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venture in Bali ] #7 Ubud - 당신의 자존감의 가치 (feat. Temple & Rice field tour)

in #kr6 years ago (edited)




왠지 참 안쓰러워요.

그녀가 말했다. 긴 시간동안 버스로 이동하는동안 숙과 나는 이런저런 인생사를 나누며 속깊은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생에 굴곡이 많은 편이다. 남들처럼 사는 평범한 삶을 산적이 별로 없는것 같다. 아버지가 아프셔서 집안에 보탬이 되기위해 초등학교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조그만 몸으로 신문배달이며 공사장일이며 벽돌 만들고 남의집 청소까지 밑바닥 일부터 안해본일이 별로 없었다. 어린시절부터 시작한 취미인 그림은 입에 풀칠하기 위한 용도로 어김없이 쓰였다.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돈을 벌기위해서 공모전을 나갔다. 공모전에서 명예 수상을 하고 반친구에게 손가락질을 받아도 아랑곳 하지않았다. 나는 당장 그림도구와 먹을것을 살 돈이 필요했다.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는 말은 개나줘버리라 했다. 만화연재 외주작업을 고등학교 때 처음했다. 그후로 디자인이든 애니매이션이든 일이라면 뭐든지 했다. 실패는 용납할수 없었다. 아픈아버지를 두고 학비와 생활비를 낼수 없으면 끝이었다.

대학시절 그래피티 일을 열심히 하다가 2층에서 떨어져 평생 불구자가 될뻔한 적도 있었다. 의사로부터 수술받지 못하면 평생걷지 못한다는 말을듣고는 6개월은 우울증에 걸려 집밖에 나가지도 못했었다. 수술비용은 커녕 가족에게 짐만되는 내 자신을 계속 질책하며 말이다. 호주에 가서는 뜬금없이 노숙자가 된적도 있었다. 영어를 못하는 상태로 가자마자 교통사고가 나서 무일푼으로 홀로 타지에서 살아남으려 애썻다. 나이 서른에 남의 나라에 가서 말도 못하는 노숙자가 되보니 장애자나 다름없이 취급받았다.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남들보다 일찍, 오랫동안, 많이 해본것 같다.





A D V E N T U R E . I N . B A L I



#7 Ubud - 당신의 자존감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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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sh Art & Design





"와, 정말 부러워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나요?


숙이 어제 물어본 질문이었다. 영어는 어떻게 잘하는지, 또 혼자 돈없이 외국에 가서 영주권 받고 부러울것 없이 사는지. 또 좋아하는일 하며 즐길거 다즐기고 사는 인생이 부러웠을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도 여유롭게 척척 해결하고, 누구든 금방 말을 걸어서 친구로 삼는 내모습이 신기하기도 한 모양이다. 솔직히 이 질문은 살면서 너무나 많이 받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나의 결과만 보고 부러워 했다. 그 누구도 이면에 숨은 과정은 들여볼 생각을 하지않는다. 나는 항상 한마디로 대답한다.


부러워? 안부러울건데!


참으로 우습지 않은가? 어제는 나를 동경으로 눈빛으로 바라보던 사람이 오늘은 동정을 하고 있다니. 그러나 나는 바뀐것이 하나도 없다. 나는 나 자신으로 항상 그자리에 있다.

이날은 숙과 함께 우붓 일일여행을 했다. 렘봉안에서 있었던 힌두페스티발에서 겪었던 일 이후로 힌두교라는 종교에 대해 너무나 많은 관심이 있었기에 템플투어를 갔다. 우리가 간곳은 총 4군데의 사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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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 Gajah 고어가자 사원. 가장 오래되었다는 사원중 하나로, 저 입안의 동굴로 들어가면 기도할수 있는 곳이 있다. 역시나 예상했지만 관광객들이 너무나 많아 제대로된 정취를 느껴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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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고어의 다른 쪽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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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원으로 이동하는 길 중간에 있던 야차(?) 상. 힌두교는 정말많은 신들이 있는데 가끔 생김새를 보고 유추할수 있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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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누각 채색을 하고계시는분들을 보았다. 금칭을 작은 붓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하시고 계시는데 남일같지 않게 느껴진다. 천장 벽화나 페인팅을 해본사람만이 알것이다. 얼마나 팔이아프고 힘든작업인지... ^^:


