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호 슈페리어 : 미국 중부 여행 with @travelwalker

in #kr-travel6 years ago


Duluth 도개교 : Superior 호수가 세인트 루이스강과 만나는 곳에 위치한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의 경계 다리




안녕하세요 @travelwalker입니다. 이번에는 미국 중부 여행기로 돌아왔습니다. 이전에 서부는 짧게 3대 캐년들과 라스베거스를 소개드렸었는데요, 중부는 미네소타, 다코다, 위스콘신, 미시간, 텍사스를 위주로 소개 드려볼까 합니다. 몇 편정도가 될지 모르겠는데요, 예상은 대략 4~5편 정도 연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그럼 출발 하겠습니다 ^^



"슈페리어, 그 영원의 깊이"


 "Superior Lake"


엄청난 크기의 호수들이 북미 대륙의 한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의 경계에 자리잡아, 거기서 발원한 물줄기들이 미국 대륙을 가로지른다.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호수 다섯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미국의 중북부 지방에 출장을 갈 기회가 생겼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일정이었기에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둔 어느 주말에 불연듯 차를 몰고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덜루스(Duluth)라는 도시와 슈페리어 호수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섯개의 호수가 캐나다와 미국의 4개주 사이에 놓여있다.



그중 제일 위에 있는 큰 호수가 슈페리어호이고, 내가 묵은 캐빈은 Lutsen 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다.




무척 심심한 곳일것이라고 하는 미국 동료들의 이야기가 있었지만,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었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호숫가에 자리잡은 Lutsen 마을의 작은 캐빈을 하나 후다닥 예약하고(사실 운이 좋았다. 연휴를 앞둔 상황이어서 쉽지 않았었는데, 클릭 몇번과 통화한번으로 간단히 예약을 했다. 주인장은 전형적인 동부 미국인 이미지를 가진 지긋한 나이의 콧수염 사나이였는데, 무거운 저음의 목소리와 달리 너무나 친절하게 마지막 남은 방인데 싸게 주겠다고 하며 흔쾌히 예약을 받아 주었다) 맑은 여름 하늘의 어느 금요일 오후에 슈페리어 호수의 관문 도시 덜루스로 출발했다.



등대로 이어진 둑길, 마치 영원으로 이어진 길처럼 보인다







숙소를 향해 가는 길에 마주친 Two harbor 에서 바라본 등대와 이 거대한 호수가 보여주는 수평선은 마치 바다의 그것과 같았다. 바다와 같은 규모임을 항변이라도 하듯이 호숫가로 밀려드는 잔잔한 파도소리가 인상적이었다.

하버라는 명칭과 같이 과거에 이곳에는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항구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철광석을 분류하여 배에 싣고 내리는 부두가 남아있었고, 역시 그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철로가 놓여 있었다.

역사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는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보니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한 백년만 넘은 것이면 전부 무슨 memorial, historical point 등등의 명칭을 붙이며 기념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기본으로 몇천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아시아 사람들이 보면 좀 우스워 보인다.










세인트폴에서 출발한지 5시간여 만에 숙소인 Lutsen의 캐빈에 도착했다. 미국은 참 큰 나라다. 다들 덜루스정도면 가깝다고 말하는데, 그 가까운 곳이 차로 4~5시간 걸리니.

예약한 캐빈은 호수 바로 옆에 자리잡은 완벽하게 나무로 지은 집이었는데, 예상보다 너무나 훌륭했다. 전형적인 미국 북부 통나무집의 모습에, 작은 마당에는 모닥불과 바베큐를 할 수있는 공간 그리고 그앞에 바로 호수가 자리하고 있어 내려가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을 정도 였다.

슈페리어 호수는 담수량이 너무 크고 깊어서 북미의 혹독한 겨울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실제 호수의 면적이 약 82,400제곱킬로미터로, 남한 면적 약 10만제곱킬로미터 보다 살짝 작은 정도의 크기다. 하지만 가로 길이가 560킬로미터에 달하도록 길기 때문에 실제보다 훨씬 커보인다. 수평선이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런 크기 탓에 담수량이 엄청나서 겨울의 추위도 호수를 얼릴 수 없지만, 반대로 여름의 더위도 이 호수를 데울수 없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수온이 4도 부근으로 매우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 호수가에 서있으면 차가운 물때문에 서늘한 공기가 느껴진다. 내가 갔던 때도 여름의 한가운데로 낮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더위 였지만, 호수가의 캐빈에서 저녁을 보내는 동안 벽난로를 피워야 했다.
















거대한 호숫가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특별했다. 그 맑은 공기와 서늘한 기운이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도록 했다. 위도차이로 인해서 호수위로 떠오르는 해를 볼수는 없었지만, 그 호수위로 드리우는 아침 노을 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나는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도, 여유가 된다면 하루 숙박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그 지역에서 하룻밤을 묵어보면, 그저 스쳐지날때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게 되거나, 느낄수 없었던 것들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늘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아쉬운, 저 호수위로 드리워 졌던 밤하늘과 여명에 반짝이는 거대한 호수의 물빛이 마음에 남아있다."

호숫가의 아침을 만끽하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캐나다 국경의 그랑 포르티지(Grand portage)로 올라갔다. 옛날(옛날이라 하지만 채 백년도 안된일이다) 캐나다 국경이 막 형성될 무렵 인디언의 교역로 였다고 하는 일종의 성채가 남아 있는데, 별것아닌 것도 역사 기념물로 잘 포장해 놓은 탓에 예전 원주민들의 모습을 잠시 엿볼수 있었다.

