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삶은 가련하다 - 자기 앞의 생

in #kr-youth6 years ago (edited)

자기앞의 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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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에게나 삶은 가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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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모. 그 소년이 세상에 적응하는 슬픈 방식들.
자기 앞에 놓인 생, 그 무게를 고스란히 지고 가는 것.
잠시 도망쳤다가도 다시 순순히 돌아와
더 무거워진 무게를 감당하는 모모는 한탄할 마음도, 떼쓰고 싶은 욕심도 없다.
아니, 애초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살다보니 없어진 건지도 모른다.
모모는 자신에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철저히 구분하여 있는 것만을 오롯이 지고 간다.
그런 모모에게 유일하게 '있었던' 것은 로자 아줌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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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이란, 때로는 인간을 공들여 위로하고
때로는 인간을 혹한과도 같은 고통으로 파괴한다.
그러한 생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많다.
시도 영화도 그림도 음악도 많다.
그 모두가 냉정한 직설로써 아픈 상처를 쿡쿡 찌르면서도,
한편으론 따뜻하게 보듬는 체온을 잊지 않는다.
모모의 이야기가 그랬다.
인간을 고통으로 파괴하는 생의 지독한 위세를 막을 수는 없어도,
이토록 가슴을 에는 위로 속에서 살 수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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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밑줄
「하밀 할아버지는 인정이란, 인생이라는 커다란 책 속의 쉼표에 불과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노인네가 하는 그런 바보 같은 소리에 뭐라 덧붙일 말이 없다.
로자 아줌마가 유태인의 눈을 한 채 나를 바라볼 때면 인정은 쉼표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쉼표가 아니라, 차라리 인생 전체를 담은 커다란 책 같았고, 나는 그 책을 보고 싶지 않았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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