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f’ essay] 나는 잘 버리는 사람이다.

in #essa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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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버리는 사람이다.
뭐든 쌓여있는 꼴을 못 본다.
책도 줘버리고
옷도 줘버리고
수집의 취미는 절대 갖지 못한다.
향수도,
LP와 CD도
줘 버리거나 헐값에 팔아 버리거나.
뭐든 버리기 힘들어하는 사람들 대신 버려주기 해주는 일이 있다면 잘 할 텐데.



수집광들의 진열장이나
자신만의 서재를 보면서
뿌듯해하는 그들의 열정은 존중하지만
부럽다는 생각보다 깝깝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도록 아무것도 소유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이유로 나의 물건 중에는 비싼 것이 거의 없다.
버려도 좋은 것들뿐이다.




나의 향기들을
팔아버리려 내놓고
아무 감정의 동요가 없어
쫌 미안한 맘에
녀석들의 사진은 남긴다
참 잡스런 취향
일관성이라곤 없군
요샌 향수도
거의 쓰지 않지만
몸하나 감당하기도
힘겨워
뭔가를 컬렉트하는 것도
귀찮아져 모든걸 버리거나
팔아치우고 있는 요즘
언제든 훌쩍 떠날수 있게
아무 것도 남기지 말기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기
앞으로는 더더욱




향수를 버리며 ...




그런 내가 고민 없이 버린 것 중에 후회되는 것이 있다.

33세가 되던 해,
내게 독이 되는 존재를 버렸고
내게 병이 되는 습관을 버리면서

메모장과 다이어리,
그리고 받은 편지들을 싹 태워 버렸다.
그것들을 버리고도 후회 따윈 없었는데
블로그라는 것을 하고 나니
아쉽다.
그것들이 있다면 보다 풍성한 블로그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싶어.

그러나
좋은 문장 중 얼마간은 나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고
편지 중의 몇 마디는 나의 가슴에 남아 있으니
후회는 말자.
후회 같은 건 잘 버리는 나란 인간에겐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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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플라스틱 황소펜던트와 나의 잘록한 허리는 잃어버렸다.







written, photographed by @madamf MadamFlaurt
#essay #perfume #photography #memyself


[madamf’ essay]


한량 閑良은 나의 꿈
넋두리
나는 사변적이다.
나는 왜 무신론자에게 매혹되는가?
김영랑과 이형기 때문이었다, 봄이 미치겠는 이유는...
나 자신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마담플로르, 오늘에 빛나라! MadamFlaurt, Shine! Rightnow!
나는 나를 조각하고 싶다.
Worn me down, Rachael Yamagata | 심장이 닳는 사랑, 하지 말아요.
진정한 방랑을 꿈꾼다.
작은 꽃이 피어나니 큰 꽃을 꿈꾸듯 작은 희망에 큰 희망을 걸어본다.
누군가를 몹시 증오하면 에너지가 생기는 법! When you really hate someone, energy goes on.
여자에게는 한남자가 있다.
Right Scars are Right.
명동성당, 평화롭자
불안한 사랑
the first Communion 첫영성체의 순간, 나는 어떤 기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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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못버리는 편입니다. ㅎ 못버리겠더라고요. ㅋㅋㅋ

아론님! 버릴 게 없는 남자군요ㅋㅋㅋ

저는 잘 버리고 또 잘 버리지 못해요.
모순적인데....그래서 늘 고민해요.
다 버려도 중요한게 내 안에 남아 있다는건 정말 맞는말 같아요~

어떤 건 잘 버리고
어떤 건 영 못버리고
인간은 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런가요....어쩐지 슬퍼요 ㅠㅠ

일럭님 오늘 힘드셔서 더 그런가봐요.
기운나게 해드렸어야 하는데 ㅠㅠ

아...그런거 아니예여😊😊
워낙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래여 ㅋㅋ

아, 이 댓글 정말 맞는 말씀이세요.

단샤리 한 삶 그대가 진정 미니멀리스트.

끊고 断
버리고 捨
집착에서 벗어나는 離

그렇게 살려고 해요.
켄스타님 덕분에 좋은 단어를 알았네요. 감사해요 ^^•

저는 정말 모든 것을 다 모으고 쌓아두고 하는 편인데 저랑은 정말 반대이시네요~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저는 뭔가를 버리려고 하면 잘 못 버리더라고요ㅎㅎ 한 번 결심했으면 결심한대로 버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뭔가 아까운 생각에 그게 잘 안되네요ㅠㅠ

예쁘게 모을 수 있다면 모으는 것도 좋죠.
사실 전 이사를 자주 해서 모을 수가 없어요.ㅠㅠ
숑이님, 편안한밤 되세요.^^

잘록하시군요. 잃어버린건 되찾으면 됩니다.

ㅎㅎ 잃어버린 허리를 찾아서 ㅎㅎㅎ
시나님은 마르셔서 쉽게 말하시지만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녜요ㅠㅠ

저도 허리 잃어버린지 오래됬습니다. ㅠㅠㅠㅠㅠ

마른 비만인가요?ㅎㅎ

ㅠㅠ 그냥 비만입니다.

우리 공대옵하 비만아닙니다. 얼마나 멋지고 보기 좋은 체격인데요!

