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w Stroy | 승무원 SSUL 푸는 날♥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쁜 승무원언니 @crew.be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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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행이야기 쓰는날❤︎ 칭찬해 주시니까 포스팅 꿈나무는 신나서 더 길게길게 많이많이 글쓰고 싶어집니다. 요즘 어떤 글을 쓰면 재밌고, 읽고 난 뒤에 가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사실 일반 친구들한테 비행이야기를 자주 해줍니다. 친구들도 재미있어 해주고, 들어도 들어도 새로운 이야기가 많으니 수다시간에는 제가 거의 스타트를 끊습니다.


"오늘 무슨일 있었는줄 알아? 나 진짜 놀라서 기절하는 줄 알았잖아"
"(이구동성) 뭔데뭔데 빨리말해바 레벨 몇인데"
"음...레벨 5정도?"
"오 ~~~~ 오늘도 장난아니였구만?"


레벨10은 거의 이세상에서 아무나 경험 못할 상황을 이야기 합니다. 뭐 기내에서 손님이 난동부려서 비행이 돌리는 정도는 되야 레벨 10이 될것 같네요. 저는 근데 레벨8까지 경험해보았습니다 :) 그것도 막내때.. 흠흠 아무튼! 제가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해서 저는 승무원 되고 나서도 혹시 내가 두번째 직업을 생각한다면 기자나 쇼호스트를 생각했었죠.


그런데 스팀잇을 시작하고 나서는 :) 글쓰는 재미를 느꼈습니다..(뭐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앞으로 스팀잇에 제가 재미있게 이야기 했었던 비행이야기를 실감나게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해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칭찬이 필요합니다!!! 자 그럼 오늘은 레벨 몇의 이야기를 해볼까나??


✔︎ 위스키 투샷 드린 후에 생긴일



B항공사 8년차 승무원 SSUL (CREW.BEE)


(쌩)막내때 이코노미석에서일어난 일입니다. 파리를 가는 비행이었고, 장거리를 몇번 안가본 상태라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한국인 단체 승객을 모시고 첫번째 식사 서비스를 무사히 끝낸 크루비. 첫번째 식사가 끝나면 승무원들도 교대로 쉬러 가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식사를 합니다. 냠냠 맛있게 먹고 난 뒤에 4명중에 2명이 쉬러 갔고, 저는 선배님과 함께 근무 중이였습니다.


승무원들은 식사 서비스를 하고도 손님들이 팩스 콜을 누르면 누구보다 신속하게 가서 손님들의 요청을 듣습니닷. 외항사에서는 이멀전시 상황에만 누르라며 혼난 경험 있으시죠? 한국 항공사에서는 콜라달라고 10번 눌러도 친절하게 갑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흠흠 암튼 이 호출콜이 띵~ 울리면 막내때는 잘 안들려서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지만, 1년 이상되면 자다가도 이 소리에 일어납니다:)


저는 막내라 어리버리 팩스콜 소리도 못듣고 :( 손님 응대에도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몰라요..(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몰라증말...) 밥을 먹고 이것 저것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선배님은 잠깐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띵~ 소리가 났죠. 오! 호출 콜이닷! 잽싸게 달려가야지~


"(안뛰어온척) 손님 필요한 것 있으십니까?"
" 네~ 위스키 언더 롹 한잔 주세요"
"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바로 자려고 하는데, 더블로 주실 수 있나요?"
"(음..되겠지..?) 네 알겠습니다"
.
.
.
"손님 말씀하신 위스키 온더락 더블샷과 견과류 준비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깔끔하게 클리어 하고 눈누 난나~ 선배님 기다리고 있던 중 선배님이 오셨습니다. 선배님~ 특이사항 없었고, 19A 손님 위스키 요청하셔서 드렸습니다. 그리고 교대팀 준비 해두었습니다. (후훗 칭찬받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19A 손님이요???? 그 손님 벌써 3잔 드렸는데 상태 보고 드렸죠?"
"(3잔 드린거 몰랐음) 네.. 아무이상 없어서 드렸습니다"
"제가 좀이따 한번 가볼께요. 너무 많이 드신것 같은데"
"아..저 더블로 달라고 하셔서 더블로 드렸는데.."
"일단 알겠어요.. (그래도 나한테 한번 물어보고 드려야지)...~"


항공사 규정에 술은 몇잔 까지 된다라는 규정은 없지만, 승무원은 승객이 기내에서 알콜을 어느 정도 섭취하게 되면 지상에서 먹던 것 보다 더 빨리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 드리고 천천히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닷. 그리고 3잔 이상 드신 손님은 승무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메모해서 누가 응대해도 알 수 있도록 합니닷. 주류를 마음껏 드리고 싶으나 이것 또한 안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죠 :)


그런데 저는 그 메모를 보지 못했고, 선배님들도 제게는 식사 직후라 아직 전달을 못해준 상황이었죠. 정말 잠깐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내가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고, 승객 한분이 오셔서 이리좀 와봐야 겠다고 하셔서 급하게 그 자리로 갔더니
역시나 19A 손님이 계셨습니다.