각 템플간의 이동거리가 적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정도 걸렸다. 직업 사원을 찾아가려면 입구찾기도 힘든곳이 많고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가는길이 복잡해서 어려울수 있어서 템플 투어버스를 예약해서 관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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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g Kawi 사원의 한 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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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g Kawi 우리나라의 해태의 모습을 닮았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나메크별 신룡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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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템플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돌로된 전당들.... 저 굴안으로 들어가면 기도할수 있는 작은 방이 나온다. 이안은 성스러운 곳이라서 신발을 반드시 벗고 입장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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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hta Empel. 워터템플이라고 불리우는 곳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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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는 템플 출입 혹은 종교 행사에 반드시 복장을 차려입어야 한다. 신에 대한 존중의 표시인것 같다. 사룽을 입고 사원안에서 포즈를 취해봄. 사룽들은 무늬가 각양각색이라서 취향껏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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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템플에서 성수세례를 받으며 기도하는 사람들. 저렇게 나오는 물을 맞으며 기도를 하면 성스러운 힘이 강력해진다고 한다. 무더운 날씨에 기도도하고 물세례도 받으면 상쾌한 기분으로 좋은 에너지를 채울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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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 있는 연못. 발리에서는 연못장식이나 작은 수영장을 많이 찾아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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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을 숭배하느냐에 따라 찾아가는 사원도 다르다. 1일 투어라서 여러가지 사원들을 설명없이 허겁지겁 보자니 조금 아쉽다. 이 석상은 어떤 뒷배경이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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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이들 석상. 아이들로 농구팀을 꾸려도 되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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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의 석상들. 그러고 보니 꽤 많은 만화작품들이 힌두교에서 영감을 받은듯 하다. 클램프의 성전, 홀릭, 드래곤볼에 나오는 신전과 용들 등등..


"숙, 사실 나는 나에게 있어났던 모든일들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고 있어. "

"그래요?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남들은 젊어서는 사서도 고생한다는데, 굳이 사서 고생까지 할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고생하는 사람들보면 참 안타까워요"

"그렇구나. 내가 어렸을때 게임을 참 많이 했거든. 나는 인생이 RPG 게임같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 힘든 보스를 만나면서 물리치면, 경험치가 엄청 올라가잖아. 레벨업도 하고."

"그쵸. 근데 그건 걍 겜이자나요. 인생은 다르죠."

"아니 근데 잘 봐바. 다음번에 똑같은 보스를 만나면, 그 보스는 이제 너무 쉽잖아. 적수가 안되잖아. 그치? 난 인생도 그거랑 비슷하다고 봐. 남들에 비해서 나는 강한 보스를 많이 만난거라고 봐. 인생이 편해지는 이유는, 이렇게 쌓인 경험들이 누적이 되서 그 혜택을 누리는거야.

나는 내 힘든 일들을 풀어나가면서 얻은 지혜들로, 힘들어 하는 다른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강해진다는것은, 남을 도울수 있다는 거니까. 그래서 난, 내가 힘들게 산게 행운이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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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템플구경을 다하고 마지막 코스인 계단식 논을 구경하러 갔다. "발리" 하고 검색하면 나오는 유명한 계단식논.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4계절이 없이 항상 더운 날이 계속되는 인도네시아의 농작물은 어떻식으로 순환되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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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필드는 총 5개 가구의 농사꾼 가족들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농촌에서 일을 하는 구조와 같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뜨는 시간에 일하고, 엄마와 누이들이 밥을 가져다 주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3년간 연속으로 경작하고 그 이후에는 2년의 공백기를 가진후 다시 경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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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농부로 가장했지만 사실은 저렇게 보여주고 사진을 찍으면 돈을 달라고 한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모양이다.


긴 투어를 하는 동안 우리는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좋은 부모님 밑에서 평범하게 부족한것 없이 자란 숙이, 거친면 없이 하늘하늘한 새끼오리같은 아이. 숙과는 다르게 살아남기 위해 거칠고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나. 그러나 나는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인생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살았다.

밑바닥 인생을 여러번 경험해보았기에 나는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지나가는 청소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진심으로 감사할줄 안다. 다른나라에서 거지가 되어보았기에 언어소통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잘 이해하고 있다. 평생 걸을수 없었을때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속깊이 새겨두었다. 우울증으로 시달릴때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힘들게 성취해 왔기에, 나는 내가 가진 이 모든것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 하면, 부러워 할것이 없다고 한다.
망하고 실패한적이 수십번 수백번이다. 여기까지 도달하기 까지 너무나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 보상은 정말 엄청나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의 자존감의 가치는, 인생에서 강한 보스를 만났을때 어떻게 대처하냐에 달려있다.




You failed? But your game is not finished. Because life goes on.