멋진 체격 감상하고 싶군요. 공대옵하ㅎㅎ

ㅎㅎㅎㅎ 제 기억을 텔레파시로 보내드릴 수도 없고... ㅎㅎㅎ 나중에 한번 직접 만나뵈면 감탄하실겁니다. ^^

오~ㅎ 감탄까지!
시나님 섹시한 오빠였군요. 뇌섹적이기까지 하고.
완벽한 남자, 기대됩니다 ㅎㅎ

헉 향수 아까워라...ㅠㅠ
그래도 저 좋은 것들을 버린 만큼
슬픔도 버리고, 후회도 버리고, 온갖 나쁜 것들도 쉽게 버릴 수 있으실 거예요 :)

나쁜 것도 잘 버리는가 곰곰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아요.
나쁜 무언가를 당장 버려야겠어요.
토렉스님도 그러시길 바랄게요.

저는 언제든지 바로 옮길 수 있도록 짐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물건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는 성격이랍니다. 작은 가방에는 여권과 각종 해외의 교통카드가 있고... ㅎㅎㅎ 진짜 내일이라도 당장 어디라도 떠날 수 있어요. 마음은 항상... ㅠㅠ

그러고보니 예전에 저도 주고 받던 편지를 버렸는데 그 때는 순수하게 펜팔을 하던 상황이라 그런지 서로에게 좋은 말을 주고 받았던 것 같아요. 손 편지는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해요. 그래도 버리게 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짐을 줄이기 위해서... ㅠㅠ

하늘님은 방랑자의 자격을 갖췄군요.
저도 언제든 방랑길을 떠날 수 있도록 비싼 물건은 거의 사지 않아요. 특별한 어떤 것들 말고는요.ㅎ

이렇게 이야기하고 먼산을 바라보니
산으로 떠나고도 싶고 그러네요.
우리나라의 산은 참 이쁘고 멋있어요.
예전엔 외국만 동경했는데 요즘은 우리 산, 바다도 좋아요.
하늘님은 어떠실까 궁금하네요.^^

저는... 국내도 좋아하기는 한데... 발전되지 않는 해외를 가는 것을 동경하고 있어요.
가급적 바삐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고 싶거든요. 특히 한국어가 안들리는 곳으로요.

한국이라면... 사람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 곳으로요. ㅎㅎㅎ

ㅎㅎㅎ 의외군요. ㅎㅎ
오지 탐험대장님! 하늘님! ㅎ
저도 그래요. 그래서 나무를 좋아하죠. ㅎ
전 아프리카는 꼭 가보고 싶어요.

아, 저도 여러가지 로망 중에 아프리카 사막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은 로망을 갖고 있답니다.
저 원래 직업적인 꿈 중에 하나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또는 촬영이었습니다. ^^;;; 나중에라도 취미생활이라도 하고 싶어요. 여행도 좋아하고, 야영도 좋아하고 그러니깐요.

사막에서 별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저도 그 경험은 반드시 해보고 죽으려 해요.
그 순간에 죽어도 멋질 것 같고ㅎ
하늘님은 멋진 사진 작가가 되실 거예요.
정말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두는 것이 최고죠.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뭐든 일이 되면 고단해질 수 있잖아요.

사막에서 별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저도 그 경험은 반드시 해보고 죽으려 해요.
그 순간에 죽어도 멋질 것 같고ㅎ

제 마음과 어찌 이리 똑같을 수가 있습니까? ㅎㅎㅎ 정말 아름다운 장관을 볼 때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는 한답니다. 솔직히 제가 혼자라서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큰일 날 말이겠지만요. ㅎㅎㅎ

마담님이 달아주신 이번 댓글은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적어주신 것 같아요. ㅎㅎㅎ 정말 좋아하는 일에 대한 생각도 제 생각과 같아서요. ^^

추카추카 ㅎ
마음이 통했네요.ㅎㅎ
하늘님,
오늘도 아름다운 순간,
단 1초라도 있길 바랄게요.^^

저는 잘못버리는타입이라서 ㅠ정리를 해도 지저분해져요. 나중엔 쓰겠지 쓰겠지 하다가ㅠ
과감해져야하는데 용기가 늘필요해요 버리는건ㅠ

너무 잘 버리는 것도 좋은 건 아녜요.
버리지 않도록 갖지 않는 것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잉큐님, 편안한 휴식 하세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
전• 버• 리• 는• 걸• 잘• 못• 해• 요•
그래서 옷도 수북 신발도 수북 모자도 악세서리도 가방도 벨트도 책도 향수도 물론요
책은 보물 1호(생물외) 향수는 기분에 따라 만날 사람 또는 장소 또는 옷에 따라 다르게 하여 향수의 종류가 꽤 많지요
그리고 사람도 여간해선 잘 못 버려요
그걸 잘해야 하는데......

승화님은 따스한 사람이라 그래요.
예전엔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미련이 많아 보였는데
요즘은 그 마음이 미련스럽게 느껴지지 않아요.
나와 같지 않아도 진심 이해가 되는 건
제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사람에 대한 태도도 그렇구요.
잘 버리는 사람은 잘 버려지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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