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회담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들...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좋은이웃 @chipochipo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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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과의 정상회담 이후 분위기가 한껏 들떠 있는것 같네요.
회담이후 문재인과 김정은 간의 개인적 친분이 생겼고 대화하기
편해졌다는 것은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그러나 선언문 내용 대부분은 구체성 없는 선언 혹은
단순히 상징적인 표현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북측은 핵보유국인 미군의 철수도
의미한 것이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적대적인 군사행위를 중지하자는 내용에
한미군사훈련 중단까지 요구할수 있습니다.

과거의 정상회담 때도 비슷한 식의 악수와 포옹과 찬사가 있었지만
남북이 가까워지기는 커녕 군사적 충돌과 북조선 핵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김정일이 단순히 나쁜놈이라는 이유는 아닙니다.
이건 지도자 개인의 성격탓보다는 체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이지만 저쪽은 정보가 통제된 독재국가죠.
독재국가는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에 있을 때 양보하거나
약속을 지킬 이유가 딱히 없어보입니다.

북조선이 한국과의 약속을 (억지적 무력의 뒷받침 없이)
잘 지켜주리라는 환상은 순식간에 가질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들이 비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쪽 사회 시스템 자체가 그렇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들이 나름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신념으로 무장되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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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우리 한국 사람들과 언론매체들의 반응이
다소 냄비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누가 보면 당장 종전협정이 체결되고 비핵화가 되고
평양이나 백두산 여행가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심지어 신문 호외까지 발행되고(문화일보).
평양냉면집도 사람이 넘치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기 시작합니다.
몇 달 전만 해도 김정은에게 '나이도 어린 놈이 살만 뒤룩뒤룩쪄서
인륜을 저버리고 핵이나 만들고...' 이렇게 묘사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김정은을 통 크고 유머감각 있는, 쿨한 민족 지도자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2002년 월드컵때의 냄비가 들끓는듯한 응원현상을 방불케 하네요.

정작 북조선 시민들중에 회담 중계를 본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겁니다.
중계를 안 하고 나중에 편집된 이미지만 봤겠죠.

태영호씨가 지적했듯이 지난달의 회담은 정통성 부족했던 김정은 정권의
PR용으로 우선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은 셋째 아들이며 얼마전 큰아들을 독살한 이력이 있는
내부적으로 아직 정당성이 부족한 정권입니다.)

이번 회담을 보면서 저는 남북한 사회의 차이가
아직 너무 크다는 걸 다시한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민족이니 뭐니 솜사탕 같은 얘기들을 발라벗겨내고 나면 남는 현실은?
북조선 사회 자체가 민주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그들과 맺는 조약 혹은 공동선언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에야...
그들에게 약속의 이행을 강요할 방법도 없겠죠.
아직 그들은 룰에 따라 움직이고 국제조약을 존중하는
민주국가가 아니라는걸 한시도 잊으면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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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론은 트럼프가 가져다주어야할 것 같네요.
판문점 회담 이후 부르는 건 한국뿐이고 북한과 미국은 냉정하게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짱구를 굴리고 있을 것이 뻔하겠죠.

그들이 만나는 북미회담이 단 한 판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기대하는것은 순진한 착각이겠죠.
트럼프가 원하는 걸 김정은이 한 번에 순순히 다 줄 리 없고
그건 트럼프 역시 마찬가지겠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 구축은 북조선의 이념과 체제가
변하기 시작하는 날부터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 때까지는 모든 조약과 협정은 생각만큼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겠죠.
남북이 자유롭게 오가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북조선 인민들부터가
북조선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이 와야만 합니다..

이제 들뜬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음달 초 열리게 될
미국 & 북한 정상회담이야말로 냉철하게 지켜봐야 할껏 같습니다.

그 이후 북한의 반응이 어떻게 될지가 향후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주겠네요.
쓰다보니 좋아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것 같지만
다음달 이후에도 부디 북한이 뒷통수만 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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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북한을 믿을 바에 사기꾼을 믿는 게 낫다라는 생각이라.. 불안감은 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이번 정상회담은 좋은 발전이라 생각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서 북한이 통수 칠 것도 준비해야겠죠 물론.. 근데 이번 선언이 "액션"에 불과했던 과거의 선언들과
같은 것으로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 선언과 다르게 이번 선언은 한반도에서 "종전"을 선언하겠다 라는 내용이 들어 갔습니다.
이는 전의 합의 들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 전세계 국가에 선포 뿐만 아니라 전쟁에 관여된 모든 나라
    -미국 대한민국 러시아 중국 등에 나라들과 말그대로 전쟁을 끝내는 정치적,군사적, 법률적 프로세스에 착수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겠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번 가을에 아 종전 다시 생각해보니 하기 싫어 하면서 파토내면 게임 끝이지만.. 그럴일은 지금의 경제적,정치적, 군사적 제재를 받는 북한입장에선 선택하기 힘든 옵션일겁니다.
    만에 하나 종전선언 한뒤 배신하고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순간 - 미,중,러,한 과 함께 맺은 모든 정치, 군사, 경제, 협약을 파기 하는 것이기에 쉽게 할 수 없겠죠..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미군 철수 해라, 군사훈련하지 마라 이렇게 나올 수 있는데 이건 전력을 다해서 막아야 하겠습니다.
지금의 경제적,군사적 제재로 우위에 있는 상황을 이용해서 무조건 미군 주둔과 군사력 우위는 사수 해야할 여론과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겠습니다.

님의 댓글을 요약하자면...
북한이 어떻게든 올바른 선택을 하게끔 유도하는 세계여론 조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해지는 지금이네요.

불신을 지울 수는 없지만 입장차를 좁힌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점차 나아지길 기대해봅니다 ^^

좋은 관계끼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눠도 나중에 흐지부지 유야무야 엎치락뒤치락하기 마련인데.. 오랜동안 적대적 관계에 있던 상대가 만났으니.. 그럴 가능성도 크다고 열어둬야죠.
다만... 그랬던 관계의 정상이 저렇게 속깊은 이야기를 오랜동안 했다는 행위 자체에만 박수를 쳐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쪽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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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건 맞지만 시도는 분명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은채로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힘드니까요.ㅎ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죠. 협약이란건 언제든 파기될수 있는 겁니다. 약속이나 친분이란건 국제사회에서 그리 큰 힘을 갖고있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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