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챙김] 돌체Dolce로 연주해 주세요.

in #kr-mindfulness6 years ago

알프레드 브렌델의 문라이트는 단순히 달빛에 그치지 않습니다. 깊은 바다의 출렁거림이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단순히 감상적이라고 말하기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음의 에너지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 에너지는 차가기만 한 그런 에너지가 아니라 생명을 어루 만지고 살리는 그런 에너지입니다.

베토벤이 이를 작곡했을 때 그는 이미 청력이상이 왔다고 합니다. 소위 잘 나가던 20대를 넘기고 30대가 왔을 때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신체적 약점이 생긴 것입니다. 그 와중에 그에게는 새로운 사랑이 싹트게 되었는데 바로 줄리에타 귀차르티였습니다. 베토벤보다 14살이나 어린 소녀였습니다. 피아노 소나타 14번은 이 소녀를 위해 쓰여진 것이라지요.

공화주의자였던 그에게 사랑은 단순한 소비적 로맨스가 아니었나 봅니다 . 그건 계급을 뛰어넘어 진솔한 인간의 감정이었습니다. 정치적 의미가 있는 사랑이면서도 존재적 의미가 있습니다. 평민계급이었던 그가 사랑을 매개로 귀족의 딸을 연모할 수 있었으니깐요. 또한 신체적 청력이상을 사랑이라는 문라이트로 치유될 수 있었으니깐요.

알프레드 브렌델의 연주를 이런 배경을 생각하고 들으면 더 깊게 들립니다. 그의 책에서 돌체Dolce에 대한 언급이 있더군요. 보통은 돌체하면 감미롭다는 정도로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는 여기에 섬세하게zart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그것도 '내면의 섬세함을 살려서zartinnig' 라고 합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가 봅니다. 아직 떨떠릅하다고 합니다. 그는 베토벤의 음악에서 따스함, 내면성, 섬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 것들을 담은 언어가 돌체Dolce라고 합니다. 과연 돌체는 무엇일까요. 개념에 묶어 놓을 수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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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아침을 열었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음악이네요.

ㅎㅎㅎ 달콤하면서 탄닌이 느껴지죠? ^^

아 탄닌! 적절한 비유네요ㅎㅎ

음악은 언어를 초월하는 거니까요.
창조적 로맨스
감미로움 그 이상^^

네~ 단기 논리적 기호는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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