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기 3, 마주한 순간들

in #kr-travel6 years ago (edited)




속초여행기 3

마  주  한  순  간  들




영상을 가지고 한참을 씨름했다.

베가스는 미리보기가 자꾸 끊겨 한참을 렌더링한 후 편집된 영상을 확인해야만, 잘못된 부분을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틈나는 대로 영상도 찍어보면서 편집 연습을 해볼 작정인데, 무르익게 되었을 때는 '아이디얼리스트'나 불소소의 홍보영상도 작업을 해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 세미나 영상 작업을 종종 했었다. 오프닝 영상과 클로징 영상, 각 테마별 영상을 편집했다. 그 영상들은 고퀄리티의 세련된 감각과 임팩트를 자랑했다. 내가 편집을 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감각의 극을 달리는 광고나 뮤직비디오, 아티스트들의 영상을 여러편 짜집기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나의 작업물이냐고 한다면, 전부 나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 작업이 남긴 것은 초보적이긴해도 베가스라는 프로그램을 익숙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 은근히 큰 수확이다. 팟캐스트 편집도 베가스로 하고 있으니.

이전 여행들의 영상들은 앵글이 흔들려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래서 속초에서는 영상을 찍고 싶은 순간에 핸드폰을 가만히 들고 촬영을 했다. 심각한 수전증으로 인해 이것조차 쉽지는 않았다. 굳이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다. 돌아와서 편집하고 보니, 영상은 다각도로 다양하게 촬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고정된 앵글만 반복되니 심심하고 덜 감각적인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하지만, 찍고 편집해보아야만 알게 되는 아쉬움들이다. 만들면서 조금씩 업그레이드시켜 볼 작정이다.

실은 영상이 맘에 안들어 어플로도 비슷하게 편집을 시도해보았다. 필터를 사용하는 바람에 화질이 살짝 떨어진 것 말고는 영상의 느낌엔 별 차이가 없었다. 간편하고 좋으면서도 허무한 것 같기도 한 느낌이다. 슬로우 모션은 어플로만 되는 줄 알았는데, 애초에 카메라에 장착된 기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번엔 슬로우 모션도 시도해 볼 작정이다.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저작권'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생각해본다. 예전같으면 내가 즐겨듣는 음악들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을 것이 분명하다. 감각에 한참 못미친다고 느껴지는 무료 음악 중에 열심히 골라 넣어봤다. 유투브에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사용할때 소정의 금액을 내고 구매하는 형태로 쓰면 어떨까. 스트리밍으로 얻어지는 비용보다는 낫지 않을까. 현실성없이 그냥 해보는 생각들이다.






잠시 머물다 간 등대해변


SAM_9043-1.jpg


작은 해변이라서 사람도 많지 않고 물도 깨끗했다.

스카프를 모래바닥에 깔고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었던 게 생각난다. 혼자서 남은 샌드위치를 먹는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직은 차가운 물에 발도 담가봤다.






공사장에 회전목마


SAM_9126.JPG


청초호를 걸어 고속버스터미널에 거의 다다랐을 때 쯤. 인적없는 공사장에 남겨진 회전목마가 인상적이었다. 왠지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괜찮을 것 같은 장면이기도 했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낮인데도 약간 기분이 묘했다. 이 건물을 이렇게 다 짓도록 왜 이 회전목마를 남겨두었을까.

결국, 속초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되었다.




하루를 다녀와서 세 개의 포스팅을 쓰다니.






속초여행기 1, 완벽한 날들의 동아서점
속초여행기 2, 시공간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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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가 엄청 인상적이네요!!
다음주 휴가따 속초를 다녀올 생각인데 여유가되면 들려봐야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사람없는 곳에 분위기가 묘했던 기억이 나네요 :)

사진만 봐도 묘~해요
혼자가면 약간 무서울듯;;;; 하하하

하루를 다녀와서 세 개의 포스팅을 쓸 수도 있죠! 생각이 쌓였다면ㅎㅎ
바쁜거 끝나면 혼자가는 여행 가봐야겠어요..!

제가 하고픈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ㅎㅎ

동영상의 등대 바닷가 물색이 구름흐름에 따라 바뀌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네요.
어느해 봄이었나.
전날 회사에서 굉장히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어요.
출근을 하려고 나섰다가 그냥 차를 돌려서 영동고속도로를 탔습니다.
출근 행렬이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길을 거꾸로 달려서 한적한 평일의 동해바다에 도착했는데요.
그날 그 하늘도 바다도 어찌나 파랗던지요. ^^
한 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배가 고파 편의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는데...
한심해서 였는지 바다가 너무 파래서 였는지 눈물이 나더군요.

동해 바다 사진을 보면 가끔씩 그때가 기억이 납니다.

나를 그만 가둬 둬야겠다 생각하기 시작한것도 그맘때 였을 거구요.

바다가 참 많은 잔상을 남기네요. 위로가 되시는 바다였었다면 좋겠네요. 그 무한한 듯한 풍경때문에 좋을 때도 힘들 때도 바다를 찾게되는 거 같아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해요 :)

영상 편집 참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든 작업같아요. 저도 짧은 영상을 편집할 일이 있어 음악 저작권 때문에 애먹은 적 한번 있었는데, 팟캐스트는 더욱 신경써야할 것이 많겠네요. 속초 여행하시면서 생각이 좀 정리 되셨길 바랍니다. 화이팅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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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당첨됐군요!ㅎㅎ

회전목마가 이질적이면서도 슬퍼보여요 ㅠㅠ 회전목마는 어린이 & 어른 모두에게 꿈과 동심을 일깨워주는 상징인데, 저렇게 먼지 맞은 채로 덩그러니 공사장에 있으니 ㅠㅠㅠㅠㅠㅠ

과거엔 누군가가 타고놀았던 곳이었겠죠?? 새 건물을 지을거면 왜 치우지 않았는지가 저도 궁금해요. 그러고보니 좀 쓸쓸해보이기도 하네요

날 것의 영상들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달보다는 스스로의 삶에 기록에 대한 소장 측면에서 생각해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나 잘 정제되고 전달이 잘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담겨 있느냐를 먼저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속초 다녀온지 한 한두달 정도밖에 안된 것 같은데, 또 다녀오고 싶네요. 제가 몰랐던 곳 소개 많이 시켜주셔셔 감사합니다. :)

영상이라는 컨텐츠에 관심을 갖고 만들어보고 싶어서 더 욕심내는 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속초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변하고 있더라구요. 조금 우려가 되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도 점점 더 많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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