다음편 - #8 Ubud - 원숭이의 숲 (The monkey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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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venture in Bali ]


│#1 휴식하러 간 휴가, 그리고 모험의 시작

│#2 Canggu - 그래피티의 성지 창구, 그리고... 작업 의뢰를 받다

│#3 Lembongan - 거대 가오리 만타레이를 만나다

│#4 Lembongan Island - 아찔한 힌두교 페스티발에서 정신을 잃다

│#5 Lembongan & Nusa Panida - 극빈함과 낙원이 공존하는 섬, 그리고 물위에 떠있는 숲 망그루브

│#6 Ubud - 나쁜일은 좋은일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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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2주차 보상글추천, 1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2-1
현재 1주차보상글이 8개로 완료되었네요^^
2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오늘도 일용할 보팅을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자 오치님

어휴 힘든 일들을 많이 겪어오셨군요. 저도 해외에서 밑바닥부터 생활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어서 더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 리스팀 해가욧!

화이팅 이예요 조르바님!! ></ 아자아자!!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저도 제 인생이 참 굴곡지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기반을 잡고나니 저도 좀 쉬어보고 싶어져서 한 2년간 무작정 쉬고있어요. 이만큼 열심히 했으니까 쉬어도 되겠지? 싶었는데 그 강해짐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베풀고 살 @aruka님을 보니 그런 방법도 있었다 싶네요. 멋지세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좋은 부모님아래서 굴곡없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는데 아쿠라님의 글을 보니 숙연해집니다. 저는 강한 보스를 만나자마자 잡아먹힐것같아요.

의외로 실전에 강할수도 있어요 :)

해쉬님께 저런 일들이 있었다니.. 좀 의외네요. 어찌된건진 모르겠지만 처음에 해쉬님께서 그래피티 포스팅한 걸 보고 '아 이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편하게 사시는 분이구나. 참 멋지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당연히 어렸을때부터 집안도 부유했겠구나 했는데.. 그런데 지금의 해쉬님이 계시기까지 인생의 굴곡이 심하셨네요. 제가 오해했어요 죄송합니다 😭 근데 저랑 좀 비슷하세요 ㅋㅋ 저도 어렸을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알바를 했었고 .. 나이 서른에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데 호주로 워홀가서 고생도 좀하고 ㅋㅋㅋ 언제나 응원합니다 해쉬님 👍👋

언제나 응원해 주시고 깊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제이님! :) 호주워홀 끝나고 한국에 계시는건가요? 제이님도 호주에 있었던 경험으로 많이 성장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공감 안 할 수가 없네요 해쉬님 글은 +_+ 워홀 끝나고 지금은 한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원래는 다시 갈 목적으로 세컨비자 신청했었는데 어영부영 놀다가 기간 놓쳐서 세컨비자 날렸어요 ㅠㅠ 비자 받고 1년안에 떠났어야했는데.. 그리고 저 '제이딘'이에요........ ㅋㅋ

존재 이유의 생각을 일찍부터 한만큼 더 깊이 생각하고 나름의 해답을 찾으셨길- ㅎㅎ

하핫... 포스팅에 잘 읽어보시면 이미 해답이 나와있어요 :)

인생의 게임비유 재미있네요(╹◡╹) 전 이제 쉬운게임만 하려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ㅎ

웹사이트 제작이 쉬워보이진 않던데요! 게다가 투잡이시니.... :)

(╹◡╹) 드림위버를 좀 할줄알지만 요즘은 누구나 웹을 쉽게만들수있게 되있어서 저같은사람도 조금만 공부하면 되더라고요:-) ㅎ

우왓 절 여행가고 싶게 만드는 분들이 많네요 요즘 ㅎㅎㅎ
안 그래도 여행 계획 짜고 있기는 한데...ㅎㅎㅎㅎㅎ

유럽을 다돌았으니 다음은 아시아 인가요?

고생해봐서 경험치가 쌓인다는 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숙이라는 분, 평소 게임 별로 안해봤으면 말씀하신 의미를 잘 이해 못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게임경험이랑은 관계없이 뭐든지 경험을 해본적이 없으면 머리로만 받아들이고 이해는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처음이라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요.

오늘 포스팅을 보면서 참 많이 공감했습니다.

각자 다들 다른 스토리가 있죠. 다만 현재 주어진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든 만족스럽든, 그 모든게 자기자신이 만든거라는점을 자각해야하는데 환경탓이나 다른 사람탓을 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것 같아요. 숙이도 그중 한명이었죠. 스토리 라인을 어떻게 바꾸는냐도 자기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깨닫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 인것 같아요 :) 좋은 월요일 되세요 단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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