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시 쓰기 #49] "꽃말과 숨바꼭질" / 이경원

in #kr-po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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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는지는 모르나 우리가 그리 의미를 흩뿌린 것이다
그리 생겼으니 모가지에 푯말을 채워주고
그 꽃은 어떤 의미였노라며 서글피 울어대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

삶에 찌든 아재가 꽃을 좋아한다지만
감성 묻은 오만가지 꽃말과 시어를 읊조린다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

지나가 버린 인연이 떠오르는 꽃이라며
뜯어먹는 염소에게 당근을 주고 죄악을 씻어보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

어여쁜 꽃이라며 참수시켜
물에 담가 두고
일시 메마른 잎이 더럽다며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단두대에 오른 저기 저 꽃은
수화를 못 하는 꽃은
사실 아무런 죄가 없다.

꽃말과 숨바꼭질 / 이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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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첫 응원왔어요^^
멋진 시 잘 보고 갑니다.
/ 다니의 뉴비 지원 프로젝트#31(6월 1주)

좋은 프로젝트 감사해요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제목이 경쾌해서, 가볍게 읽었다가...꽤나 묵직하군요.
함부로 댓글 달면 혼날 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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