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7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This post is a part of my serial anti-romance reminisc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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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쉽사리 답을 못하겠지만, 가장 선호하는 식사에 대해선 얘기하기 쉽다. 나는 하루 1식을 잘 지키는 편이니 시간대는 낮으로 한다. 사실상 금주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먹는 날에는 와인 한 잔 정도는 꼭 곁들일 것이다. 그냥 아무 머그잔에 따라서.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손질한 마늘을 굽는다. 취향에 따라 약간 갈색을 띨 때까지 구워도 좋고, 대충 익히기만 해도 좋다.

구워진 마늘을 접시에 담아두고, 호밀빵을 굽는다. 사실 100% 호밀빵은 건강한 입맛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내가 느끼기에도, 솔직히 맛이 없다. 그래서 호밀빵이라고 쓰고 대충 아무 잡곡빵, 발효빵으로 읽는다. 올리브유를 팬에 살짝 두르고 빵을 대충 잘라서, 혹은 뜯어서 굽는다. 일부는 그냥 굽지 않고 남겨둔다.

토마토를 큼직하게 썬다. 작게 썰면 먹긴 편하겠지만, 어차피 손으로 집어먹을 거니까 자연스러운 모양이 좋다. 게다가 즙의 손실은 원치 않으니까.

병에서 올리브를 꺼낸다. 빵을 굽고 난 올리브유에 한번 데워도 좋지만, 굳이 안 그래도 된다. 올리브의 특이사항은 소금기를 확실히 빼두는 것이다. 생수에 담궈놓고 물을 갈아주는 식으로 한다. 여기엔 검은 올리브가 더 어울린다. 발라 먹긴 너무 귀찮으니까, 씨가 손질된 것(pitted olives)으로 산다.

생모짜렐라 치즈를 자른다. 동그랗게 물 속에 담겨 있는 것보다는 마른, 큼직하게 썰 수 있는 형태를 선호한다. 버팔로 모짜렐라가 좀 더 고급스럽긴 하지만, 순전 우유맛이 나는 깔끔한 모짜렐라가 여기엔 더 어울린다.

예전엔 발사믹이 좀 필요했지만, 이젠 필요없다. 모짜렐라가 약간 짭짤하다면 더더욱. 하지만 애초에 닝닝한 모짜렐라를 사는 편이 더 좋다. 국내에 수입되는 것 중에서는 한 1킬로 남짓한 용량의, 파란 포장의 이태리제였나, 그게 무난하다. 제주 순수 치즈였나, 그것도 괜찮다. 그냥 모짜렐라라고 보면 되는 그런 맛이니까. 제조법도 아마 똑같을 것이다.

다른 야채나 과일이 좀 있으면 같이 먹어도 좋지만, 일단은 단일 메뉴로서의 구성은 이렇다. 정 심심하다면 고기류도 준비해야겠지만, 프로슈토는 내 입맛엔 굳이 당기지 않을 정도로 짜다.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바질 잎이나 바질 페스토로.

올리브유+잡곡빵과 마늘, 생 토마토, 생 올리브, 생 모짜렐라. 아, 그리고 딱 한 잔의 와인. 대충 아무 레드 와인이면 될 듯. 이게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식사라고 보면 된다. 입맛에도 딱 맞지만, 혼자 해서 먹기에 정말 적합한 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식사의 장점은 양만 충분하다면 둘이서 혹은 여럿이서 편히 먹기에도 좋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 일일이 말 안 해도 찰떡같이 이렇게 차려주는 친구가 있었다. 물론 매번 좀 다르게, 어떨 때는 딱 알맞게 계란을 구워 내거나 하면서. 혹시 식사를 저녁에 할 거라면, 라클레뜨 치즈를 굽고 그릴에 감자와 다른 야채를 올려놓고 먹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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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종종 딱 이런걸 구워 먹었다. 나는 야채 위주, 걔는 고기 위주.

