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총평 - 보수의 힘

in #kr-politics6 years ago

원래 지방선거 관련해서는 글을 쓸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새벽... @bookkeeper님께서 남기신 글의
"지방선거 관련 글이 없어 실망"하셨다는 농담을 보고는
그냥 몇가지 생각들을 좀 남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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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lection.daum.net/20180613/vote/count

투표율 60.2%

60.2%
https://steemit.com/kr/@dakfn/60-2

@dakfn님의 글에서 60.2%라는 투표율이 '낮다'고 느끼시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난 이 투표율이 결코 낮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원래 인간이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고
선진국 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난 솔직히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50% 초반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그런데 60%를 넘겼다. 난 여기에서 '희망'을 보았다.

점점 더 깨어가고 있는 것이고, 이 추세는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에
결국 블록체인과 코인들이 승리할 운명인 것처럼
대한민국의 운명 역시 결국은 승리할 수 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의 힘?

민주당의 압승의 상황에 왠 자유한국당의 힘?
하지만 난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힘'을 느꼈다.

자유한국당이 힘이 좋고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유한국당에 투표하는 사람들의 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출구조사를 하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을 따로 조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선거 與 대승…출구조사 국정지지율 80.2%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80613010006377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3.3%, ‘대체로 잘하고 있다’가 46.9%를 기록해 긍정 평가가 80.2%에 달했다. ‘별로 못하고 있다’와 ‘전혀 못하고 있다’는 답은 각각 11.5%와 3.6%로 부정적인 반응은 15.1%에 그쳤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4.7%였다.

3403명을 조사한 결과다.
'투표'라는 것을 실제로 하는 사람들만을 표본으로 조사하는 것이기에
이 조사는 매우 의미가 있다.

80%라는 지지가 의미있는 수치가 아니라
나는 ‘대체로 잘하고 있다’ 46.9%에 눈길이 간다.

소위 말하는 비판적 지지자들이라고 볼수 있다.
조금만 잘못하면 언제든지 돌아설수 있는 사람들...

[리얼미터 6월 1주차 주중동향] ‘4주 연속 내림세 마감’ 文 대통령 7주 연속 70%대
http://www.realmeter.net/2018/06/%EB%A6%AC%EC%96%BC%EB%AF%B8%ED%84%B0-6%EC%9B%94-1%EC%A3%BC%EC%B0%A8-%EC%A3%BC%EC%A4%91%EB%8F%99%ED%96%A5-4%EC%A3%BC-%EC%97%B0%EC%86%8D-%EB%82%B4%EB%A6%BC%EC%84%B8-%EB%A7%88%EA%B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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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일간으로 4일(월)에는 지난주 금요일(1일) 일간집계 대비 0.4%p 내린 17.9%로 출발해, 5일(화)에는 18.5%로 올랐으나, 최종 주중집계(5일 일간집계와 동일)는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1.3%p 내린 18.5%를 기록했다.

일주일전 여론조사 결과이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8.5%이다.
이는 전국을 모두 합한 것이니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대구·경북(▲5.4%p, 34.7%→40.1%)
대전·충청·세종(▼1.0%p, 50.1%→49.1%)
부산·경남·울산(▲1.2%p, 46.1%→47.3%)
경기·인천(▼3.2%p, 59.5%→56.3%)

위 내용은 민주당의 지지율 변화이다.

대구·경북(▼14.2%p, 36.7%→22.5%)
대전·충청·세종(▼8.9%p, 22.9%→14.0%)
부산·경남·울산(▲3.7%p, 23.6%→27.3%)
경기·인천(▲1.1%p, 16.8%→17.9%)

위 내용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변화이다.

대구·경북이 정말로 충격적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 이 일주일전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결과는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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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에서 높았던 그 지지는 도대체 누구에게 향하는 지지일까?
당은 지지하는데 실제 투표는 인물을 보고 하는 것인가?

결국 정당 지지율이라는 것은 살짝 허상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구미에서 첫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차지했다는 것 하나에 의미를 두어야 할지는 모르겠다.

경기, 인천 지역을 살펴보자.
일주일전 여론조사의 지지율 격차는 거의 3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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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당이 이겼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얻은 득표율을 보자.
역시나 정당지지율의 그 비율보다는 월등히 높은 득표를 하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견제 심리'라는 것이 발동한다.
누군가가 너무 잘나가면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약자를 응원하는 마음도 존재한다.
이러한 심리들이 투표 결과에 반영되는 것이다.

관성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늘 자유한국당 정당 계열에 투표하던 사람이
그 투표 성향을 바꾸는 것은 사실 매우 힘들다.
나조차도 이재명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그에게 투표하였다.

이재명 인터뷰 논란, JTBC·MBC 앵커 무시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시나 봐요?"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614000002

이 당선인은 이날 "제가 책임져야 될 부분들에 대해서 확고하게 책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이를 기억하고 있던 JTBC 이지은 앵커는 "아까 말씀 중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뜻에서 하신 얘깁니까?"라고 되물었다. 이 당선인은 이 앵커의 질문에 정색하며 "어떤 책임요? 저 그런 얘기 한 적 없는데요.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시나 봐요"라고 답하며 기분이 나쁘다는 표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덜떨어진 대답을 하는 친구가 도지사가 되었다니...
정말로 민주당 지도부는 대오각성 해야한다.

이재명이 나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관성으로 행동하고 사고한다면
그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는 여전히 강고한 관성의 힘을 느꼈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승패는 엄청나 보이지만
실제 내포된 그 힘은 아직은 무척 '세' 보인다.

미래 예측, 거대한 파도에 맞서지 마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이들의 미래가 결코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당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면 자신은 죽겠지만 당은 산다.

