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퓨젼재즈,,,T-Square

in #kr6 years ago (edited)

비가 오는군요. 내리는 소리도 제법 운치가 있고 습기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차창으로 들어와 상쾌하고 무엇보다 미세먼지에 자유로운 하루군요. 아이들 운동회에 준비물로 마스크가 적혀있는 작금의 환경이 참 걱정스럽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차에서 들은 음악은 이런 저의 기분을 더욱 활기차게 합니다. 무슨 노래냐구요? T-SQUARE의 Sailing the ocea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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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로 안전하게 달리고 있는 제 차를 쌔~앵하며 지나치는 쿠페처럼 곡의 시작은 잔뜩움츠렸다가 맹렬히 뿜어져 나오는 폭죽의 불꽃처럼 내 귀를 때립니다. 오늘은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퓨전 재즈 밴드인 “T-SQUARE”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밴드 이름은 낯설지 모르지만 음악을 들으시면 “아~ 이 음악” 하는 곡이 제법 많을 것입니다. 아래 연주곡을 한 번 들어보시죠.
Dandelion hill (1992)

귀에 익으시죠? 아침마당 등 많은 TV프로그램의 오프닝 곡으로 사용되었고 지금까지 베스트앨범 등을 포함하여 총 43장의 앨범을 발매한 일본을 대표하는 퓨젼재즈 밴드입니다.

멤버는 기타, 색소폰, 키보드, 드럼으로 기본 구성되고 1976년 THE SQUARE 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밴드는 2년간 준비하여 1978년에 1집 앨범 ‘Lucky summer lady”를 발표하면서 데뷔를 하고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점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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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는 처음부터 T-AQUARE를 지키고 있는 안방마님이자 리더인 마사히로 안도 (기타, 프로듀싱, 1976년 이후), 이토 다케시 (색소폰1978~1990년, 2000년 이후), 케이조 카와노 (키보드, 2000년 이후), 반도 사토시 (드럼, 2005년 이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밴드가 워낙 장수하였기 때문에 멤버들의 교체도 제법 많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총 20명이 밴드를 거쳐 갔고, 이 중에는 베이스와 타악기 등 추가 악기 세션으로 참여한 연주자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임펙트가 있었던 멤버는 색소폰, EWI 담당인 이토 다케시 (1978~1990년, 2000년 이후)와 혼다 마사토 (1991~2000년)가 대표적입니다. 외모부터 체격 및 연주의 스타일까지 확연하게 다른 이 두 사람이 연주하는 동일곡을 비교하면서 듣는 것은 또 하나의 별미이기도 합니다. 유튜브에서 수염이 덥수룩하고 빵모자를 쓰고 나오는 쪽이 이토이고 약간은 깔끔하게 나오는 쪽이 혼다입니다. ㅋㅋ

개인적으로는 제가 듣기 시작한 시점에 활동한 혼다 마사토의 음색이 익숙하기는 하고 속주가 장기인 그의 화려한 연주는 제가 그들의 음악을 듣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흔히들 애드립을 잘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의 애드립은 독주부분을 따로 자기만의 악보로 만들어 지독하게 연습하는 미친 연습벌레이기도 합니다.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곡 하나 더 들어보죠.
Megalith (2004 서울공연)

어떻습니까? 이런 속사포가 따로 없죠. 부족하시거나 좀더 들어보고 싶으시면 “Nab that chap! (1991)”도 좋습니다. 현재 혼다는 2000년 밴드를 나와 독자 밴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NAB THAT CHAP! (1991)

제가 T-SQUARE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1998년 소규모 파티관련 사업을 하던 친구의 부탁으로 약 3시간의 행사 배경음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연주음악 및 재즈 CD Section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되었고 음악에 빠져 거의 전 앨범을 다 구입하게 되었죠.

이 밴드를 아는 분들에게 대표곡을 꼽으라 한다면 아마 70% 이상은 1985년에 발매된 RESORT 앨범의 “Omens of love”를 택할 것입니다. 임팩트가 강한 비트에 단순한 곡조로 마치 정직함이 요즘 말하는 돌직구같은 곡입니다. 지금의 T-SQUARE가 있게 한 디딤돌과 같은 곡입니다.
Omens of love (1985)

아, 잠시 큰 숨을 들이쉬고 있습니다. 제가 성격상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는 말도 빨라지고 막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어서 쉬어가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곡은 “Explorer는 나카무라 유지라는 베이스기타 세션이 참여한 곡입니다. 시작부터 묵직한 베이스의 저음이 나의 잠들어 있는 정신을 깨우듯이 귓가를 때려대면 노래 제목처럼 미지의 어딘가를 탐험하듯이 조심스레 나서다가 조금씩 리듬이 상승시키며 긴장감을 높여가다가, 베이스는 갑자기 메인을 색소폰으로 넘겨주고 다시 기타로 넘겨주면서 클라이막스로 향해 힘차게 나아갑니다. 이런 곡을 라이브로 듣는다면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Explorer (1998)

이들의 앨범은 총 43장으로 너무 많아 공식사이트 (http://www.tsquare.jp/)에서 Discography를 참조하시면 앨범 상세와 연주 멤버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퓨전재즈 음악 및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곤시오페아 사이트(http://www.gonsiopea.com/common)도 많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유사한 퓨전재즈 밴드로는 “카시오페아 (기타 1&2, 베이스, 드럼)”가 있는데 이들의 연주도 어메이징합니다. 다음에 좀더 다듬어 글 올리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들의 연주를 휴식을 취할 때는 듣지 않는 편입니다. 이유는 이들의 연주는 Live에서 조차 마치 메트로놈을 작동시킨 것처럼 딱딱 들어맞아 마치 기계들의 연주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처절한 연습량이 떠올라서 편히 쉬고자 하는 나의 마음에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쉬다가도 일어나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은 무슨 중요한 일을 앞두고 비상하게 마음을 가다듬을 때에는 더할 나위가 없겠죠.
마지막으로 오늘처럼 비오는 차분한 날에 어울리는 연주곡을 마지막으로 들으면서 퓨전재즈의 느낌에 흠뻑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Twilight in upper west (1997)

유튜브 링크는 7일 뒤에 해제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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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지역은 후덥지근해서 오늘 찜통이였네요.

ㅋㅋ, 제가 아침에 적은 글이라, 좀지나서 비가 많이 오면서 에어콘틀었어요.
여긴 바닷가라,, 더욱 찐덕찐덕,,,,이제 여름인가 본데,,,어떻게 버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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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이 없어서 집에 가서 듣겠습니다. 방송에서 자주 쓰였다니 궁금해지네요.

제 취향이라 소설가님의 마음에도 드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Gravity 라는 앨범의 전곡을 다 사~싸랑합니다.

연주곡들이 정말 귀에 익어요~ 덕분에 잘 듣고, 또 새로 알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다행이군요. 일부 재즈라 하면 너무 어려운 음악이줄 아시는 분들이 계셔서..그냥 듣고 잠오면 졸고 신나면 다리 좀 떨어주면 되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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