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아빠가 미안해

in #kr-pen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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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쩍벌남.jpg-
지난 주말
최근 알콩달콩했던 튼실군이 대로변에서 윈드밀을 했다.

다른건 둘째치고 가뜩이나 손가락을 빠는 아이라 바닥에서 뒹굴거리면
전부 입에 들어가서 편도선이 붓거나 하니 기겁하고 앉게 했는데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다.

필사적으로 일으키려는 아빠와 윈드밀을 시전하는 아들의 힘싸움

돌고래를 낳았나 울음소리가 7옥타브는 올라가는거 같은데
나중에 성악을 전공하려나 지치지도 않고 울어제낀다.

주변의 시선이 따끔거릴때쯤 결국 나도 지쳐 버렸다.

싸늘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마라 아빠의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튼실군 오른쪽 엉덩이 한대
튼실군 왼쪽 엉덩이 한대
다시 튼실군을 일으켜서 한대
... [중략] ...

그래도 안되어서 아내있는데까지 들고 갔는데
아내도 결국 분노가 가득찬 상태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걸어서 10분거리를 근 1시간에 걸쳐서 갔으니...)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집에 들어갔더니 둘째가 울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엄마가 때렸어요?" 했더니 "네!"하는 녀석... 엉덩이를 까봤더니 벌겋다.

" 도저히 안되어서 엉덩이 때렸는데 어떻게 하지 ... 약발라야 하나"
체벌한다고 엉덩이 때린거 가지고 아내는 자기 전까지 전전긍긍한다.
모질지 못해서 매번 둘째의 애교에 무너지던 아내가 손을 댔으니 자기도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괜찮아. 기저귀도 있어서 충격도 많이 흡수했을거고 ... 애도 놀래서 말 들은걸꺼야"

어짜피 나중엔 등짝스매시가 일상일텐데 손목도 약한 아내가 힘으로 둘째를 제압할 수 있긴 할런지 ...

"그래도 아빠가 체벌하는거보단 낫잖아. 힘이 다른데..."
아빠가 위엄이 없어서 문제인건가
아까 혼난건 잊어버리고 나랑 놀겠다고 까르르 웃는데
맘같아서는 한대 쥐어박고 싶은데 결국 잠이나 재우고 술로 화를 삭인다.

아빠가 미안하다.
아빠가 아직 말 못하는 너에게 많은걸 바라고 있어서
네 누나를 키우면서 다 알거라고 생각했던 아빠가 미안하다.

그냥 배고픈거지, 졸린거지, 놀고 싶은거지 생각하면 되는데
누나를 키워봐서 너는 쉬울거라 생각한 아빠가 잘못한거지

맘이 풀렸는지 둘째랑 산책하고 온 아내가 씻기자마자
튼실군은 평소와 다르게 금방 잠에 빠져 든다.

내일은 잘해주자 잘해주자
오늘도 부모는 미안함으로 밤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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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아이들의 마음을 알아 가는 과정이죠..미안함으로 내일은 좀 더 잘 해주는 걸로 육아 아빠 화이팅

아침에 회사간다고 했더니 와서안기는게 찡하네요 ㅠㅠ
어휴 진짜 천국과지옥을 넘나드는듯해요...

쌍둥이도 다른데 성별 다르면 더 다르죠 ㅠ
애도 힘들고 엄마아빠도 힘들고...

둘째의 귀여움은 또 다르더라구요 ... 떼쓰는거도 달라서 문제지만 ㅜㅜ

제가 지나고 나서 보니 조금 더 아이를 기다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더라고요. 그럼 별 문제는 없었을텐데 늘 조급함이 앞서서 말이죠. 마음 푸시고, 다음엔 인내심으로! ㅎㅎㅎㅎ

다음엔 꼭 인내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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