그러고 보니 그땐 1일 1식도 하지 않고 고기도 잘 먹지 않았으니, 하루에 두 번은 가장 좋아하는 식으로 먹을 수 있었다. (한 1년 전부터 1일 1식을 최대한 하는 이유에는 차려먹는 시간이 아깝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똑같지는 않아도, 같은 음악의 같은 지점에서 열광할 수도 있었다. 하루종일 심포니나 오페라를 들어도 되었고,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나 지휘자가 같지는 않아서 서로로부터 적당히 넓어질 수도 있었다. 아마 그때쯤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브람스와 말러와 브루크너였을 것이다. 그 중에서,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아름답다고 느낄만한 것을 하나 올려둔다.

보통 카라얀이 지휘한 것으로 듣진 않지만, 유투브에서 그래도 괜찮은 영상의 말러 5번, 4악장

그 외에 나는 재즈를, 걔는 소울을 좋아했지만, 충분히 취향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의 일치점 역시 있었다.

옷이나 구두, 소품 하나를 사도 최고급을 사는 걔의 성격은 내가 보기에 좀 사치였지만, 일단 산 물건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인테리어든, 가구든, 보는 눈은 항상 같았다. 걔가 일부러 맞추려고 하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다.

치밀하고 지적이기도 했지만, 둘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를 이기려 들지 않았다. 학문적 영역이 겹치지 않기도 했지만, 사실 굳이 시비를 걸려고 한다면 그딴 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이니까.

그러나 일상과 취향에서 그렇게 잘 맞았어도, 그건 그거고 별다른 감정이 생기진 않았다. 이럴 때 보면 내가 이성으로의 감정이 잘 안 생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다른 여러 호감과 공감이 로맨틱한 감정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구분하는 것에 가깝다. 그건 그거고, 이성적인 감정은 무조건 첫눈에 오는 그거다.

취향이나 일상의 공유는 이성으로부터 바란 적이 없다. 감정적으로 이미 많이 주고 있는데 다른 영역까지 내주고 싶지 않아서인 것도 같다. 나와 같이(똑같이 혹은 함께) 새벽에 오페라를 듣고 울 수도 있는 사람은 친구이지, 연인로 둘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친구와 이성을 나누는 기준은 내 눈에 느껴지는 매력의 유무이지만, 친구든 이성이든 간에 애초에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은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예 단순하고 맹한 이성이 가장 좋다. 그리고 속속들이 서로 이해하고, 알고, 문화를 공유할 수 있으면 친구로 오래 둬야지, 내 변덕에 희생될 수도 있는 자리에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저 그랬는데 발전해가는 감정의 가치를 부정하진 않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쌓이는 여러 좋은 느낌들이 내겐 그냥 다 '이성으로서의 감정' 외의 것으로 분류될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술을 끊은 이유 중에는 이 분류작업이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나마 꼬일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친구 이상의 관계, 우정 이상의 감정이라는 말도 일반적이긴 하지만 내 세계에서는 말이 안 된다. 우정이 로맨스보다 더 아래라니! 개인적으로는 우정에 귀속되는 느낌들이 내겐 로맨틱한 감정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고, 굳이 그런 결론으로 가야지만 가장 발전된 형태의 관계가 된다고 생각지 않으니까. 사실 로맨틱한 감정이 인간 사이의 다른 친화적인 감정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할 이유는 그것이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통한 (반)영구성을 가능하게끔 하기 때문인 것 같고, 그 외엔 모르겠다.

그렇다고 로맨스 자체를 경시하진 않는다. 거기에 영구성을 부여하고 싶은 생각을 거의 해보지 못했을 뿐. 내가 안티로맨틱을 자처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로맨스에 부여하는 듯한 지위를, 나는 로맨스에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그 가치에 대해 '안티'하는 조건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어쨌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사를 매번 마련하는 재주가 있었던 친구의 입장에선, 기존의 친분이나 우정 자체에 충분히 만족하지 않았을 수 있다. 걔가 먹을 것을 차려줄 때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나중에 따로 내게, 감정이 없이는 저렇게 알아서 맞춰줄 수 없다고 했을 때 나는 '제발, 알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인간관계인데, '(내 입장에서) 고장나지 않은 것'을 고치려고 하지 말라고.

