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in #jjm5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bangur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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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아버지 기일입니다.
이 맘 때가 되면 항상 아버지가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는 1939년 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때에 625 전쟁이 일어났으니 배움이 많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역시 배움이 많지 않은 어머니를 만나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참 고단한 삶을 사셨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라고 생각하면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들어서 인지, 무능한 사람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조그마한 가내 수공업으로 미싱(재봉틀) 2대로 여성 바지나 치마를 만드셨습니다. 혼자서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그 만든 옷을 가지고 시장에 나가서 파셨습니다. 늘 집에서 원단 재단하고, 자르고 하는 것을 옆에서 제가 도와주었으니 일이 어떤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밖에서 물건을 파는데 잘 팔리니 " 빨리 만들어 주세요. " 라고 하시고, 아버지는 " 혼자서 하는 일이라 그렇게 많이 못 만드는 일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늘 이렇게 1년에 한 500번은 싸움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일도 안하고 무능하고 게으르구나. !!

우리 4 남매들은 늘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커서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 말씀처럼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아버지 하면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원단을 재단 할 때에 요즘에는 전동 칼을 사용 하지만, 예전에는 그 깊은 원단 더미를 긴 칼을 사용해서 직접 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힘을 가해서 원단을 자르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재단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재단 칼로 우리 4 남매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주무시기 전에 우리 필통에 든 연필을 가지런하게 매일 매일 깎아 놓고 주무셨습니다. 학교에 가면 연필이 늘 깎여져 있었고 덕분에 공부를 잘 했던 것 같습니다.

이 것이 아버지의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제가 아버지가 되고 난 뒤에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우리 큰 놈, 작은 놈 초등학교 시절에 오랜 동안 연필깎이가 있어도, 밤에 직접 손으로 연필을 깎아서 필통에 넣어 두고는 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평생 살아가시면서 우리 4 남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뭐라고 하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웃는 모습이 지나와서 생각하니 사랑의 표현 이였습니다.

그 때에는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그런 존재라는 것을... 제가 아버지가 되어서 알았네요.

아버지는 좀 오래 아팠습니다. 중풍이라고 하죠. 뇌출혈이 일어 났음에도 우리 4 남매 배고프지 않고, 공부 시키겠다고 일은 쉬신 적은 없었습니다. 한 손이 불편해도 앉아서 재단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불편 하게 사시다가 56세에 돌아 가셨으니 참 마음이 아픕니다.

야구를 좋아 하게 된 것은 아버지가 좋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라디오에 항상 고교 야구를 틀어 놓고 일을 하셨던 것 같네요.

제가 지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나이가 다 되어 갑니다.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아마 우리 아버지께서 보던 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참 많이 사랑스러운데, 정작 저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사랑을 보여 주지 못해서 많이 아쉽고 죄송합니다.

오늘은 아버지 기일 입니다. 모처럼 큰 놈도 있어서 우리 4 가족만 지내는 제사가 완전 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버지 이야기 하고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더불어 묵묵히 제사 준비 해준 마눌님도 참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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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세상이 참 의미없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일정 부분 그런 면이 있구요. 그래서 엄마를 더 챙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자식새끼들 키워놓으시고 내딛는 걸음이 얼마나 한탄스러우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버지가 떠나시고 난 후 아버지를 아버지에 대해 이 시대 남자들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봅니다. 간호사로서.

아버지 기일은 제가 꼭 준비합니다.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해서요.

제사 잘 모시고 또 힘찬 날들 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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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놈이 전역해 와서 그런지 마음이 그래서 인지, 오늘 제사는 잘 끝났다는 느낌입니다.

아버님께서도 매년 받는 제사 지만 따님이 직접 해주시면,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자랑 하실 듯 합니다.

가슴 깊이 묻어도
바람 한 점에 떨어지는
저 꽃잎처럼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

아버지란 노래의 한 구절이네요...
가슴 깊이 묻었지만... 아버지란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존재!
살아계실땐 몰랐는데... 그 존재만으로 저에게 얼마나 많은 힘이 되었는지 새삼 느끼며 살고 있네요!
기일 잘 보내세요~ 큰 아이도 함께하니 아버지께서도 좋아하시겠네요!

이런 댓글을 쓰시다니 존경합니다 독거님^^

네 딱 제 마음이네요.
아버지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알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얼굴 뵌적이 없는 할아버지 기일이 다음달인데
아빠가 항상 할아버지랑 추억을 말씀하시면
어렸을적 추억에 잠긴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참 좋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하고 그렇더더라구요~

엄마 되시면 그 느낌 알게 됩니다.

아버지께 잘 해 드리세요.
뽀돌님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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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ice(1,45)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아버님 생각에 눈물이 나려하네요
지금은 저희가 그런 아버지겠지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이 많아지네요
아마도 매일 담배피우고 술 마시고 그런 존재는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네요

제가 작은 놈 고 3인데 초등 3학년 때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작은 놈이 참 싫어 하더라고요.
어느 날 와서 아빠랑 오래 살고 싶은데 담배를 피어서 오래 못 살 것 같다고 하길래 그 날부터 그냥 ...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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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2년전 돌아가신 어머님이 자꾸 생각납니다. 한동안 잦아들었었는데 또다시 생각이 나더군요. 형님 글을 보니 더욱 울컥합니다.

그런가요?
매년 느끼는 감정이죠 머.

돌아가신지 25년 인데도 매년 그럽니다.
아마 살아 계실 때에 잘 못 해드렸던 것 같습니다.
임종도 못해서 그런가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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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이 느껴지네요^^

살아 갈수록 깊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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