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41. 그냥 떠나고 싶었어 | 여행은 용기 낸 만큼 얻는 거야

in #kr-book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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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827093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떠날 용기도 없으면서 여행자의 기록을 읽으며 자신을 위로하던 시절입니다. 여러 권 읽다 보니 왠지 내가 초라해 보였습니다. 용기 없음이 못나 보였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여행 에세이 읽기를 중단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도 먼 여행을, 긴 여행을 떠나며 여행 에세이를 써볼 거라며...

여행을 다니면서, 내게 아주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다.
떠나지는 못해도 떠난 척할 수 있으니.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제주에 있다 싶으면 미국에 있고, 어느새 귀국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인도에 있는 여행자입니다. 겁이 많은 저는 해외여행에 대한 질문을 많이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용기를 내지 못했죠. 나중에 생각해 보니 떠나지 않은 건 잘 한 선택 같습니다. 어차피 삶은 여행이까요. 길어야 100년인 여행.

우리 스티미언들은 어쩌면 모두 여행중인지도 모릅니다. 스팀잇이라는 공간에서 글을 읽고 보팅을 누르고 댓글을 달며 여행을 하고 있으니까요. 몇주째 대세글 점령중인 멜버른 글을 읽으며 평생 한 번 가보지도 않을 멜버른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입니다. 영원한 대세글 단골인 암호화폐 소식과 정보들을 읽으며 코인 전문가가 되어가는 여행도 합니다. 어제 블록체인 책을 두 권 봤는데요, 대세글 점령중인 코인글들 덕분에 대부분 아는 내용이라 시시했습니다. 스팀잇 여행 6개월만에 블록체인 책 한 권 낼 정도의 지식을 습득했습네요. 피드를 점령중인 테이스팀 글들을 보며 가보지도 않을 식당들 소식을 보는 여행을 합니다. 앗, 제가 외식을 싫어하거든요. 요리를 잘해서요.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더 맛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지금은 아무리 낯선 곳에 떨어뜨려 놓아도 스마트폰 하나면 집에 가는 대중교통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지구의 어느 깊숙한 구석에 데려다 놓아도 데이터 무제한만 신청하면 내가 서 있는 곳의 위도와 경도까지 알 수 있다.

내 위치까지 알려주며 대중교통을 안내해주는 스마트폰 앱처럼, 내 인생에서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안내해주는 앱이요. '너는 너무 일을 많이 해' '너는 가정에 소홀해' '친구가 너를 찾아' 등을 알려주는 것이죠. 그럼 참 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일어날 일을 미리 알고 있다면 여행이 시시해지는 것처럼, 인생도 시시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것이겠지요.


'여행은 용기 낸 만큼 얻는 거야.'


저자는, 용기 낸 만큼 여행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출발하지 못하는 자는 여행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혼자서 외국의 길을 걸어 다녀야 하는 두려움이 여행을 방해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용기를 내지 못했기에 얻지 못한 여행. 하지만 언젠가는 꼭 용기를 내보고 싶은 여행.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꼭 한 번은 용기를 내보고 싶습니다.

스팀잇 여행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진입장벽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기 때문입니다. 용기가 없는 사람은 한두달 만에 여행을 포기하지요. 하지만 용기있는 우리는 진입장벽 무사히 넘고는 이렇게 즐겁게 스팀잇을 여행합니다. 덕분에 6개월만에 블록체인 반 전문가가 됐고, 가보지도 않을 멜버른에 대해서도 알고, 먹지도 않을 식당들 메뉴들도 매우매우 많이 알게 됐지요. 반드시 집에서 똑같이 만들어 먹어볼 테얏! 이 모든 성과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에 이룬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카메라를 꺼내들었다면 그곳이 어디더라도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여행 중이다.

한참 사진 찍기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네, 물론,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던 그 시절입니다. 멀리 떠날 용기는 없어도 출근길과 퇴근길엔 물론, 평상시에도 늘 카메라를 들고 다녔습니다. DSLR은 좀 부담돼서 장만한 미러리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미러리스도 부담되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이마저도 안 가지고 다닙니다. 아이폰으로 바꾸며 어쩌다 보니... 흠... 이렇게 사진에 관심이 멀어지면서 늘 여행 중이던 삶도 잠시 멈춰 섰습니다. 다시 출발해야 할 텐데요...

어릴 땐 대문 밖으로 나가면 세상이 온통 놀이터였다. 공터에 돌멩이로 선 긋고 땅따먹기하고, 고무줄 놀이하고... 비포장도로가 많아서 한 시간만 놀다 와도 두 발이 새까맣게 변했는데, 이젠 동네 꼬마들 보기도 힘들어진 것 같다. 마을이 도시로 변해갈수록 오래된 골목이 더 소중해진다.

무엇 때문에 살고 무엇 때문에 웃고 무엇 때문에 우는 걸까요? 세상이 변한 만큼 저도 마흔이 넘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열 살, 빨리 아빠가 되고 싶었던 스무 살, 빨리 성공하고 싶었던 서른 살을 지나, 불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제 길을 찾았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많이 늦었지만 남들보다 늦게 도착한다고 이루지 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나를 채찍질하진 않습니다. 여행이 그냥 떠나는 것처럼 인생도 그냥 시작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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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h1234님의 [미운앙마's][정보] - 7월 한국 (kr, kr-) 태그 포스팅수 순위 - (7월 1일 ~ 7월 13일 오전 2시 30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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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에 있다보면 막 떠나고 싶고 막 먹고 싶어집니다..ㅎㅎ

맛나는 사진들 때문에 식욕이 왕성해지지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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