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그릇에서 피어 나온 행복

in #hope5 years ago

국그릇에서 피어 나온 행복/ 천운

초등학교 동문 산악회를 갔다.
이름하여
시산제를 겸한 동문 발전을 위한 기원제다.

정상을 향한 등정이 아닌 둘레길 한 바퀴 돌고 지낸다는 시산제
맑은 공기 고운 님들과 마음껏 들이키고 시산제 까지 마쳤다.
준비된 점심식사, 떡이며 여러 음식이 있지만 곱창 국이
단연 입맛을 잡아끈다.

아! 이런 맛이라니...

옛날 고향의 맛이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순간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난다.

이걸 어머니 아버지 가져다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 맛있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하니
싸다 드리라 한다.
그러나 준비된 그릇이 없어 머뭇거리는데 후배가
비닐 포장을 해서 가져온다.

가슴이 푸근하고 뭉클하고 그렇다

저녁 식사에 문제의 그 곱창 국이 상에 올랐다.
연실 맛있다며 즐거워하시는 어머니
즐거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며
어머니 이거 어머니 드시라고 가져왔어요 하니
어머니는 아니다 아버지도 좋아하시니
아버지 드리려 사 왔다 해라 하시며
난 아버지가 좋아하는 거 보면 나도 좋다.
그러니 아버지 드리려 가져왔다해라
하시며 웃으신다.

그때 인덕션에서 뭔가 준비를 하던 아내가 나선다.
여보!
나 먹으러 가져왔다고 하면 안 돼, 하며 크게 웃는다.
그 말에 어머니도 덩달아 웃으시며
정말 맛있다,
그래 에미 주려고 가져왔다 해라. 하신다.

돈 주고 사는 음식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음식
부끄러움 누르고 가져온 국그릇에서
행복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저녁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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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웃음으로 함께 하는 시간
가장 큰 행복입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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