독서등을 켜보니 눈은 딱봐도 만취상태였고, 옆에 있던 여자 손님들이 다 일어나서 무서워서 여기 못 앉겠다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손님은 위스키를 5잔 드셨고 혼자 탑승한 상황이라 빠르게 주류를 드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난후


승객분은 혼잣말로 " 죽여버릴거야.. 다 가만 안둘꺼야.. 칼 어쩌구저쩌구 블라블라" 욕을 혼자서 무지막지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승객들을 향해서 한건 아니고 혼자서...


그런데 여자 승객분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무서우시겠어요. 그래서 근처에 있던 8명의 승객이 자리를 옮겨 달라고 한 상태였습니다. 만석인데 말이죠... 이건 저희가 해결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10명 정도가 서있으니 그 옆 손님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엔 휴식중이던 사무장님께 호출했고, 상황을 성명드렸습니다. 전 죽었다고 생각했고, 일단 일부터 해결하고 빌자는 생각이었습니닷. 그 사무장님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분이셨고,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분이셨습니다. 제가 그런 분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일단 사무장님은 손님께 물한잔을 가져다 드리며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될 상황이 아니었고, 혼자서 블라블라 이야기 중이셨죠.

"손님 사무장입니다. 주류를 좀 드셨네요~ 여기가 기내 안이라서요 손님말고도 다른 승객분들이 오늘 300명이 넘게 계십니다~ 저희는 손님도 소중하지만 다른 손님들의 편안한 휴식과 안전한 비행을 책임져야 해요~ 일단 물한잔 드시고, 주무시면 아마 파리 도착해 있을겁니다. 더 곤란한 상황 만드시면 기장님께 보고드리고 다음 조치 실행합니다. 1시간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손님~


그리고 사무장님은 직접 남자 손님들에게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드리고 자리를 변경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다행이도 그 날 여행으로 가는 부기장님 2분이 있었고, 혼자 여행하시는 남성분들이 계셔서 8명의 손님들과 자리를 변경해 주셨습니다. 한 1시간 정도 사무장님은 정말 한분한분 찾아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도움을 요청드렸고, 나중에는 입이 말라 목소리가 안나올 지경이었습니닷...


그 옆에서 아무말도 못하고 따라다녔던 크루비.. 자리를 바꾸길 요청하셨던 여성분들께 함께 찾아가 사무장님이 저를 대신해서 불편에 대한 사과를 해셨습니다.

" 정말 쉬지도 못하고 이게 뭡니까? 저 승무원이 술 줘서 이런거 아닌가요? 확인을 하고 주셔야지~"
" 손님 제가 이 승무원 상사입니다. 제가 다시 잘 교육시키고 대신 혼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뭐..혼내실꺼까지야..저 아가씨도 뭐 그럴줄 알았겠어요."
"아닙니다. 제가 다 책임지고 교육시키고, 안전하게 내리실 수 있도록 제가 확인하겠습니다."


저는 그자리에서 울어버렸고, 너무 놀라서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비행기 문을 열고 내려버리고 싶었습니다 :( 상황이 어느정도 해결된 후에 다시 19A 손님 자리에 가보니, 주무시고 계셨고 결국 내릴때는 이 상황을 다 기억하시는지.. 조용히 고개를 푹~ 숙이고 내리셨습니다.


마지막 관문! 사무장님과의 시간... 저는 무서운 것보다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무거웠고, 그 처리를 제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또 한번 속상했습니다. 다 제 잘못인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많이 놀랬죠? 크루비씨는 잘못 한 것 없어요. 선배들이 잘못이지 (옆에 선배님들 계셨음). 일단 막내한테 주류 준 사실도 전달 안해주고, 겔리에 메모도 안해놓고! 손님이 요청하신 것 드린것 뿐인데.. 다 지금 막내 잘못으로 돌리는 건 잘못된거죠.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책임지는건 제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구요. 앞으로 막내한테도 작은 정보도 잘 말해주시고, 크루비씨는 너무 주눅들지 말구요!


