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f’ fairy tale, misty forest] 비내리는 안개숲의 추억, 안개와 나무의 사랑 이야기

in #fairytale6 years ago




비가 내리면 숲은 안개가 자욱하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연 현상일테지만 마치 비의 정령이 안개의 정령을 불러낸 것처럼 숲은 신비로워진다. 과학으로 설명하기보다 페어리테일 fairytale 로 이야기하는 편이 예쁘다. 과학을 들이대는 것은 이 분위기를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다. 나는 이과적인 두뇌를 전혀 지니지 못했지만 어리석지는 않다.

677115C9-26C5-413B-9F17-260A68EFB58D.jpeg




빗방울 요정이 안개 요정을 불러낸다.
비를 맞으며 안개 속을 거닐면 요정들의 숨소리와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주 작은 소리라 귀를 쫑긋 세워야한다. 비가 그치면 사라져야 하는 안개 요정들은 자신들이 머무를 수 있는 그 시간 동안 황홀하게 노래하며 춤을 춘다. 안개의 소리가 귀의 솜털을 간지럽히고 안개의 몸짓이 나를 나긋하게 만든다. 헤세가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안개의 요정 때문이다. 숲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세상의 모든 존재가 사라지고 나 자신도 사라지게 하는 안개.

5C60CBAD-B7AB-4C96-8116-56A719A8C12E.jpeg




비와 안개가 오래 머무른 어느 날이었다. 안개를 잘 보살피는 것은 나무들이다. 나무들은 안개에 둘러싸인 자신들을 좋아한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듯 기분이 좋아보인다. 자신을 꾸며주는 안개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숲에서 나무들의 배경은 산과 다른 나무들 뿐이다. 그러나 안개 요정들이 나타나면 나무들은 각자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개성을 뽐내듯 나무들은 몽상가처럼 안개와 함께 춤을 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황홀하다.

E723F99D-D586-4099-A70E-277AC1ADFFEC.jpeg




사라지지마.


나무가 안개요정에게 말한다.


저는 영원할 수 없어요.
이 순간을 영원처럼 기억해줄거죠?


나무는 영원을 약속한다.
나무에게 가장 자신있는 일.
그 자리에 영원히 있어주는 것.


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안개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으니까요.


괜찮아, 내가 널 기억할게.


나무의 약속에 안개의 요정은 안심하며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춘다.


사랑할거야.
순간을 영원처럼...


A7D87038-5B28-4A4C-9900-AB80060EFB24.jpeg

나무는 비의 요정에게 감사를 느낀다.
안개의 요정을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인사를 하지도 생색을 내지도 않는다.
아름답다.




E51A491A-A253-4E9F-BD1C-E17456EAE9BA.jpeg

oh my love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love is real
love is touch
love is free

John lennon




안개의 요정을 가슴에 품은 나무의 눈에서 촉촉한 빛이 난다. 아무도 품지 않았던 그 전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다시 만나지 못할 안개의 요정이지만 마음이 아프지는 않다. 비의 요정이 다시 다른 안개의 요정을 불러내줄테지만 나무의 가슴 속에는 그 안개의 요정만이 존재한다. 나무는 그토록 지조있다. 내가 그를 포옹하고 입을 맞춰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그의 모습이 멋지다.

ADF83E58-4581-4AFB-9C75-E16FCB7F1D60.jpeg

숲이 나를 부른 것인지
내가 숲을 원한 것인지
우린 함께여야 한다
영원히








written, photographed by @madamf MadamFlaurt
#essay | #fairytale | #tree | #misty forest | #memyself


[madamf’ essay]


누군가를 몹시 증오하면 에너지가 생기는 법!
여자에게는 한남자가 있다.
Right Scars are Right.
명동성당, 평화롭자
불안한 사랑
첫영성체의 순간, 나는 어떤 기도를 했을까?
나는 잘 버리는 사람이다.
푸른하늘 vs 미세먼지
자라고 있는 숲
경험의 값
산딸기를 따며...
숲 속의 작은 집, 2 평이면 충분하다.
터지기 쉬운 존재를 위하여... 보리수열매 효소를 만들며...
완벽하지 못하거나 완전하지 못하거나
붉은 책



A878D0F8-9247-4278-974E-0838CB2A2B46.gif

Sort:  

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짱짱맨님 덕분에 즐거운 스팀잇 라이프를 즐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요정 눈엔 요정이 보인다더니, 숲 속 요정들을 보셨군요ㅎ 마담요정님ㅋ

어맛! 나 요정이었어! 마담요정!^^
제 정체를 여태껏 몰랐는데 요정이었군요.ㅎㅎ
비의 정령과 안개의 정령이 등장해서 오늘은 기분이 참 좋아요.
입꼬리 미남ㅎ 소울메이트님도 아름다운 금요일 보내세요.^^

숲은 우리에게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죠.
숲속에 안개까지 상상만으로 머리까지 맑아집니다.....

글을 보니 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네요..
아 정말 수목원이라도 한번 가야지..ㅠㅠ
아침 햇살이 뜨기전에 안개에 쌓여있다가 그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이 오면 꼭 한번 가야겠어요..^^
지금 가면 습식사우나 같을 듯..ㅠㅠ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이 올까? 했더니
오늘은 비가 내리네요.
저도 청량한 숲이 그리워요.
강원도의 원시림 속으로 쏙 들어갔으면 좋겠어요ㅎ
미술관 철이님, 비오는 금요일의 낭만 만끽하시길 바랄게요.^^

숲의 푸르름이 너무 예뻐요~^^
힐링되는기분~~ 느끼고 가요~^^

크흐- 꾸준히 글 쓰시는 거 정말 존경스러워요!!

촉촉한 숲은 참으로 싱그럽지요~!!^^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11
JST 0.032
BTC 63585.64
ETH 3035.86
USDT 1.00
SBD 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