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진도_The Blue diamond of the Southern sea ep1

in #kr6 years ago (edited)

저희 가족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 명절이나 연휴가 되면 온 가족이 미리 정한 한 곳으로 집결합니다. 낚시광인 형, 스킨스쿠버를 하는 동생 덕으로 주로 바닷가나 가까운 섬이 대부분 행선지로 정해지죠. 형과 동생은 친척 모임을 빙자하여 취미생활 마음껏 즐기고 이도 저도 아닌 저는 6명의 아이들과 열심히 놀아주고 틈틈히 줄낚시와 릴낚시로 “투 두둑” 하며 미끼를 채어가는 물고기들의 생생한 손맛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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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찾은 곳은 남해 통영에서 40분 걸리는 “비진도”를 찾았습니다. 이 섬의 이름은 경치와 산수가 뛰어나고 섬 앞으로 펼쳐진 바다에 지는 태양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바다에서 나는 풍성한 해산물로 보배에 비할 만하다는 비진(比珍)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명칭은 약간 다르기도 하지만 직접 가보면 왜 보배에 비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알게 되는 멋진 섬입니다.

이 섬은 두 개의 섬으로 구성되고 둘을 연결하는 550미터 길이의 사주가 특이한데, 길을 중심으로 한쪽은 모래사장이고 나머지 한쪽은 적당한 크기의 몽돌 해변으로 확연하게 나누어 집니다. 우습지만 사진으로 보면 아령처럼 생긴 섬으로 이어서 펼쳐지는 비진도해수욕장은 천연백사장으로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고 수온이 적당해서 물놀이에는 더할 나위가 없어요. 펜션에 물어보니 여름 성수기에는 외국인들과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저 넓은 백사장의 절반이 텐트로 가득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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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의 특징은 피서객과 낚시꾼뿐만 아니라 등산객도 자주 찾는 곳이라는 것인데, 4개의 기암과 정상까지 오르는 난코스에서는 이곳이 섬이라는 것을 잠시 잊기도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미인전망대”가 기다리고 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이곳이 다시 섬이라는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정기여객선이 평일에는 하루 3회, 휴일에는 6회 운항되며 40분의 바닷길은 시원함과 자유로움을 선사해줍니다. 천연기념물 제 63호인 팔손이 나무도 볼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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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대가족은 출항시간에 간들간들하게 도착하여 잘못하면 배를 놓칠 뻔했어요. 배로 섬에 가시는 경우에는 예약시간을 꼭 지켜 주세요. ㅎㅎ. 그런데 배에 오른 저희는 순간 우리가 배를 잘못 탔나? 하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배에 승선한 사람의 3/4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승선하고 선실에 짐을 내려좋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때였습니다.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이들은 진해에 주둔하는 미군과 그들의 친구들이었는데 대략 30명 정도군요. 그날 오후, 해변으로 나온 우리는 에메랄드 빛 바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영어들로 인해 마치 우리가 외국의 어느 섬으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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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정성껏 준비한 바비큐와 함께 오랜만에 가족들과의 대화의 장이 열리고 시간에 맞춰서 수평선이 마치 집 인냥 적당히 내려앉는 석양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빨갛게 물들입니다.

항상 그렇듯 우리 가족의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 중에 하나인 풍등 날리기가 기다리죠. 풍등의 고체연료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순간, 예쁘게 적은 온 가족의 소원과 바램들은 생명을 불어 넣은 듯 환하게 살아납니다. 뜨거운 공기를 가득 채운 풍등은 방금이라도 쏘아질 듯 하늘로 꿈틀꿈틀 춤을 추고 아이들의 손을 떠나 밤에 부는 육풍을 타고 멀리 멀리 한산도를 향해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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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진도의 밤은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마지막 이벤트인 어른들의 낚시는 영 재미가 없군요. 우럭 2마리로 마감하지만 내일 아침 매운탕거리는 마련했으니 다행이죠. . 나머지는 다음에 전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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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섬 이네요
좀 만가까워도 가볼텐데 😭

매년 3개 섬 정도를 새로 갑니다. 3시간이면 통영에 가니. 받은 복을 잘 즐기렵니다. 휴가철이면 너무 사람이 많으니 연휴를 이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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