이 말 듣고 눈물 안나는 신입 있을까요...? 펑펑 울고 또 펑펑 울고... 결국 내릴 때 까지 아무 일도 없이 내렸고, 비행이 끝나고도 어떤 컴플레인도 회사로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를 탓했던 선배님들 얼굴은 떠오르지 않지만, 저를 감싸주고 책임자의 역할을 멋지게 해주신 그 사무장님은 회사를 지나다닐 때 가끔 보는데..혼자 글썽합니다.


저는 이 일이 있고나서 후배들이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제가 늘 가서 일을 처리해줍니다. 겔리에서 가장 시니어 일때 그게 제 일이고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쥬. 그 매니저님처럼 멋지게 해결하는 것 아니지만... 흐흐흐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늘 같은 상사랑 일할 수 없는게 이럴 때는 참 속상하네유 :) 오늘도 마음 속으로 그 사무장님께 감사를 표하며 이만

❤︎ Thanks to 사무장님




오늘은 미담 SSUL ~ 각박한 세상속에 이런 이야기도 있어야 회사생활하지요 ㅋㅋㅋㅋㅋㅋㅋ 쓰다보니 추억에 잠겨 살짝 눈물 글썽했네요~ 이 세상 모든 회사원 화이팅!!!! 오늘도 거의 끝나가네요... 여러분 맛있는거 드시구 내일부터 화이팅 해보아요. 근데 승무원 이야기를 자주쓰다보니 자꾸 제 성격이 나오는 것같아서 무서워요...저 사실 상상하시는 승무원스러운 성격이 아니라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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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술은 정말 누가 만들었는지 ..
사람한테 도움 하나도 안됨요 ~
고생하셨어요 흑흑

저 내려서 술 엄청마셨어요...^^^^^한국와서 친구들한테 썰풀면서 죽고싶다고 엉엉엉엉~~~

별의 별 손님이 다 있군요.
저는 기체 떨어짐 때문에 고생한적이 있어 이륙하자마자 맥주 한캔 먹는게 습관이 되었네요.
기체 떨어짐으로 고생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그땐 진짜 정신없더라구요. ㅠ

저 터블런스로 넘어져서 공중에 뜬적 있어요 ~ 붕~ 그때 이후로 조금만 흔들려도 무조건 승무원 좌석에 앉아서 벨트 착용합니다 ㅠ ㅠ 진짜 무서운것 ㅠㅠ

와ㅠㅠㅠ 사무장님의 빛나는 인성ㅠㅠ ㅎㅎㅎ
상사들이 모두 사무장님만 같으면 일 할 맛 나겠네요ㅎㅎㅎ
크루비님은 인복이 참 많으신가봅니다ㅎㅎㅎ

아 또....아닌사람 말하자면 포스팅 한 천개는 해야할판인데....아직 제 블로그에 클린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일만 올리려고 합니다 ^^^^^^^^^^

땅콩 회항의 사무장이 생각나네요.
다른 이유는 없지만, 그분은 억울하게 당하셨는데.
크루비님의 글은 비행기 내에 있는듯 착각을 일으키게 하네요.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마자여... 진짜 갑질이라는게 참 무섭쥬? 사람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버리니.. 자 곧 이륙합니다 손님~~ 이제 어서 주무세요 ^^

와 땅콩회항이 레벨10이면 정말 뉴스에서만 보던 그런 진상손님들이 엄청 많다는 거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승무원분들이 외국에비해 지나치게 친절한것 같은데 말이죠...

네..^^ 우리나라랑 일본정도가 진짜 너무 친절하죠~ 근데 사실 그건 손님들 탓을 할수가 없어요~ 회사에서 그러라고 시킨적도 없어요~ 우리나라 문화가 점점 서비스..소프트웨어적인것까지 최고로 하려고 경쟁하다보니 이런거죠..^^

사무장님 최고신데요~^^저런분만 계시면 더 열심히 하고싶어 질거 같아요~

마자여.... 그 이후로 몇번 더 비행했는데 저를 기억하시긴 하는데 그 이야기는 한번도 안꺼내시더라구요 ㅠㅠ더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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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thank you for coming :)

직장상사 잘만나는것 복인것같아요.

그러게요 저희도 팀이 있긴 하지만 맨날 팀비행만 하는게 아니라 ㅎㅎ 상사가 넘나 많은 문화...^^

상사 완전 멋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고쥬 ㅠㅠㅠㅠㅠㅠ 이런 상사랑만 일하고싶다 하 ^^

크으.... 알고 보니 "몰래카메라였습니다~"를 기대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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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한손님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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