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gazua] 10월 7일, 태풍 속 우노 가출 사건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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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평화

Morning letter

20181007
Written by @aaron2020jeju

    10월 7일  
      

안녕, 형들? 아론이야.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태풍이었겠지? 이제 다시 고요와 평화가 찾아온 제주야. 잠시 잠깐의 안락을 누린 후에 다시 맹추위와 싸울 준비를 해야겠지만. 육지보다 평균 기온은 높지만 정말 겨울 강풍이 엄청난 제주라서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지지는 않아.


엘라스틴 했어요

하루하루 다른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는 무티야. 한달 전 구조 때랑은 정말 비교할 수도 없지. 군데 군데 새 털도 나고, 전체적으로 풍성하게 확대(?)되어 가고 있어. 고양이 확대범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고. 아침마다 x를 치우는데 양도... 어마어마해. 어쨌든 무티도, 아이들도 다 건강해서 다행이야. 활력 넘치는 3형제 이야기를 해볼까?


트레, 두에, 우노

김 박스 앞에 있고 얼굴이 뾰족한데 이마에 v자가 보이는 애가 tre, 트레야. 박스 뒤에서 카메라를 보고 있고 이마에 m자가 보이는 애가 due, 두에라고 해. 셋 중에 두에가 가장 날 뚫어지게 쳐다 봐. 아직 셋다 내가 다가가면 숨기 바쁘고 나한테 오지는 않아. 그래도 두에가 가장 열심히 날 관찰하는 편이지. 그리고 민 무늬에 이마에 아무 것도 없고 가장 노란 애가 uno, 우노야. 우노는 틈만 나면 가출하려고 애를 써. 그래서 태풍 때도 엄청 속을 썩였지.


쿵덕쿵 3형제

태풍이 한참이던 날, 아무래도 길고양이 식구를 들였으니 검진은 받는 게 좋을 것 같고, 당췌 방법은 생각이 나질 않았어. 어미를 데리고 병원 가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아이들은 내가 손으로 만지거나 잡을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케이지를 열어놓고 그 안에 들어가게 하려고 갖은 애를 써봤지만, 서로 스트레스만 받고 실패로 돌아갔지.

그 와중에 열린 문으로 우노가 도망친 거야. 비는 줄줄 내리고 있는데, 2층에서 1층으로 내달리더니 열려 있는 현관문 밖으로 튀어나가 버렸어. 내 생각엔 아마도 원래 살던 방갈로 밑으로 달려갔던 것 같아. 이때만 해도 고양이가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비가 왔었는데,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어지고 강풍까지 불면서 사람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날씨가 됐지. 내 속은 타들어 가는데...

무티는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더라. 마치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듯이. 천.하.태.평.


아가야, 새 수건이 뽀송하고 참으로 조쿠나

결국 밤 9시가 되어도 비는 그치지 않고, 도저히 찾을 방법이 없어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나가보자 생각하고 우산을 들고 1층 현관으로 내려가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폭풍이 몰아치니까 누군가 유리 현관문을 닫아 놓은 모양인데 그 밖에 우노가 매달려 있는 게 보이는 거야. 내가 나가서 잡으려고 하면 다시 도망칠 게 뻔하니까 머리를 좀 굴렸지.

무티를 데리고 나가서 현관문을 살짝 열어주니까, 머리만 내밀고 우노를 부르더라고. 그래서 나는 살금살금 집으로 돌아와서 방문 틈으로 보고 있었어. 무티가 우노를 데리고 올라올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그런데... 이 길고양이 가족이 너무나 뻔뻔하게 2층으로 올라와서 집으로 다시 들어올 거라고 생각한 나도 웃기지 않아?)

그리고 정말 뻔뻔하게 무티가 우노를 데리고 들어와서 이산가족 상봉하는 장면을 봤어. 서로 물고 빨고 핥고 울고...

허허... 그러나 상봉의 기쁨은 아주 잠깐이더군.
우노 이 자식, 지 엄마한테 어찌나 성깔을 부리면서 깡깡대던지. 왜 빨리 찾으러 안 왔냐는 식이야. 그 바람에 나누던 기쁨은 사라지고, 무티는 다시 육아 피로... 애들 셋하고 베란다에 가뒀더니 하염 없이 거실만 쳐다보더군. 역시 육아는 힘든 것...

그렇게 태풍이 오던 날, 9시간에 걸친 우노 가출 사건이 마무리 됐어.

아, 눈 뜨자마자 뽀시래기들이 숨겨 놓은

x무덤을 발굴해서 해체했다.

냄새의 근원이 사라지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나의 일상은 왜

냥이로 시작해서

냥이로 끝나고 있는가.

어쩌란 말인가.

아몰랑.

으하하하.

그래도 굴하지 않고

복세편살, 해피 스팀 라이프


  • 복 잡한 세 상 편 하게 살 자
  • 나 는 씨x 나 의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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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름은 독일어. 자식 이름은 이탈리아어. 형도 쫌 허세끼가 있구나. 껄껄.

두 언어를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지 ㅎ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보다 낫잖아 ㅋㅋㅋ

아, 그렇군아. 요새 또 뭔가 꾸미고 있군 ㅋㅋㅋ 하긴 그건 그래.

태풍으로 큰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야 ㅎㅎ 아이들 사진으로 봐서인지 ㅎㅎ 아직 까지는 쉽게 이름이랑 매치를 못하겠는데 보다보면 알게 되겠지?? ㅎㅎ

ㅇㅇ 자꾸보면 다 다르게 생겼어. 밝은데서 보면 털 색깔도 다 달라. ㅎ

형은 좋은 사람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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