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맙소사

in #kr-diary4 years ago (edited)

어제는 두통이 심했다. 나는 특별한 이상 없이 겪는 두통에는 약을 먹지 않는데, 어제는 정도가 심해서 약국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약사는 다른 약을 권하셨지만, 나는 타이레놀을 받아왔다. 이부프로펜 알러지 증상을 처음 겪었을 때 의사는 나에게 가급적 타이레놀이 아닌 진통제를 멀리하라고 당부하셨기 때문이다. 굳이 그 당부가 없었어도 증상이 워낙 심했기에 꺼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받아온 타이레놀을 먹었지만 수시간이 지나도 두통은 조금도 경감되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기만 했다.

다행히 처음 찾았던 약국은 연중무휴로 늦게까지 열어놓는 약국이었다. 나는 타이레놀은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처음 권하신 약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약효가 있었다. 덕분에 잠을 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감각에 깰 수 밖에 없었다. 몸 군데군데에 물집 같은 발진도 생겼다. 아마도 새로 받아온 약에도 알러지가 있었던 모양이다. 내 식단에는 평소와 다른 특별한 음식이 없었으니, 원인이 될 만한 것은 아무래도 그 약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증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긴 했다. 이부프로펜 알러지를 처음 경험했을 때는 몸이 너무 부어서 통각이 느껴지지 않았고, 눈을 뜰 수도 없고,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얼굴이 흉하게 변해서 며칠간 밖에도 나갈 수 없었다. 그것에 비하면 가려움과 발진 정도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무심하게 일어났다. 시간을 보니 4시간쯤 잔 것 같고, 가려움 외 다른 상태를 보니 그렇게 컨디션이 나쁜 것 같진 않아서 별 생각은 없었다. 단지, 꼭 기억해두어야겠다는 생각 뿐.

몸이 가렵기만 했다면 아마 그냥 참고 흘려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목이 문제다. 목이 부어오르기 시작하면 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렇게나 부풀어 올랐던 발진이 흔적도 없이 가라앉았다. 덕분에 지금은 두통도, 알러지도 없다. 다이나믹한 금요일을 보냈지만, 어떻게 그럭저럭 괜찮게 주말에 도착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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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찍어보세요

지금은 다 멎었어요. 하루만 더 지속되면 그러려고 했는데 아마 스트레스성 두통이었나봐요. 주말이 되니 싹 걷히네요.
감사합니다.

그러지 말고 우선 검사해보세요. 보통 잘듣던 두통약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전조 증상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뇌출혈로 한달가량 입원했지요.

그러셨군요...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겠습니다. 피터님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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