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감독의 카리스마는 있었지만 플랫폼은 없었다

in KOREAN Society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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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수는 많았지만 좋은 축구는 보이지 않았다. 2026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축구가 던진 가장 큰 질문은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왜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였는데도 세계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못했을까?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카리스마형 리더십, 다른 하나는 ​플랫폼 부재형 리더십이다.

첫째, 2002년 월드컵 당시 주장이던 홍명보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분명 강점이었다. 강한 통솔력이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리더십도 시대와 함께 변해야 하는데, 변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오늘날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뛰며 감독과 토론하고, 경기 후 서로 의견을 나누는 문화에 익숙하다. 과거의 성공 방식을 오늘의 선수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장점은 한계로 전락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주장 손흥민이 선수들과 경기 내용을 논의하자 감독이 이를 제지했다는 말이 있다. 그런 방식은 선수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법을 만드는 과정을 막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현대 스포츠에서 감독은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선수들이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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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문제는 플랫폼 부재형 리더십이었다. 플랫폼은 구성원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드는 힘이다. 뛰어난 감독은 선수에게 자신의 전술을 강요하지 않는다. 먼저 선수의 장점을 읽고, 그 장점이 살아나도록 포지션과 동료 배치, 그리고 전술을 설계한다.

감독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사람이 아니라 골대에 골을 넣도록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판을 깔아주는 감독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명장들이 존경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내 말대로 하라"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선수들의 의견을 들으며 최고의 재능이 최고의 경기력으로 이어지도록 판을 깔아준다.

손흥민처럼 세계 정상급 공격수가 있다면 그의 장점을 극대화할 전술과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그것은 특정 선수를 위한 축구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축구다. 아르헨티나가 오랫동안 리오넬 메시의 강점을 중심으로 팀을 설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더십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빛나게 하는 기술이다. 카리스마는 사람을 따르게 하지만,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은 사람을 따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을 꽃피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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