

조심스레 요리조리 살펴 보니 목에 밴드가 있고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친근하게 구는 모습이 누군가 키우던 아이인데
왜 저희집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혹 몇일을 굶주렸을지도 모르니
빨리 저희 두 냥이들을 지하실과 침실로 각각 가두어 놓고
(둘째 냥이가 아직 이마에 상처 치료중이라 혹시 장난치다 다치지 않게 분리)
저희 냥이들이 먹는 캔을 따고 물도 옆에 놔 주니 다가와 먹습니다.

깜찍한 손님의 갑작스런 방문에 서둘러 조치를 취하느라
사진 찍을 생각조차 못하고
하필 선약이 있는 날이라 서둘러 나가야 했습니다.

차를 타고 약속장소로 이동 중 딸아이의 전화를 받은 남편이
"폴리스? " No.No. Don't call the police!"라고 외치기에 들어 보니
그 여우 닮은 고양이에게 저희 고양이를 보야줬더니
너무 크고 무서운 소리로 하악질을 한다고
아무래도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될 것 같다기에
경찰이 고양이를 뺏어 동물보호소에 보낼 수 있으니
절대 경찰에 전화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어야 했습니다.^^

한국으론 고2짜리 딸아이의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저도 철없던 신혼시절 칼에 손가락을 베고 혼자 너무 무서워
(고기도 아니고 김치 썰다가^^;)
911에 엠브란스를 불러야 되는 것 아닌가... 했던 기억이 떠 올라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남편과 깔깔 웃었습니다.

서둘러 볼일을 마치고 저녁나절 집으로 돌아가니
그사이 딸아이와 장난도 치고 무릎에 앉아 애교도 부리고 너무 예쁜데
한번도 발톱을 안 깎은 듯 너무 날카로와
조심히 노는 모습을 구경하며 그제야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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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 나이는 6개월 전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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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매력있는 외모를 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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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는 저를 쫒아와 장난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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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닮은 듯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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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침실 문을 사이로 안에 있는 저희 작은 냥이와 서로 냄새를 맡으며
탐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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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호기심을 부렸냐는 듯 바로 잠들어 버렸습니다.
아직 한창 잠 많은 아기 냥이의 습성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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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손을 올리고 잠든 모습이 정말 예뻣습니다~^^

목띠가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이 있을 것 같고
혹 주인이 애타게 찾을 수 있기에
저녁시간에도 문을 연 동물병원을 찾아 전화 후 이동 케이지에 넣어
움직이는 차가 무서워 야옹이는 걸 달래가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상황을 들은 간호사가 혹 이 아이 몸에 있을 지 모를 칩검사를 하니
다행이도 칩이 있었고 주인의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의 정보는 프라이버시라 저희에게 알려 줄 수 없고
저희는 그곳에 그 냥이를 맡기는 것까지가 다라고 하더군요.

검사후 이미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잠든 냥이를 깨우기가 안쓰럽고
또한번 낯선 환경에 무서워 할까 그냥 케이지째로 두고 가겠다고 하고
만약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으면
절대 동물보호소나 유기묘보호소로 보내지 말라고
꼭! 우리에게 연락을 해 달라 신신 당부를 하고 차로 향해가다 보니
아무래도 너무 서운해서 결국 다시 되돌아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간호사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여달라 청하니
흔쾌히 병원의 내실로 들어 오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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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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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또 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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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안녕~ 하고 문이 닫혔습니다.
주인을 찾아주느라 병원을 이용했기에 병원비는 없다 합니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솔직한 맘으로 서운했습니다.
주인을 못찾으면 예방접종을 하고 발톱도 잘라 달라해서
집으로 데려 올 들뜬 맘도 한켠에 있었거든요.^^

이 아이의 주인도 다시는 냥이를 잃어 버리는 일이 없길 바라지만
한번 저희 집을 찾아 왔던 손님이기에
혹 또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손님 맞이의 기대감도 있습니다.
그럼 저흰 또 병원으로 데려 가야겠지요^^

좋은 일이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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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하시네요.
그냥 내쫓거나 지나치지 않으시고 주인 찾아주시려 애쓰시다니. 주인이 엄청 고마워하겠어요.

주인은 저희가 누군지 몰라요. 프라이버시라 서로의 정보는 모르죠.
주인이 담날 찾아갔다고 확인했어요.^^

첫번째 사진과 너무 다른데요.
여우가 고양이로 변신한것 같아여.

