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스티미언:하우스] 나의 하우스

in #kr-funfun6 years ago

여러 글 소재를 생각하고 다양한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집'을 소재로 글을 써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다양한 주제를 주는 뻔뻔이 너무 좋다.
그런데 내가 뻔뻔 숙제를 몇 번 못해서 불량 회원이기도 하고 이번만은 미루지 말아야 했는데 또 늦었다.
매번 좋은 소재를 주시는 뻔뻔 대장님 뵐 면목이 없어 이번만은 늦었어도 작성해본다.

집. 집은 애증의 대상이다. 사랑스럽지만 증오의 대상이기도 하다. 땅이란 땅은 모조리 아파트로 만들려는지, 날마다 고층 아파트가 지어지지만 집 없는 사람 천지다. 어떤 사람은 백 채가 넘는 집으로 임대 장사를 하고, 어떤 사람은 월세 보증금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집은 자산을 몇 배로 불려주기도 하지만, 그 집 하나 없는 사람에겐 평생 벌어도 가질 수 없다.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고, 눈을 돌리고 생각을 바꾸면 전혀 가질 수 없지도 않은 게 집이기도 하다.

어느 설교에서 들은 내용이다. 한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가 어느 집들이에 갔는데 아파트가 너무 살기 좋아 보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화장실이 집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추운 겨울 덜덜 떨며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던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화장실은 집 안에 있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돈을 모아 아파트를 샀다. 어느 날 이 부부가 집들이에 갔는데 집에 화장실이 두 개인 것이다. 화장실이 두 개니 여간 편한 게 아니었다. 특히 바쁜 아침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줄 설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이 부부는 '역시 화장실은 두 개여야 해'라고 말하며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돈을 모아 화장실이 두 개인 아파트를 샀다. 그동안 부부는 나이 들어 노년이 되었고 젊은 시절을 화장실 바꾸느라 허비했다며 후회했다는 것이다. 그냥 현실에 만족하며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지 말고 자녀들에게 쓰고 본인들에게도 쓰고 인생을 즐겼으면 더 좋았을 테니까. 난 이 설교를 20대 중반에 들었는데, 그래선지 더 집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집값은 내 월급보다 더 빠르게 올랐고 나이가 들수록 빚을 내서라도 더 어렸을 때 집을 샀어야 했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은 건 이미 30대 후반이었다. 집을 살 돈도 없을뿐더러 집값은 너무 올라 있었다.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이미 대출금 갚고도 남았을 정도로 올라 있던 것이다. 대출받아 집을 산 친구들은 집값이 올라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였고 난 여전히 전세살이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정상 넘겨야 했고, 난 서른 후반에 월세살이로 재출발을 해야 했다. 통장에 돈이 0원이 되는 일을 겪은 후, 직장인 신용대출로 1천만원 대출 받아 보증금 내고 월세살이를 시작했다.

안 쓰고 돈을 모았다. 술도 안 좋아하고 담배도 안 하고 딱히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하니 전세금은 금방 모았고, 다시 전세로 집을 옮겼다. 난 그 집에서 아내와 신혼을 시작했다. 그리고 딱 2년 후 너무 오른 전세금으로 인해 주변을 싹 다 뒤져 저층 아파트를 하나 샀다. 거의 80%가 넘는 대출을 받았지만 그래도 집이 생긴 것이다. 내 생애 첫 내 집이었다. 20평이 안 되는 작은 집이지만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사는 지금 가장 아늑하고 평온하고 행복한 집이다. 비록 화장실은 하나고, 은행이 80% 넘게 소유하고 있지만 그래도 내 이름으로 된 집.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본 집 중에 가장 큰 집. 그래서 나는 내가 사는 내 집이 좋다. 집이란 정말 애증의 존재.

어렸을 때도 늘 월세살이였다. 요리사였던 아빠와 어떤 일이든 해야 했던 엄마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월세살이를 벗어날 수 없었다. 부엌 하나 달린 단칸방과 공동화장실이 있는 다양한 집에서 살았다. 어렸을 땐 왜 자주 이사를 했는지 몰랐다. 이사 가도 또 단칸방에 공동화장실. 이사 가도 또 단칸방에 공동화장실. 그땐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길을 가다 2층집이라도 보이면 안이 궁금해서 대문 틈 사이로 엿보곤 했다. 마당이 있는 2층집.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중에 꼭 2층집에서 살겠노라고. 난 아내에게 자주 이렇게 말한다. '우리 시골에 2층집 지어서 1층은 장인 장모님 사시고, 우린 2층에 살자.' 아내는 내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빨리 시골에 내려가고 싶다고 대답한다. 찌든 도시 생활, 경쟁 사회. 내가 이기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싫어선지 아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은 '나는 자연인이다'다. 가끔 아내와 같이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고 있으면 아내는 우리도 꼭 나중에 시골에 집 짓고 살자고 말한다. 그러다가 요즘은 당장이라도 가고 싶다고도 한다. 당장에라도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난 일해야 하고, 내가 배운 건 제품설계뿐이고, 시골엔 그런 직장이 없고... 하하하. 그래서 이렇게 대답한다. '내 소설만 대박나면 회사 그만두고 시골 가자. 난 소설 쓰고 자긴 농사하고.' 그럼 아내는 좋다고 한다. 소설 대박 나라고 매일 기도한다며. 그런데 소설을 써야 대박이 나지. 하하하. 내 첫 소설은 100권 팔린 게 다 고, 두 번째 소설은 출판을 못 하고 있다. 대박은 개뿔. 그래도 꿈이라도 꾼다. 소설이 대박 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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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박나셔서 이쁜 집 짓고 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꼭... 언젠가는 대박나길요. 뭐,,, 죽기 전엔. ^^

저도 어릴때 꿈꾸던 집이 있었는데 꿈은 꿈인가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더니... 아~~~ 죽기 전에만 이루면 되지 싶네요.

꿈은 이루어진다더니... 아~~~ 죽기 전에만 이루면 되지 싶네요.

나만의 집을 갖기가 힘이 드는거 같아요 나중에 저만의 집을 짓고 살고 싶네요 앞으로 대박나세요

집이란 거 비싸도 너무 비싸죠. 더욱이 서울이라면... ㄷㄷㄷ

월급이오르면..집값도오르는게 함정이죠 ㅠ.ㅠ 저도 이사만 계속 다니고 있네요..
@naha님 소설 대박 나셔서 자연속 2층집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생활하시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꼭 이루어질거라 생각해요!

월급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더 빨라서 문제에요. 오르더라도 차이가 적어야 뭘 하든 할 텐데요. ㅎㅎㅎ

참 집이 뭔지! ㅎㅎ 소설도 쓰고 계시군요! 어떤 소설을 쓰셨을까요?
처음부터 대박날수 있나요! 부디 대박나셔서 꿈 이루시길~

열심히 쓰고 여기에 올리고도 있습니다만... ^^ 제 소설이 재미가 없는지... 영~~~ ^^

이젠 코인도 있고...
꼭 나하님 꿈대로 시골에 2층 집 지어 글 쓰며 사실 수 있을거라 믿어요💪💪

우히힛... 코인 만원만 갑시다. ^^

소설 대박 가즈아~~~~~~ 불량회원인지 몰랐는데 ㅋㅋㅋㅋ 지켜보겠습니드아~~~ ㅋㅋㅋ

헛... ㅎㅎㅎㅎㅎ

gi2nee님이 nah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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