밥을 아주 잘해주는 여자와 만나면 없던 감정도 생겨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안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밥을 잘해주는 친구가 서서히 이성으로 보이는 그런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걔가 일방적으로 음식을 해주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해준 것도 아니지만, 음식을 잘한다고 알려진 레스토랑엔 다 가봤으니. 솔직히 그런 나날들 중에서 내게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은 음식 자체인 것 같다. 꼭 걔뿐 아니라 친구라는 건 원래 옆에 있어도, 앞에 있어도 물마시듯 자연스럽고 편하기만 한 존재니까, 같이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을 때보다는 톡으로 나눈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더 부각되는 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좋은 레스토랑에 함께 갔을 뿐, 꼭 그 친구와 갔을 필요는 없었다, 내지는 걔와 같이 가서 더 좋게 느껴지는 점은 없었다는 뜻이겠지.

그 친구를 알고 지내는 동안 걔가 돈을 더 쓰게 만든 적은 물론 없다. 밥을 먹고, 데려다주는 것도 항상 거부했다. 이건 데이트가 아니라는 무언의 발언이랄까? 나와 같이 먹고 마신 거지, 내게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고 느끼는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으니. 만일 오래 알고 지냈다면, 그런 비용적인 부분을 의식하지 않고도 편하게 느끼게끔 되었을지도 모른다.

고장나지 않은 것을 굳이 고치려고 하지 말자는 말은 그 전에 다른 친구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처음부터 상대를 친구 아니면 이성으로 분류해버리는 습관을 가진 내가 그러려고 시도한 것은 당연히 아니고, 그냥 그 친구가 나름 다짐을 하는 차원에서 한 얘기였다. 밥 잘해주던 친구도 최소한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굳이 내가 안티로맨틱이라고 명명한 이 성향으로 인해 자책을 하거나, 반대로 새삼 그 성향을 긍정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로맨틱 성향이 더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런지 아닌지도 궁금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바다 위로는 해가 뜨는 중인데, 마치 해가 지는 순간만큼이나 예쁘다. 적어도 지금의 내겐 일출인지, 일몰인지의 여부보다는 아름다운 것이 더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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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에선 아니지만, 진짜 딱 이 정도로 예쁜 순간을 보고 있다.

언젠가 또 밥을 잘해주는 친구가 생기게 된다면, 고용을 고려할 것이다. 고장나지 않은 것을 고치려고 하다가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말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집사라지만, 내가 별로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는 이유는 내가 집사를 필요로 해서인지도. 연금복권을 또 사봐야겠다.



지난 회차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1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2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3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4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5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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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티로맨틱, 성공적

이거 은근히 웃김 ㅋㅋㅋ

ㅋㅋㅋㅋㅋ

젊은 시절에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이성 친구는 친구 같지 않고 자꾸 이성으로 끌리게 되었네요.

음악 잘 듣고 갑니다.

오...시간이 많이 지나면 더 덤덤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닐 수도 있겠군요!ㅠ

취향이나 일상의 공유는 이성으로부터 바란 적이 없다.

어른의 방식이시네요. 로맨틱 지상주의 세상에서 쉽지 않은 일인데 현명하시네요. 저 분류를 하지 못해 상대방을 숨막히게 하고 강요를 하던 일들이떠올라요. 아직까지 제겐 동반자로서 로맨틱이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저 부분까지는 욕심내지 않으려고 경계하고 살아가요. 제겐 어렵더라고요.