죄송~첫 두 사진은 몇년전 저희 집을 찾아 온 실제 여우사진이예요.
여우가 고양이로 변신 아닙니다 ㅎㅎㅎ

네.
우리나라 야생여우가 살아있군요.

앗! 우리나라가 아니고 미국쪽^^

애교가 많고 사람손을 무서워 하지 않는걸 보니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아마도 그럴것 같아요.
그리고도 냥이 성격이 좀 밝고 장난꾸러기 같아 보였어요.

귀한 손님이 오셨다 갔군요.
품위있게 생긴 아기 냥이가 어쩌다 집을 나왔을까요.
칩이 있어 다행인거죠? ㅎㅎㅎㅎㅎ
(많이 맘에 드셔서 좀 서운하신듯.)

맞아요....ㅠㅠ
주인이 아직 찾으러 오지도 않았는데 그곳에 달랑 냥이만 두고 가야하니
어찌나 안쓰럽고 서운하던지...
좀 개구장이라 우리 냥이들하곤 다른 기질인데... 이쁘잖아요ㅎㅎㅎ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따님에 순진한 말에 아들녀석 생각이 잠시
났습니다. 순진하고 선한 자녀는 대부분 엄마에
영향입니다. 저희집을 보니 그렇더군요.

디클릭은 꾹 누루고 갑니다^^

카카님은 선하지 않으세요? 왜 엄마만? ㅎㅎㅎ
현재 아들관 떨어져 사시나요?
그럼 보고싶으실 듯...
디클릭은...같이 참여를 해야 하지 않나 싶어 해 봤어요. 땡큐~

네 아들과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 선한모습을 보며 와이프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니 엄마영향이 크다 생각합니다

저요!! 물론 선한데요... 요즘 점점 못되게
변하는것 같아 걱정을 하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변하지 마세요......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나를 나쁘게 변하게 할 만큼
중요한 가치는 없는 듯...

따뜻한분.....
네 변명거리는 많지만...

차카게 삽시다.
-음주댓글 카카

야생여우을 직접보셨군요. 야생여우가 있군요.

어느 겨울엔 늑대 울음 소리도 멀리서 들렸어요.
여우는 집 뒷뜰 먼 발치에서 먹이를 잡듯 깡총 뛰고 노는 걸 봤는데
현관앞까지 온 건 처음이고 그 뒤엔 못 봤지만
이곳 여러 골프장 자주 보입니다. 코요테도요.^^

자연보호지역과 연결된 뒷뜰이라 이렇게 야생 여우도 찾아오는군요!!
동물원 같은곳 갈 필요가 없겠는데요^^
아이고~ 김치썰다 손가락을? 또 911은 뭔가요? ㅋㅋㅋㅋㅋㅋ

네 야생동물들을 제법 볼 기회가 있어요.
올여름엔 휴가처 숙소에서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곰도 봤답니다.
손가락은 ㅎㅎㅎㅎㅎ 저도 지나고 보니 좀 민망한데
그땐 혼자 집에 있다가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ㅎㅎㅎㅎ
제가 피를 보는 걸 좀 무서워 해설랑... 그래도 이젠 주사도 잘 맞아요^^

여우가 되게 말랐네요;;;
종종 자신의 집 앞에 찾아온 동물 소식을 뉴스로 접하곤 했는데...
이렇게 스티미언 중에서도 실제 사례로 만나보게 되다니!!^^

그렇죠?! 여우가 좀 말라 보이죠?! ㅜㅜ
저희도 그때 먹을 것을 줘 볼까 생각을 했는데
현관문을 열면 놀라 도망칠 것 같고
또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자꾸 찾아 오니 삼가해야 된다 해요.
저흰 냥이들이 있어 혹 다칠 수가 있으니 먹이 주고 싶은 걸 참았어요.

저 냥이 녀석 적응력 하나는 타고 났네요
병원가서도 저리 잘 있는것이 여유가
넘쳐나요.^^

잠깐 반짝 개구장이처럼 놀다가 금방 졸고.
아직 아기라 순진무구하더라고요.
철이 완전들면 낯선 장소, 낯선 사람보고 "나 죽는다고~~~" ㅎㅎㅎ

냥이가 주인에게 잘 돌아갔겠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에 제가 행복해지는 기분이예요^-^
사랑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저희에게 전화가 안온걸 보면 주인이 찾아 간 듯 해요.
그래도 내일은 병원에 확인 전화를 해 보려고요.
감사해요 둘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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