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남성紙 + [운동] 일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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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紙

내 취향의 팔할은 에스콰이어와 지큐가 만들었다. 고등학생일 때 처음으로 에스콰이어를 사서 읽었다. 지큐가 나온 뒤로는 매달 둘 다 사 읽었다. 지큐 코리아 창간호 모델은 조지 클루니였다.

에스콰이어를 읽지 않았다면, 지큐를 사지 않았다면 나는 더 행복했을까.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았을까. 아니면 욕망하지 않고 안주했을까. 나는 오랜 시간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탐했다.

남성지는 모순덩어리였다. 이를테면 ‘남자에게 허용되는 액세서리는 시계와 결혼반지 뿐’ 따위의 칼럼 다음장 화보에 주렁주렁 팔찌를 하고 반지를 끼고 귀걸이를 한 모델이 나오는 식이었다.

하, 그놈의 시계. “남자는 좋은 시계를 차야 한다”는 것은 남성지의 십계명이었다. 나도 그렇게 세뇌됐었다. 요즘 세상에 시계가 다 무슨 소용인가. 핸드폰 시계가 제일로 정확한 것을.

청바지를 좋아한다. 나의 청바지 사랑은 리바이스로 시작해서, 디올 옴므를 거쳐 돌체 앤 가바나에 정착했다. 나는 허벅지가 굵다. 늘 바지 사타구니 부분이 빨리 헤지곤 했다.

돌체 청바지는 고급 원단을 쓴다. 고급 원단은 약하다. 돌체 청바지 사타구니는 더 빨리 헤졌다. 돌체 청바지를 한 철 입고 다시 사기에는 조금, 실은 많이 부담스러웠다. 몇 번 세탁소에서 기워 입었다.

유니클로가 나를 구원했다. 어쩌다 매장에서 한 번 입어보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편한 청바지가 있나 싶었다.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 슬림 스트레이트 또는 스키니핏은 썩 맵시도 났다. 지금 내 청바지는 싹 다 유니클로다.

이제는 꼭 비싼 것만 멋진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사실 대체로 비싼 게 멋지기는 하다. 하지만 좀 덜 비싼 것도 잘 걸치면 멋지다. 내가 멋지다는 소리는 아니다. 멋지려고 늘 노력하고는 있다.

그래도 남성지로 쌓은 내공 덕분에 아주 구린 취향을 갖게 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이제는 남성지를 사 보지 않는다. 왕년에 이충걸 지큐 편집장의 글이 참 좋았다. 요즘은 모르겠다.

일지

데드 계산을 잘못해서 애초 계획보다 10㎏씩 더 들어야 했다. 아직 할만하다. 스콰트도 욕심나서 중량을 더 칠까 하다 부상당할까 싶어 말았다. 천천히 안전하게 평생 해야지 운동.

11일 스콰트는 10일 과음의 영향으로 더 힘들었다. 할까 말까 하다가 했는데 숨이 찼다. 보조 운동 볼륨을 약간 줄였다.

아래는 일지. 유산소 및 보조 운동은 적지 않았다.

  • 5월 8일 화요일 스몰로브 2-2
    스콰트 137.5㎏ 7회 5세트

  • 5월 9일 수요일 마그누손/오트마이어 3
    데드리프트 150㎏ 4회 4세트
    데드리프트 170㎏ 2회 1세트
    데드리프트 192.5㎏ 2회 1세트
    데드리프트 150㎏ 10회 1세트

  • 5월 11일 금요일 스몰로브 2-3
    스콰트 146㎏ 5회 7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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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님의 취향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믓쟁이칼님 +_+

영광입니다, 셀레님 +_+

저로서는 허리가 주저 앉을 정도의 무게군요. ㄷㄷㄷ

아 아닙니다... 제가 체중이 많이 나가서 그래요 ㅎㅎ

Have a nice day!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크..... 멋쟁이셨어.... 제친구도 에스콰이어랑 맥심으로 멋쟁이가 됐는데...
모순덩어리가 돼버렸음...

크으... 멋쟁이는 아니고 멋쟁이워너비 정도랄까요.
매..맥심은... 멋쟁이 잡지 아니지 않나요...

맥심 언급하실 때 동공지진이 느껴지네요. ㅎㅎ

아아 늘 날카로우신 분. 잘 벼린 브리님 ㅋㅋ

돌체 청바지 원단이 고급이라 약하다는 사실을 칼님을 통해 알게 되네요^_^
그리고 유니클로 청바지가 매우 괜찮다는 것도요ㅎㅎ
오늘 야근...ㅠㅠ 저녁 꼭 챙겨드시고 일하세요 칼님!

들들님 감사합니다!
이제 돌체 청바지 입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스팀 10만원 가도 안 살래요 ㅋ

옷을 멋지게 입는다는 이야기를 어딘가 남성지처럼 쓰셨군요 ㅎㅎ 멋있는 분일거라 믿습니다

아멘. 제가 이 구역의 최고 멋쟁... 아님니다 아님니다 그것이 아님니다...

최소한 서울 중구 태평로 모 신문사 구역에서는 최고 므쨍이!

으악 아니아니 아닙니다-

맨즈헬스에 글을 쓰시면 어떨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갬성 충만한 불금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맨즈헬스에서 제 원고 거절할 것 같습니다 ㅋㅋ
불금 보내고 싶지만 야근이라서요... 불금 보내셔요!

여윽시 지큐 좀 읽던 분이셨어!

예 제가 말입니다 왕년에는 말이죠...

허벅지에 맞추면 허리가 남고 허리에 맞추면 허벅지가 낍니다. 허벅지가 그렇게 굵은 것도 아니고 허리가 그렇게 가는 것도 아닌데요. 칼님의 노하우가 문득 궁금해집니다.

김작가님, 아아 참으로 유니클로는 축복이었던 것입니다. 유니클로가 청바지 원단에 엘라 2%를 섞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신통할 수가 없어요. 허리에 맞추면 허벅지가 다소 굵어도 바지가 쫙 늘어나면서 맞는답니다. 핏도 다양하니 가까운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하시면 되겠습니다! 아 그런데 한국이 아니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계신 곳에도 유니클로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랑스에도 유니클로가 있긴 한데 약간 비쌉니다. 한국에서의 자라 같은 느낌이랄까요. 얼마 전에 입국해서 급하게 유니클로를 들렀습니다. 말씀하신 그 녀석을 샀는데 허리와 허벅지 중에서 고민하다가 '혈액순환이 중요하지...'라는 생각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허리띠를 안 하면 줄줄 흘러내려요. 내 아까운 6만 원...ㅠㅠ 옷핀으로 찝어서 입어야겠네요.

아아 이럴수가 유니클로 청바지는 피팅룸에서 ‘약간 작은 듯 겨우 맞는’ 사이즈로 사면 그게 조금 늘어나면서 예쁘게 맞는데 말입니다. ‘오 편안하게 맞네’로 가시면 늘어나면서 흘러내리고 만답니다 ㅠㅠ

유니클로에서 새 옷을 산 게 3년만이라 감을 잃었습니다ㅋㅋ 칼님의 조언을 새겨 두어 다음에는 실패하지 않겠습니다!

에스콰이어, 지큐...
전혀 모르는 말이네요.

어쨌든 글을 읽어보니, 상남자가 되고 싶게 하는 잡지 같기는 합니다.ㅋ

헛바람 들어가게 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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