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20년이나 된 게임이 아직도 즐겁다니

중고등학교 때, 특히 고등학교 때 참 열심히 했던 게임이다.

스타리그가 있는 날이면 같이 게임하는 친구들과 합심해 야자를 튀기 일쑤였다.ㅋ

내가 제일 좋아했던 리그는 듀얼 토너먼트였다. 모든 게임이 다 그렇지만,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리고 더구나 단 한 판으로 상위 리그 진출이냐 탈락이냐가 나뉘는 그 듀얼 토너먼트라는 방식은 정말 짜릿했다.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이 전해지는 기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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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스타를 다시 하게 됐다. 스팀잇 아재리그 덕분이다.

처음엔 리마스터 버전의 스타 싱글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리마스터를 구입했다. 아재리그 참여보다는 이번 기회에 혼자 다시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막상 리그에 참여하니 승부가 주는 그 긴장감은 여전했다.

예전만큼 잘하지는 못한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달린다. 고딩 때는 밤새 게임을 해도 별 무리가 없었지만, 지금은 2시간만 넘어가도 손이 삐걱거리는 기분이다.

머리도 잘 안 돌아간다. 스타는 정찰을 통해 상대의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나의 전략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상대가 뭘 하든 나만 할 거 한다는 방식으로 게임을 하는 건 패배의 지름길이다. 다시 말해, 내가 얻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그 속도가 느려졌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즐겁다.

잊고 살았던 재미 하나를 다시 찾은 기분이다. 더구나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재밌다. 게임은 자고로 같이해야 재미가 배가 되는 법이니.

이번 선유기지배 스타리그 시즌3에서는 4강까지 올랐다. 곧 다음 시즌도 열릴 예정인데, 이 이상 실력이 올라가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력이 된다면 빌드나 심시티 정도를 더 세심히 준비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겨야지. 게임은 원래 이길 때가 제일 재밌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