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9 Madeleine Peyroux

in #kr-music5 years ago



    내 마음속 영원히 늙지 않는 그녀, 마들렌 페이루. 재즈 싱어로서 어린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부터 음악을 시작한 그녀는 '히피'인 부모 밑에서 그 영향을 받고 자란다고 고백하는데, 아버지의 낡은 레코드와 어머니의 우쿠렐레 소리를 들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후 파리의 라틴쿼터 Latin Quarter 의 거리에서부터 노래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 그녀는 빈티지 재즈 그룹 Riverboat Shufflers 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The Lost Wandering Blues and Jazz Band 로 유럽투어를 도는 발돋움을 틔었다.


    그녀의 데뷔앨범 Dreamland (1996)은 그녀가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의 곡을 커버한 곡들의 구성으로 1930년대와 1940년대 음악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녀가 사랑했던 재즈 뮤지션인 Billie Holiday, Bessie Smith, Fats Waller 의 곡들은 물론이거니와 그녀만의 소울이 담긴 앳된 그녀의 목소리가 나즈막히 담겨져 있는, 너무도 사랑하는 앨범.


    그녀가 부른 몇 샹송 중 가장 좋아하는 La javanaise 는 Guillermo del Toro 감독의 Shape of Water 영화의 OST 로도 쓰였는데, 보면서 이보다 더 어울리는 곡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영어면 영어, 불어면 불어 뭐든 완벽히 그녀만의 색깔로 완전히 덮어버리는 그 마력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몇몇은 그녀의 음악 초창기보다 지금의 중후한 목소리를 더 선호한다고도 하지만, 난 한 가수의 조금씩 세월이 칠해지는 목소리의 시작점인, 첫 데뷔 앨범때의 그 울림에 가장 감동을 받는다. 그녀가 걸어왔을 그 흔적들을 주욱 틀어놓고 가만히 듣고 있자면 말 그대로 힐링이 된다.



        2017년 겨울, 약 2주간의 한국 일정에서 두번의 공연이 잡혔다. 한달 전부터 멤버들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악보와 구성을 정했지만 리허설은 한번이였고 설상 가상으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한반도를 강타한 추위에 제대로 맞아 감기에 걸렸다. 어쩌겠는가, 최대한의 목관리로 만나야 할 사람들을 줄이고 연습과 쉬는 것에만 매진했다. 셋 리스트(Set list) 에는 마들렌 페이루의 Secular Hymns (2012) 앨범의 편곡한 곡들과 늘 요청을 받았던 스탠다드 곡 몇 곡을 배치해 준비했는데 신의 한수였다. 늘 듣던 그녀의 곡은 부르는 내내 너무나 편안했고 행복했다.


아코디언 제찬님과 나의 사랑하는 베이시스트 그리고 기타 알렉스까지 정말 즐겁게 연주를 했다. 비록 중간에 멘붕이 왔지만.. (할말하않) 일 마치고 바로 달려와준 멤버들, 동영상이며 사진이며 잔뜩 남겨주신 고마운 분들, 그리고 늘 다정다감한 사장님. 공연은 나를 한 뼘씩 성장하게 만든다. 마들렌 페이루의 노래 또한 소화하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연습하며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욱 멋진 음악을 선보이는 그녀. 닮고 싶다. 온 진심을 다해서.




http://madeleinepeyroux.com/


플레이리스트 포스팅 시리즈


Playlist #1 Lars Danielsson
Playlist #2 Grogory Porter
Playlist #3 Yael Naïm
Playlist #4 Roberto Fonseca
Playlist #5 Wolfgang Muthspiel
Playlist #6 Rodrigo Amarente
Playlist #7 Patrick Watson
Playlist #8 Clément Braj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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