인디언들에게 이런 좋은 땅을 빼앗은 유럽인들은 무엇을 기념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대대로 살아온 이땅에서 쫒겨나서 정체성을 잃었거나 아니면 인디언 보호지역에 살고 있는 원래 이땅의 주인들은 무슨생각이 들까.
미국의 거대한 자연을 볼때마다 늘 그런 생각이 스친다. 우리는 그래도 좁고 별다른 자원도 없지만, 우리땅을 잘 지켜왔다는게 참 다행이다.













Duluth로 돌아오는 길에 구스베리폴스(Gooseberry falls) 주립공원을 들러 왔는데, 철광석의 산지이다 보니 맑고 푸른 물빛이 아니라 붉은 기가 감도는 황토빛 물줄기였지만, 더위를 충분히 식혀줄 정도의 시원한 경관을 보여주었다.

사실 큰 감흥이 있는 경관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구석구석에 자연을 잘 보존하고 또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을 마련해 놓은 것을 보고 작은 감탄을 했다.










Duluth로 돌아와 너무나 미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식당에서, 맥주한잔을 마시며 짧은 여정을 마무리 했다.

우리나라만한 호수, 그 파란 물밑으로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겨울에도 얼지않고 여름에도 데워지지 않는 호수.

내가 봤던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연의 혜택이 너무도 큰 나라였다. 영국인들의 진취적인 기상덕분에 저런 신대륙이 그들의 품안에 들어간 것이었을까.

왜 우리나라는 침략은 고사하고 '개척'해보려는 노력도 한번 안해봤을까.

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이 유럽이나 신대륙으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했던 적이 없는 것을 볼때, 원래 아시아지역의 민족들은 꽤나 평화주의자이고, 주어진 환경에 맞춰 살아가려는 기질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는 우리것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탓에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도 하지 않았으니, 그것이 꼭 나쁜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조금 아쉬운 맘이 들뿐...








photo & written by @travel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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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 다시봐도 경이롭네요 저는 앤아버 출장갔을 때 미시간호에 있는 해변(호수변?)에 갔었는데 진짜 천국같았어요. 해변 이름도 heaven 이란 단어가 들어간 beach였거든요 ㅎㅎ 나중에 사진 다시 들춰봐야겠네용~

미시간이 두번째로 큰 호수죠. 가지처럼 생겼고 ^^
나중에 시카고 편에서 잠시 다루지 않을까 합니다 ㅋ

@홍보해

엇... 감사합니다 켄스타님 ^^

사진으로도 너무나 아름다움이 느껴지네요~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참 행복할 것 같아요^^

네 아침 노을이 참 특별했습니다. 바다와 달리 호수는 잔잔하기 때문에 그 위로 비쳐드는 햇살이 참 예쁩니다.^^

어제 오늘 공기도 나쁘지 않고 시원했음에도 저곳에서 벽난로를 피우고 아침에 일어나 호수를 보며 커피 한잔 하는 느낌은 어떨지 계속 생각하네되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그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그나저나 남한보다 약간 작은 호수(?)라니.... 기분이 이상합니다.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정말 맛있습니다. 근데 좀 추워요 ㅎㅎㅎ 여름이라도 물이 너무 차서 수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답니다.

가는곳마다 모두 청정지역이고 사진찍는것마다 작품이네요.
모두 멋있고 아름다워요.
인디언 들이 땅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마음 아프네요.
사진 설명과함께 잘 보았어요 ^^

정확하신 표현입니다. 가는곳 마다 청정지역.. 참 부러웠어요. 어찌나 깨끗한지. 그 넓은 땅에 또 사람이 많이 안살아서 보호도 잘되어 있거든요.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이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 멋지고 아름답네요
멋진 사진에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워낙 예쁜 모습들이 많아서 사진이 다 못담았네요. ^^

우엉엉 미국에 사는 저보다 어찌 더 상세히 아시는지..
나도 분명 갔었는데 난 뭘 본건지 ㅋㅋㅋㅋㅋ
트워님 능력과 지식의 끝은 어딥니꽈?
오늘도 넘 잘 읽었고 다음 시리즈도 기대만빵! 😊

ㅎㅎㅎ 그럴리가요... 에일리님이 훨씬 잘아시고 제대로 보고 오셨을텐데요. 저야 여행자에 불과한 것을요 ^^
중부는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또 써보도록 할께요~ ㅎ

눈에 한번은 담아보고 싶은 풍경이네요..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네 저는 운이 참 좋은 편이었습니다. 일부러 가기는 쉽지 않은 곳이어서요.
거리도 있고 해서 중부는 여행상품이 잘 없는데, 한번은 가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벽난로도 있고 너무 운치가 있네요.
호수가 정말 크고 경치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미국은 워낙 커서 볼 곳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크기하나 만큼은 정말 부럽지요. 호수가를 따라서 3시간을 달려도 호수 둘레 1/4을 못가니 마치 동해안을 달리는 기분이에요 ^^

glory7님이 travelwalker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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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이렇게 깔끔한, 모범답안같은 신청을 해 주시다니... 만약 랜덤추첨을 하게 되고 travelwalker이 아쉽게 탈락하게 되면, 제가 추가 현질을 해서라도 따로 임대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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