노무현 대통령이 끝내 자살을 선택한 것은
그의 죽음으로 다른 모든 이들을 깨어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에 속해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서로가 다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겠지...

홍준표는 잠시 물러나겠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김무성도 김성태도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유승민, 안철수, 손학규까지... 여기는 더 심각하게 만만치 않고
민주평화당도 민주당 들어가고 싶겠지만 그도 역시나 여의치 않다.

황교안, 혹은 반기문이 새로운 구심점이 되어 보수를 재건할 수도 있다.
그럴만한 배짱이 있는 친구들이 아직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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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2년반 내에 북한 비핵화 주요 성과 달성 희망적"(종합)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6/14/0200000000AKR20180614002852071.HTML

어쨌든 향후 2년정도의 시간은 지속적으로 '평화'의 길로 갈 것이다.
쉬지도 않고, 잊을만 하면 한번씩 새로운 것들이 열릴 것이다.

잊을만 하면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고
잊을만 하면 평화협정이 체결될 것이고
잊을만 하면 문재인이 평양에 갈 것이고
잊을만 하면 트럼프가 평양에 갈 것이고...

북한 핵의 반출, 북미수교, 철도 개통 등등등
정말 무슨 일들이 어떻게 벌어질지 잘 모르겠다.

하나 분명한 것은 어떤 기대감을 계속 주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드라마를 보면서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다.

이 드라마들이 계속 되어가는 순간에 '총선'을 맞이하게 된다.
아마도 보수 정당들에게 향후 2년은 정말 죽을만큼 싫은 시간들일지 모른다.

민주당이 압승한 오늘 난 보수 정당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다.

아직 보수 정당에 표를 주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이들을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음... 난 방법을 알지만 알려주기는 싫다.
왜냐면 난 다음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0석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

단 하나 팁을 주자면 "거대한 파도에 맞서지 마라"이다.
'평화' 하자는데 딴지를 거는 것은 미친짓이다.
속으로는 열불이 나겠지만 통 크게 환호하고 잘한다 칭찬해야 한다.

그정도 배짱도 없으면 정치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이번 선거 후에 안철수는 제발 정치의 꿈을 접어주셨으면...

남북, 북미, 동북아의 미래는 결정되었다.
거대한 평화와 번영의 파도는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원래 폭주하면서 끝을 보려는 심리가 있다.
이 평화의 무드도 끝을 볼때까지 달려갈 것이다.
이 거대한 파도에 맞서서 뻘짓을 하는 것만 막아도 본전은 한다.

앞으로의 2년,
어떤 일들이 펼져질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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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현재보수는 보수라고하긴 좀 그런거같아요. 온갖비리를 일삼았으니. 현재 보수는 민주당같고, 더 개혁적인 진보가 진보같은 느낌을 갖네요 저는 ㅋㅋ

진보 보수의 얘기는 사실 단순하지는 않죠
어떻게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서도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해야하니까요^^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ㅎㅎㅎ 풀봇으로 수고를 ㅎㅎㅎ
민주당이 보수가 되고
새로운 진보당이 등장하면 좋겠네요 ㅎㅎ
강원도에는 4년전에 빼앗긴 표를 되찾은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99.9% 까지 엎치락뒤치락...24표차로 된 분도 있네요

풀봇까지^^ 감사합니다.
진보당들이 진짜 '진보'가 되어야 하는데... 좀 아쉬운 마음입니다.^^

선거라는 것이 얼마나 민심을 반영했는지와 반영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라는 것을 볼 때 현재상황은 민주당에게는 낙관적입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아직도 야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서 원하는 법률이 나오기는 힘들겠네요.

현재 상태가 그리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당이 너무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더 나쁜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죠^^

제가 사는 부산에서도 첫 진보정당 단체장이 나왔네요. 부산의 보수 텃밭 해운대에서도 진보정당이 나온 것을 보면 확실히 변화의 바람은 있는 것 같습니다.

경북 대구는 이번에 보수가 이겼지만 충분히 긴장 할 만큼의 진보표도 나왔다고 생각이들어요. 나오면 무조건 이긴다는 지역구도가 깨져서 좋네요 이번에는.

지역주의는 사실 인간의 본성입니다. 깨지기 참 어렵죠^^
그나마 이번 선거는 말도안되는 지역 패권의 모습이 조금은 완화된 느낌입니다.

시대가 변했건만, 아직 북풍몰이,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는 보수는 보수가 아니죠!!
대구,경북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ㅎㅎ 그래도 작은 변화라도 생겨 난것에 희망을 가집니다! 구미에서^^
당선된 분들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잘 지켜보는일... 우리가 해야할 일이겠죠!!

구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정희의 고향이고 박근혜의 기반인 곳입니다.
결국 현재 정통 보수 세력들은 자유한국당을 버리고 있다는 의미죠.
이 힘을 누가 받느냐가 관전 포인트인데...
아직은 아무도 받을 세력이 없죠^^

현재 자칭 보수라고 말하는 당들을 저는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보수란 자고로 자기 나라를 가장 위해야 하는데..
아베가 심하긴 해도 트럼프가 심하긴 해도 자국보호를 위해서 하는 일들인데..

우리나라 보수는 전혀 그렇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거든요..

위에 몇몇분들 말씀대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그냥 보수당 같다는 생각이 많이듭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은 모두 완전히 동의합니다. 다만,
보수니 진보니 하는 말 자체는 그 말을 쓰는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용어에 대한 정의없이는 대화가 진도를 나갈 수 없지요^^
제가 언제 한번 관련해서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늘 고생하시는 모습 감사합니다.^^

미국과 북한이 선거운동을 대신해준 셈이랄까요?

12년만에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결과를 보니깐
새삼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ㅎ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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