사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을 꼭 친구에게서 바라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아서, 그 단계도 극복했습니다. ㅎㅎ 꼭 취향을 공유하진 않지만 이런 곳에 글로 표현하면 약간의 머무름 정도는 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실제 공유를 하는 분들도 없지 않고요. 그래서 꼭 '현실 세계'의 친분이 더 우월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죠. :)

그리고 제 이성관이 더 성숙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계속 편한 정도의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전제가 되어서 이러는 것이니까요. ㅎㅎ참, 쿠바에서의 일들 쓰고 계시죠?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ㅎㅎ

저는 첫눈에 오는걸 무조던 차단?했었던거 같은데....이제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ㅎㅎ
선호하는 저 식사가 먹고싶네요^-^

아, 그런 경우도 있어요. 저도 한 10대 초반때는 겁부터 났었던 것 같아요. 거부감으로 착각한 적도 있고요. ㅋㅋㅋ

덕분에 멋진 음악과 아름다운 베네치아 풍경으로 하루를 엽니다~^^

말러 5번 4악장, 멋지죠?! 감사합니다. ㅎㅎ

처음엔 동성친구에 대해 말하는 줄 알았어요^^

후후 친구라면 동성이건 이성이건, 제가 느끼는게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전달된 것 같아 기쁩니다! ㅋㅋㅋ

노래 너무 좋네요 ㅎ

ㅋㅋ노래...좋죠!

제가 술을 끊은 이유와 비슷하네요.. 추가적으로 알코올 향이 싫어서 끊은 것두 있지만요. ㅎㅎ

오...전 위스키 향은 가끔 생각납니다. ㅋㅋㅋ

오...위스키 향............. 제가 빵을 끊는다면 그럴 것 같네염.........ㅋㅋ

빵 냄새도 너무 좋죠. 빵 사진 보고 왔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빵은 인생의 진리죠......갓나온 빵내음..........하.........................제빵사가 허락한 마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정은 신성합니다. 사랑은 남녀가 우정으로 가는 다리라 생각합니다. 다리가 필요없는 관계도 불가능하진 않지만 오히려 돌아가야 해서 피곤하기도 하죠.

지중해식 입맛에 브람스, 브루크너, 말러 .. 전에 포스팅에 바그너 한번 앉아서 끝을 본다는 얘기가 있었던듯 한데, 상당히 긴 호흡을 촣아하시는듯 합니다. 오늘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오...그만큼 (오래가는) 우정에 도달하긴 어려운 것 같네요. 바그너는 좀 작정하고 들어야 하는 편이예요. 다른걸 안해도 좋은 날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우정은 위대한 종교라 생각해요. 찬양할 필요도, 주기적인 만남도 불필요 하고 .. 쌓아가는 것도 아니면서 노력한다고 이루어 지지도 않고. 그냥 그순간의 인연으로 시작해서 어느샌가 암묵적 믿음의 종교로.. ㅎ 굿나잇~

결론이 맘에 드네요.
하지만 제이미님이 사랑에 빠지길 기대해 봅니다.
얼마나 더 멋진 글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실지.ㅎㅎ

아마 진짜 (한동안이라도) 연애감정이 생긴다면 아마 끝난 후에나 글로 쓰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그치만 감사해요, 럭키님. ㅎㅎㅎ 근데 어차피 이번 가을엔 거지팸의 저주가 내렸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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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거지팸 톡방인가보네요.
혹시 왕초님도 있나요? 궁금.ㅎㅎ

사랑은 다 지나가고 난 뒤 써야죠 물론.
(가을 겨울이 정말 사랑하기에 좋은 계절 같아요.
진짜 여름은 안됨.ㅋㅋㅋㅋ)

네, 왕초형 있죠. ㅋㅋㅋㅋㅋ 가끔 이렇게 댓글에서 톡 폭로전이라도 해서 소식 전해드려야겠네요. ㅎㅎㅎ

포스팅은 안하고 톡방에서만 노나 보네요.ㅎㅎ
톡 폭로전 종종 부탁드려요!!ㅎㅎ

넵ㅋㅋ 즐거운 월요일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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