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강자 下

in #kr6 years ago

종종 내 블로그에 등장하던 사람이 있다. 군 시절 후임이다. S대 총학생회장을 하고 언론을 화려하게 장식한 졸업 파티를 열었던, 그 힘든 군대에서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일병 때부터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그 사람 말이다. 게다가 미남자에 만능 스포츠맨이라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제대 후 우연치 않게 버스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그 후임 이야기를 하며 참 잘난 놈들이 많다는 말을 했다. 내 동창도 공감하더라.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던지며 말이다.

그게 딱 8년 전 일이다. 재밌는 건 사업가로서 크게 성공한 친구는 내가 우러러보던 그 후임이 아니라, 당시 버스에서 내 말에 공감했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다. 내 군대 후임은 아직도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상도 예전보다 많이 사나울 뿐더러 얼핏 후문으로는 수익도 변변치 않다고 한다.

성공했다는 이 동창 녀석도 꽤 재밌는 놈이었다. 처음 옆 자리에 앉았을 때, 자기 집이 한 달에 세금만 천 만 원을 넘게 낸다며 거들먹거리곤 했다. 공부를 잘 했음에도 재미로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걸려 경찰서를 간 적도 있었다. 이것만 들으면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같지만 나는 이 녀석이 착하고 따뜻한 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의외로 정말 겸손한 면도 있었고. 어린 시절 부린 객기가 그 사람의 본질은 아니니까.

아직 삼십대에 불과하니 또 어떤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만, 내가 두려워하던 그 후임과, 그냥 재밌는 놈 정도로 생각했던 내 동창의 비즈니스 성패를 가른 것은 아마도 그 성품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 2017년 3월 7일 쓰다

※ 거진 1년 전 글을 재업로드한 것입니다. 종전 글에 보팅해주셨던 분들은 이 글이 아니라 다른 분들 포스팅에 보팅해주시기 바랍니다.

전편 : 진정한 강자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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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질 않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더욱 재미있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네요~ 내일이 마치 월요일같네요~ 가즈앗!!! ㅋ

ㅎㅎㅎ 그게 사는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올라가는 사람도 내려가는 사람도 다 각자만의 이야기와 즐거움이 있는

신나게 놀고 급하게 다시 사무실 돌아와서 일하고 있네요 ㅋㅋㅋ 조선생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가즈앗~!!

생각보다 이르게 하편을 보네요.

적지만 풀보팅했어요.

옛날에 썼던 글이니까요 ^^;
읽어주시고 보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그렇군요.

2015년 1월에 제주도에 놀러 가서 만난 노인네 부부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 분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말한 경험 중에 기억나는 게 있네요.

법률적인 문제 등 지식이 필요한 것은 배운 사람을 쓰면 된다.

본인은 수십 년간 열심히 일하며 아끼면서 번 돈으로 주변 지인의 권유로 산 아파트의 가격이 그 이듬해에 그때까지 모은 돈보다 오르더라. 그때부터 아파트에 몰빵했다.

그 노인네는 부모가 일찍 돌아가셔서 친척 집에 얹혀 살며 또래보다 늦게 높은 학년에 입학하는 바람에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상태로 가출해서 타향에서 고생하면서 열심히 몸으로 때우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는 거예요.

그 노인네는 자신의 출생지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이래요.

인생의 성패는 많이 배우거나 똑똑하다는 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아참, 그 노인네는 자신이 글은 못 읽었어도 계산은 아주 빨랐다고 하더군요.

지금 제주에 가면 또 반기려나 모르겠네요.

머리는 사서 쓰면 된다... 유명한 말이죠 ㅋㅋㅋ 물론 어느 정도 매니징을 하기 위해서는 실무도 해봐야되고 매니징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뭔가 확보가 되어 있어야겠지만, 결국 모든 본질은 사람이든 돈이든 어떻게 이걸 다루는가인 것 같습니다

아마 반기실 겁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사업이라는게 자신만 능력이 있다고 되는게 아닌것 같습니다...ㅎㅎ 오히려 자기 자신은 좀 부족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끌어주는 리더가 사업에는 더 적합하겠죠...
결국 사업은 사람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서 판가름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재과 중에 사업 성공한 사람이 적을지도 모르지요 ㅋㅋ 물론 잡스처럼 예외도 있지만, 결국 리더는 적당히 똑똑하긴 해야하지만 사람을 잘 관리하는 인덕과 공평함이 핵심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인생은 정말 다이내믹한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 잘나가고 있다고 잘난체하면 안되죠~
제 삶에도 언젠가 밝은 날이 오겠죠~~

ㅎㅎㅎ 정도는 달라도 누구의 삶에나 밝음이라는 것이 있겠죠
그리고 처음 뵙는 분이라 블로그를 좀 눈팅했는데 이미 밝은 날에 계신 것 같습니다 ^^

바로 앞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인거 같아요~

그게 인생의 묘미일지도 모르지요 ㅎㅎㅎ

남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담담하게 쓰기가 참쉽지 않는데 공감이 갑니다.

ㅎㅎㅎ 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자라면서
직업(남한테 고용되는)보다
사업가(자신이 주인)로서 양육되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해봅니다

근데 사실 자라면서 받는 교육과정은 이미 직원으로서의 자질을 가르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풍류판관님~ㅎㅎ 올만에 찾아오니 어색하네요 ㅋㅋ 저번에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어요 ㅎㅎㅎ자주 반가워해야할텐데 말이죠!

ㅎㅎㅎㅎ 스팀잇 접으셨는줄 알았늡니다
접으시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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