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의 개발 이야기 #105 - 무기력증의 근원을 찾아 (3) 첫 개발업무에 대한 회의감

in #kr-dev5 years ago



대문 제작: imrahelk

오디오 드라이버 개발 업무를 배정 받은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이거를 왜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제 머리 속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봤죠. 애시당초 제조 회사가 아닌 다른 IT 회사로 가야 하는 게 맞았습니다. 드라이버보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더 하고 싶었던 게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문제는요... 원하는 걸 하려면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거지만, 어렵게 들어온 이 곳을 나갈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는 어렵게 들어온 곳이었고, 이 곳을 나간다는 것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죠.

이러한 회의감에 불을 더 지핀 것은 세미나였습니다. 당시 회사에서는 공부 시키거나 또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신입사원들에게 세미나를 시키는 선배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 때가... 2005년 8월 중순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준비한 세미나가 제 사수였던 P 주임은 마음에 안 들어했고, 그 자리에서 저를 비난하는 발언까지 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오디오 드라이버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사내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다른 회사로 가야 했습니다. 세미나로 자신감을 잃은 저로서는 퇴직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때부터 무기력증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아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로 2주 정도를 더 보냈습니다. 이후 무기력증을 넘어 우울증까지 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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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네요
웬만한 직장은 정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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